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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사람] “최소 물자로 우주의 가치 구현합니다”

등록 2010-08-16 21:29

미술작가 주엘
미술작가 주엘
‘껌종이 작품’ 개인전 여는 미술작가 주엘
어릴적 이뻐서 모으던 껌종이
미니멀리즘 지향 작품 재료로
환경운동 연결…대표 맡기도

엽서 크기의 검은 종이 위에 붙어 있는 은색의 기하학 무늬가 예사롭지 않았다. 언뜻 보면 비슷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전부 모양이 달랐다. 더 흥미로운 점은 이 무늬가 전부 ‘껌종이’로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작업실에서 만난 미술작가 주엘(46·임혜사·사진)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우주의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정신을 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단체인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도 맡고 있는 그는 청소년 환경 자원봉사단체인 ‘초록천사’와 함께 25~31일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구겨진 은박지의 꿈-우주 아바타’라는 제목으로 첫 개인전을 연다. 앞서 17~19일에는 서울 홍대 앞에서 거리전시회도 한다.

그런데 왜 하필 껌종이를 쓸까. 어릴 때부터 작은 것도 버리지 않고 모아두는 습관이 몸에 밴 임씨는 은색 껌종이도 예뻐서 버리지 못하고 책 속에 끼워넣고 모았다고 한다. 가끔씩 그것으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었고, 카드로 만들어 지인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그에게 작은 은색 종이는 작품세계를 구현할 재료로 적격이었다. 현재 껌종이로 만든 작품이 1만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는 “최소 물자로 최대의 정신성을 구현하는 것이 작품활동의 원칙이자 목표”라고 했다. 이런 생각은 나름 굴곡이 있었던 그림 인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림에 관심이 많았지만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 때문에 미대에 진학하지 못한 그는 고등학생 때 미술 과외를 받는 친구를 따라 어깨너머로 그림을 배웠다. 1990년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5년간 미술공부를 했다. 귀국 뒤 건강이 나빠져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지만 10년간 매일매일 그리다보니 기운이 되돌아왔다. 미술로 스스로를 치유한 것이다.

주엘이라는 새 이름으로, 지난해에는 세계 에너지의 날(8월22일)을 맞아 ‘불을 끄고 별을 켜자’는 행사를 열었다. 자신의 작품을 야광스티커로 부채에 붙여 시민들에게 나눠주면, 깜깜한 공간에서 수백개의 ‘우주 언어’가 빛나는 퍼포먼스였다. 그의 작업은 환경운동과 자연스레 연결이 됐고, 그 인연으로 환경단체의 대표까지 맡았다. 그는 “내가 추구하는 우주·보편성·자연과 같은 가치를 지키면서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창출하고 싶다”며 “앞으로 대지 아트·조각·디지털아트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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