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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토마스쿡, 10년만에 ‘여행’서 돌아오다

등록 2011-05-19 22:01

정순용
정순용
‘마이앤트메리’ 활동 일시 중단
선배 김동률과 공동 프로듀싱
“나만의 목소리 내기 시작”
솔로 2집 앨범 낸 정순용

#1. 긴 여행

정순용(사진)은 “긴 여행에서 돌아온 기분”이라고 했다. 지난 17일 무려 10년 만에 토마스쿡이란 이름으로 내놓은 두번째 솔로 앨범에 <저니>라는 제목을 붙인 것도 이 때문이다.

동갑내기 친구 정순용(기타·보컬)·한진영(베이스)·박정준(드럼)이 모던록 밴드 마이앤트메리로 데뷔한 건 1999년. 이후 소속사와 얽힌 문제로 밴드 음반을 낼 수 없는 처지가 되자 정순용은 솟구치는 창작욕을 솔로 앨범으로 분출하기로 했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뭔가를 만나는 ‘여행’의 느낌이 좋아 영국의 세계적인 여행사 토마스쿡을 활동명으로 내걸고 2001년 1집 <타임테이블>을 내놓았다. 어쿠스틱 사운드 위주의 앨범은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

소속사 문제가 풀리자마자 밴드로 돌아왔다. 2004년 발표한 3집 <저스트 팝>은 마이앤트메리에게 큰 성공을 안겼다. 타이틀곡 ‘공항 가는 길’은 평단과 대중을 두루 사로잡았고, ‘골든 글러브’는 광고에도 쓰였다. 평론가, 기자 등 전문가들이 음악성만으로 평가하는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고 영예인 ‘올해의 음반’까지 거머쥐었다. “그땐 몰랐지만, 돌이켜보면 뮤지션으로서 지치지 않는 열정과 욕구가 넘치는 고등학생 같은 시기였어요. 그런 에너지가 음악으로 잘 표출된 거죠.”

3집의 성공을 계기로 클래지콰이 등이 소속된 중견 음반기획사 플럭서스와 계약했다. 여기서 발표한 4집 <드리프트>(2006)와 5집 <서클>(2008)은 3집만큼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사람들이 우리에게서 원하는 게 뭘까 끊임없이 고민하며 음악을 만들었는데, 결과가 따라주지 못해 마음고생 많이 했어요. 수면장애가 온 적도 있는 걸요.”


2009년 5집 활동의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셋이 의논했다. 소속사와의 계약도 끝나는 시점이었다. “다들 지쳤어요. 개별 활동을 하며 추스른 뒤 나중에 다시 모이자고 의견을 모았죠.” 한진영은 강렬한 록을 추구하는 밴드 옐로우 몬스터즈에 들어갔고, 박정준도 새로운 팀 준비에 들어갔다. 혼자가 된 정순용은 한동안 방황하다 다시 토마스쿡이 됐다. 그로선 10년 만의 귀향인 셈이다.

#2. 또다른 여행


“의례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첫발을 내딛는 기분이에요. 새로운 여행을 다시 떠나는 셈이죠.” 토마스쿡 2집 제목을 <저니>라고 붙인 또다른 이유다.

이번 앨범을 내기까진 선배 가수 김동률의 도움이 컸다. 그의 소개로 지금의 소속사에 들어갔다. 김동률은 이번 앨범에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하기까지 했다. 김동률이 다른 가수 앨범을 프로듀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동률이 형에게 조금씩 자문을 구하다 나중엔 아예 녹음실에 같이 갔어요. 싱어송라이터 앨범에 다른 프로듀서가 참여하는 건 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저는 굉장히 좋았어요. 동률이 형이 옆에서 툭툭 던지는 조언이 제 숨은 능력을 끌어올리는 지렛대가 됐다고나 할까요.”

담백한 타이틀곡 ‘아무것도 아닌 나’, 김동률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가성으로 노래한 ‘집으로 오는 길’, 상큼하고 경쾌한 ‘청춘’, 몽환적인 ‘꿈’ 등 수록곡들의 스타일은 각기 다르지만, 이전보다 한결 여유롭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제서야 유행에 민감해하지 않고 나만의 색깔과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같아요. 앞으로 좀더 자신있게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뮤직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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