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출신의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리사 엑달
라이브 앨범 낸 리사 엑달
“작은 목소리 장점으로 승화 노력”
“작은 목소리 장점으로 승화 노력”
스웨덴 출신의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리사 엑달은 여러모로 독특하다. 가냘프고 여린 목소리는 여느 재즈 보컬리스트들과 결이 많이 다르다. 재즈뿐 아니라 팝·포크·보사노바 등 여러 장르를 오가는 것 또한 남다른 행보다. 이런 이유로 일부 평론가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대중은 그의 편안하고 감미로운 음악에 환호했다. 데뷔 앨범 <리사 엑달>은 400만장 넘게 팔렸고, 그래미상도 세차례나 받았다. 1994년 데뷔 이후 10여장의 앨범을 낸 그가 이번에 처음으로 라이브 앨범 <리사 엑달 앳 디 올랭피아, 파리>를 내놓았다. 지난해 4월 파리 올랭피아 극장 공연 실황을 시디와 디브이디에 담았다. 그의 음악 색깔이 이 앨범 한장에 오롯이 들어 있다. 리사 엑달과 전자우편 인터뷰를 했다.
-첫 라이브 앨범을 냈다. 스튜디오와 라이브 무대의 가장 큰 차이는 뭔가? “스튜디오에선 무에서 유를 창출한다. 이전에 해보지 않은 것, 새로운 것을 해본다. 아주 신나고 창의적인 작업이다. 라이브 공연 때는 관객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들으면서 그들과 교감할 수 있다. 이 역시 아주 신나고 들뜨는 일이다.”
-파리 올랭피아 극장 공연을 앨범에 담은 이유는? “많은 전설적인 앨범들이 이곳에서 녹음됐다. 올랭피아의 백스테이지에서 에디트 피아프, 니나 시몬, 주디 갈런드가 공연 준비를 했던 대기실을 쓴다는 건 새로운 차원의 흥분을 줬다.”
-라이브 공연을 위한 편곡 작업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편곡을 할 때 많은 공간을 두려고 한다. 내 작은 목소리는 여백이 있을 때 더 잘 들린다. 나는 음악 안의 침묵을 매우 좋아한다.”
-당신 목소리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가수로서 나의 강점은, 나 자신이 작은 목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크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듣는 걸 좋아한다. 물론 그 목소리가 타고난 거라면 말이다. 하지만 작은 목소리를 갖고 태어난 사람이 일부러 큰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 건 현명하지 못한 것 같다.”
-당신을 비롯해 유럽의 재즈 보컬은 미국 흑인들의 재즈 보컬과 많이 다르다. 유럽 재즈의 특징과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레이 찰스, 빌리 홀리데이 같은 흑인 천재 아티스트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내 음악에서는 내가 가진 유럽의 정서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 스칸디나비아의 재즈에는 많은 공간과 침묵이 들어가기도 한다. 가장 좋아하는 스웨덴 재즈 연주자는 피아니스트 얀 요한손이다. 오래전에 고인이 됐지만, 그의 음악은 아직 살아있고, 많은 젊은 재즈 음악가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국에도 많은 팬들이 있다. 내한공연 계획은 없나?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은 꿈 같은 일일 거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투어 계획이 없다. 언젠가는 꼭 한국에서 공연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소니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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