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에
인권콘서트 대장정 마치는 강산에
23일 저녁 8시 서울 홍대 앞 브이홀에서 ‘어쿠스틱 레인보’ 콘서트를 하는 강산에를 만나기 전, 인권에 대한 일장연설이라도 듣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이번 공연이 지난해 6월을 시작으로 매달 김C가 속한 밴드 ‘뜨거운 감자’와 번갈아가며 펼쳐온 ‘인권 릴레이 콘서트’의 마지막 무대이기 때문이다. 남다른 감회가 있을 법도 했다.
하지만 강산에는 예상 밖으로 솔직한 대답을 했다. “사실 인권을 위해 거창한 걸 해보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건 아닙니다. 같은 기획사 소속인 김C나 저나 음악인으로서 꾸준히 클럽 공연을 하고 싶었거든요. 소속사에 얘기하니 ‘그냥 공연만 하면 소모적이 될 수 있으니 콘셉트를 잡고 가보자’고 하더군요. 때마침 국가인권위원회 축소 등 인권 퇴행 문제가 대두되는 시기였어요. 그래서 인권 콘서트로 기획하게 된 거죠.”
‘뜨거운 감자’와 11개월 릴레이공연
트위터 번개 콘서트 등 다양한 시도
미니 앨범 준비중…“2년마다 낼 것” 공연 초기에는 인권을 대대적으로 내세우다 보니 아무래도 딱딱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그는 털어놨다. 인권단체 쪽 사람이 공연 도중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인권에 관한 얘기를 할 때면 왠지 어색했다. 문득 ‘가수는 음악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사람이다. 할 말이 있으면 음악으로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권을 너무 내세우지는 말자”고 했다. “예전에도 심장병 어린이 돕기 공연, 이런 거 많이 했거든요. 명분이야 참 좋죠. 하지만 막상 공연하러 가 보면 노래방 기계 같은 걸 가져다 놓고 노래하라는 곳도 많았어요. 이건 아니죠. 명분이 아무리 좋아도 공연이 별볼일없으면 안 되는 겁니다. 무엇보다도 공연 자체가 알차고 재밌으면 명분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법이죠.” 그는 공연 형식을 무대에 집중하는 쪽으로 점차 바꿔나갔다. 지난 2월 공연에선 객석 한가운데에 동그란 어쿠스틱 무대를 마련해 관객과 더 가까이서 호흡과 감동을 나눴다. 딱딱한 발언 대신 쉽고 편안한 영상을 통해 인권을 생각해보는 순서를 마련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로 ‘번개’ 모임을 알려 서울 인사동 거리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벌이기도 했다. “인권이라 해서 대단한 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다름을 차별하지 않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그게 바로 인권이 있는 세상 아닐까요? 다양한 색깔이 어우러질 때 아름다운 기적을 이루는 무지개처럼 말이죠. ‘라구요’ ‘넌 할 수 있어’ 등 제 노래에 담긴 사랑, 평화, 자유 같은 메시지의 감동을 느끼면 그게 바로 인권을 느끼는 순간인 거죠.” 강산에는 이번 공연을 마치고 새 음반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올여름이나 늦어도 가을에는 다섯 곡 이내를 담은 미니앨범(EP)을 낼 계획이다. 지난 2008년 8집 <물수건>까지, 그는 미니앨범을 단 한 번도 낸 적이 없다.
“정규 음반은 준비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요. 하지만 미니앨범은 다른 활동과 병행하며 준비할 수 있거든요. 어차피 열 곡 넘게 만들어봐야 한두 곡 뺀 나머지는 버려지는 느낌이 들어 소모적인 것도 같고요. 그래서 생각을 바꿨죠.” 2년마다 미니앨범 석 장과 이를 모은 정규 음반 한 장씩 꾸준히 발표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그는 터덜터덜 걸어가다 뒤돌아보며 씨익 하고 웃었다. 데뷔 이후 18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02)539-9143. 글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트위터 번개 콘서트 등 다양한 시도
미니 앨범 준비중…“2년마다 낼 것” 공연 초기에는 인권을 대대적으로 내세우다 보니 아무래도 딱딱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그는 털어놨다. 인권단체 쪽 사람이 공연 도중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인권에 관한 얘기를 할 때면 왠지 어색했다. 문득 ‘가수는 음악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사람이다. 할 말이 있으면 음악으로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권을 너무 내세우지는 말자”고 했다. “예전에도 심장병 어린이 돕기 공연, 이런 거 많이 했거든요. 명분이야 참 좋죠. 하지만 막상 공연하러 가 보면 노래방 기계 같은 걸 가져다 놓고 노래하라는 곳도 많았어요. 이건 아니죠. 명분이 아무리 좋아도 공연이 별볼일없으면 안 되는 겁니다. 무엇보다도 공연 자체가 알차고 재밌으면 명분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법이죠.” 그는 공연 형식을 무대에 집중하는 쪽으로 점차 바꿔나갔다. 지난 2월 공연에선 객석 한가운데에 동그란 어쿠스틱 무대를 마련해 관객과 더 가까이서 호흡과 감동을 나눴다. 딱딱한 발언 대신 쉽고 편안한 영상을 통해 인권을 생각해보는 순서를 마련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로 ‘번개’ 모임을 알려 서울 인사동 거리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벌이기도 했다. “인권이라 해서 대단한 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다름을 차별하지 않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그게 바로 인권이 있는 세상 아닐까요? 다양한 색깔이 어우러질 때 아름다운 기적을 이루는 무지개처럼 말이죠. ‘라구요’ ‘넌 할 수 있어’ 등 제 노래에 담긴 사랑, 평화, 자유 같은 메시지의 감동을 느끼면 그게 바로 인권을 느끼는 순간인 거죠.” 강산에는 이번 공연을 마치고 새 음반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올여름이나 늦어도 가을에는 다섯 곡 이내를 담은 미니앨범(EP)을 낼 계획이다. 지난 2008년 8집 <물수건>까지, 그는 미니앨범을 단 한 번도 낸 적이 없다.
“정규 음반은 준비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요. 하지만 미니앨범은 다른 활동과 병행하며 준비할 수 있거든요. 어차피 열 곡 넘게 만들어봐야 한두 곡 뺀 나머지는 버려지는 느낌이 들어 소모적인 것도 같고요. 그래서 생각을 바꿨죠.” 2년마다 미니앨범 석 장과 이를 모은 정규 음반 한 장씩 꾸준히 발표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그는 터덜터덜 걸어가다 뒤돌아보며 씨익 하고 웃었다. 데뷔 이후 18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02)539-9143. 글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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