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진 남양주시립합창단 지휘자
국립극장서 ‘마술피리’ 공연 남양주시립합창단 고성진 지휘자
“더욱 대중적인 합창을 위한 노력의 하나입니다.”
고성진(사진) 남양주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는 합창단이 오는 8~10일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오페라 <마술피리>를 공연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조수미가 부른 ‘밤의 여왕 아리아’로 유명한 <마술피리>는 모차르트의 대표 오페라. 남양주시립합창단은 소프라노의 한계음들이 잇달아 나오는 이 아리아를 포함한 전 곡을 단원들이 소화해 국립극장 무대에 선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04년 창단한 남양주시립합창단이 꾸준히 선보여온 ‘합창의 대중화’라는 실험의 연장선상에 있다. 합창단은 2004년 9월 창단연주회에서 판소리와 오페라의 접목을 시도한 ‘판페라’를 선보여 <2004년 문예연감>에 소개되기도 했다. 2009년과 2010년에는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과 <미녀와 야수>를 잇따라 무대에 올렸다.
남양주시립합창단이 외부 캐스트 없이 오페라 전곡에 도전하게 된 것은 지난해 7월 고성진 지휘자와 만남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탈리아 아르츠 아카데미 등에서 수학한 뒤 2002년부터 7년 동안 국립오페라합창단 지휘를 맡았던 고 지휘자 역시 합창의 대중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고 지휘자는 국립오페라합창단 시절 울릉도 등 산간벽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음악회’를 활발히 진행했다. 그가 2007년 순수 시민합창단인 ‘평화의 나무 합창단’ 창립 이후 지금까지 지휘를 맡고 있는 것도 이런 합창 대중화에 대한 바람과 무관하지 않다.
고 지휘자는 남양주시립합창단 지휘를 맡은 뒤 한해 30~40 차례 군부대나 학교 등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음악회’와, 한달에 두 차례씩 남양주도서관 홀에서 진행하는 ‘브런치 콘서트’ 등 시민들과 접촉할 수 있는 공연들을 해왔다. 그리고 합창단원들과 마음을 맞춰 ‘외부 캐스트 없는 오페라 공연’이라는 실험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마술피리>의 모든 배역을 합창단원들이 맡을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는 그는 창단 이후 다양한 공연을 치러냈던 단원들 가운데서 어렵지 않게 적임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밤의 여왕 역을 맡은 김혜진·이로사 단원을 비롯한 전 단원의 ‘땀의 결실’로 지난 2월과 5월 남양주에서 <마술피리>를 공연했고, 이번에 국립극장으로 무대를 넓힌 것이다. 전문 기획사 ‘오페라 쁘띠’가 <바퀴달린 마술피리>란 제목으로 진행하는 이번 공연에서 남양주시립합창단은 전체 4차례의 공연 중 두차례 공연을 책임진다. ‘합창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공연답게 오페라 곳곳에서 ‘칼이 사라지는 장면’ 등 마술을 접목시켜 관객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도 선사할 계획이다. 글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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