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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일본 진출 밴드들의 ‘펑크록 수다’

등록 2010-01-26 17:10수정 2010-01-26 19:11

일본 진출에 성공한 펑크록 밴드 검엑스와 카운터리셋 멤버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최건(검엑스), 이형석(카운터리셋), 용원(검엑스), 최지훈(카운터리셋). 사정상 밴드당 두 명씩만 나왔다.
일본 진출에 성공한 펑크록 밴드 검엑스와 카운터리셋 멤버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최건(검엑스), 이형석(카운터리셋), 용원(검엑스), 최지훈(카운터리셋). 사정상 밴드당 두 명씩만 나왔다.
“한국선 생업 따로 음악 따로”
“관객들 반응 너무 좋아 감동”




앨범 발매날 줄서서 구입 충격
평일공연 꽉 차는 환경 부러워

일본에서 노래하는 우리 가수가 동방신기·류시원만 있는 건 아니다. 국내에선 비주류 장르인 록 분야에서도 일본 진출 밴드가 점차 늘고 있다. 2003년 일본에 진출해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펑크록 밴드 검엑스와 최근 일본 메이저 음반사와 5년 전속 계약을 맺고 앨범을 발매한 펑크록 밴드 카운터리셋, 두 밴드 멤버들이 만나 유쾌한 수다를 떨었다.

검엑스(이하 검): 형들, 진짜 오랜만이다. 2001년에 우리 참 친하게 지냈는데.

카운터리셋(이하 카): 당시 연습실을 같이 썼었지. 연습보다 술을 더 자주 먹었지만.

검: 일본 진출 소식 들었다. 축하한다. 당연한 결과다.

카: 진작부터 국내 시장의 한계를 통감하고 외국 진출을 준비하면서 우리들만의 공감대가 있지 않았나. 노랫말도 다 영어로 쓰고.


검: 맞다. 처음엔 미국에 진출하고 싶어서 그쪽에 데모 음원 엄청 보냈다. “보내라고 한 적도 없는데 왜 보냈나?” “음악은 좋은데 계약은 좀…” “샌프란시스코 오면 친구나 하자”는 등 반응이 다양했다. 그러다 우연히 일본 음반사가 눈에 띄어 그리로 가게 됐다. 일본에 갈 줄은 정말 몰랐다.

카: 우리도 미국에 음원 많이 보냈다. 반응은 엇비슷했다. 그러다 검엑스가 일본 갔다는 얘기 듣고 그쪽도 알아보기 시작했다. 사실 2003년 말 일본 회사가 계약하자고 했는데, 당시 우리 소속사가 위약금 1000만원을 요구하면서 일이 틀어졌다.

검: 잘됐다면 그때부터 일본에서 같이 활동했을 텐데.


왼쪽부터 검엑스, 카운터리셋.
왼쪽부터 검엑스, 카운터리셋.
카: 그러게 말이다. 일본 활동은 어땠나?

검: 첫 무대가 후지 록 페스티벌이었는데, 떨려서 앞도 잘 안 보였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도 사람들 반응이 너무 좋았다. 같이 간 형은 감동해서 울었다. 숙소인 호텔 방 옆의 옆방에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이 묵고 있었다. 우리도 록스타가 된 기분이었다. 앨범도 내자마자 다 팔려서 금세 재판을 찍어야 했고.

카: 일본에선 펑크록도 제법 수요가 있는 것 같다. 국내에선 보통 주말에만 공연이 열리는데, 거기선 평일에 공연해도 꽉꽉 찬다.

검: 일본에선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음악을 고루 즐긴다. 중고 음반 가게도 장르별로 활성화돼 있고. 부럽더라.

카: 거긴 우리나라처럼 특정 장르가 독식하는 구조가 아니다. 심지어 컨트리도 있더라. 음반 발매일에 맞춰 사람들이 줄서서 시디를 사는 모습은 충격이었다.

검: 음악을 젊을 때 듣고 마는 게 아니라 나이 들어도 계속 듣는다. 문화를 즐기면서 사는 거다.

카: 요즘도 일본 공연 꾸준히 하나?

검: 지난여름 한 달 동안 17개 도시를 돌며 공연했다. 매일매일 공연이 있어 강행군이다. 목 관리 때문에 술도 잘 안 마셨다. 사실 요즘은 2003년에 비해 펑크 붐이 좀 사그라드는 분위기인데, 우리나 카운터리셋이 힘을 내서 펑크 붐을 다시 일으켰으면 좋겠다.

카: 3월부터 석 달간 일본 전국 투어에 들어간다. 국내에서 각자 생업에 종사하면서 음악을 해왔는데, 이젠 사표 쓰고 음악에 올인할 때가 온 것이다.

검: 일본 가면 바쁘면서도 신이 날 거다. 아티스트 대접도 잘 해주고. 일본 맥주가 참 맛있는데,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체력 안배를 잘했으면 한다.

카: 일본에서 만나면 꼭 한잔하자. 기회가 되면 같이 투어를 돌아도 좋겠다.

지난 18일 열린 그린데이 첫 내한공연은 대성공이었다.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객 1만여명은 ‘미친듯이’ 놀았다. 검엑스와 카운터리셋의 음악 스타일도 그린데이와 비슷한 멜로딕 펑크다. 그린데이를 좋아한다면 이들 음악에도 끌릴 것이다. 검엑스는 지난 몇 년간 뜸했던 국내 클럽 공연도 올해 많이 할 계획이다. 카운터리셋도 일본 진출 준비로 중단했던 클럽 공연을 다음달 재개한다. 그린데이 같은 밴드는 저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팬이 없으면 밴드도 없다.

정리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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