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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8월에 다시 유럽투어 떠나요”

등록 2011-01-14 09:35수정 2011-01-14 11:33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
도이체그라모폰과 음반계약도
“시향 전용 콘서트홀 꼭 필요해요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

“지난해 유럽 투어 연주에서 ‘창피할 정도로’ 평가가 좋게 나왔어요. 저는 단원들에게 그것을 믿지 말라고 했어요.(웃음) 올해도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 독일 등에서 초청받아 8월부터 다시 유럽 투어를 떠납니다. 또 5월에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 도야마 등 3개 도시 투어일정도 잡혔습니다. 더 기분 좋은 일은 우리 서울시향 식구들이 매일 관객들의 평가를 받고 무대 설 때마다 오디션 받는 느낌을 즐기고 있다는 거여요.”

지난해 서울시향은 활약이 눈부셨다. 해외에선 5월 유럽 4개국 9개 도시 투어 연주에서 90%가 넘는 관객 점유율을 기록했고, 국내에선 지난해 8월부터 올해 말까지 기획된 ‘말러 2010~2011 시리즈’가 티켓이 매진되는 호응을 얻었다. 14일과 2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1주일 간격으로 선보이는 말러 <교향곡 4번>과 <교향곡 5번> 연습에 여념이 없는 정명훈(58·사진)씨를 12일 서울시향 예술감독실에서 만났다. 그는 “6년 전 서울시향을 맡으면서 구상했던 단계의 절반 수준에 왔다고 본다. 앞으로의 절반이 더 힘들고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동안은 껑충껑충 뛰면서 왔는데 이제는 뛸 수가 없어요. 리코딩도 하고 투어 연주도 하고 매일매일 싸워가면서 좋은 음악을 만들어야 합니다. 50년 이상 음악을 했고 ‘말러 시리즈’도 처음 하는 게 아닌데 더 힘들어지는 느낌이어요. 그 전보다 조금이라도 잘해야 되니까요.”

정 감독은 말러 시리즈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정작 서울시향은 초주검 상태라고 털어놓았다. “말러 음악은 굉장히 뜨겁고 사람의 마음을 마구 흔들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격에 아주 잘 맞죠. 저도 한국 사람이니까 뜨겁고 차갑고, 맵고 짠 것이 확실해요. 모든 것을 빨리빨리 해야 하고 참을성이 없는 성격이죠. 그래서 말러를 거의 죽어가면서 하기 때문에 굉장히 피곤해요. 점잖게 할 수 없고 거기에 빠져서 해야 하기 때문에 죽어간다는 뜻이죠.”

힘들게 한 만큼 성과도 크다. 세계적인 음반사인 도이체그라모폰에서 아시아 악단 최초로 음반을 낸다. 비르투오소(장인) 오케스트라를 꿈꾸는 그의 구상에 한걸음 다가서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말러 다음으로는 요제프 브루크너(1824~1896)의 교향곡 시리즈를 하고 싶다고 정 감독은 밝혔다. “나이가 들수록 영적인 것이 점점 더 가까워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는 음악을 하면서 날 수 있는, 날아가는 느낌의 음악, 싸우는 느낌이 없는 음악이 점점더 재미있게 느껴져요. 바로 부르크너의 음악이 날아가는 느낌을 줍니다. 말러만 해도 날아갈 때도 있지만 이건 막 헤매고 막 고생하고 하는 게 너무 많으니까 젊은 사람들이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요. 말러 교향곡 4번하고 9번을 빼놓고 다른 것들은 이제는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웃음)”

최근 그는 예술섬(노들섬) 전용홀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강 노들섬에 서울시향의 전용홀 건립 계획이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갈등을 빚으면서 무산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50년 동안 생활하면서 한국에 정말 좋은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도쿄필 예술감독을 그만뒀고 앞으로 라디오 프랑스필 음악감독도 그만둘 것입니다. 서울시향만 하고 싶어요. 서울시향이 다음 단계로 발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시점에 왔습니다. 서울시향이 제대로 연주할 전용 콘서트홀은 꼭 필요합니다. 잘하고 있다면 더 지원해 줘야 하는 게 아니에요?”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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