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동방신기 등 엠스엠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합동공연인 '에스엠타운 콘서트'가 지난 3일 일본 도쿄도 도쿄돔에서 5만여 관객이 꽉 들어찬 가운데 열리고 있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소녀시대 등 SM소속 총출동
60만명 몰려 3일 연속 매진
YG도 ‘패밀리 합동공연’ 계획
60만명 몰려 3일 연속 매진
YG도 ‘패밀리 합동공연’ 계획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이 와이어를 타고 일본 도쿄돔을 뒤덮은 하얀 천장을 향해 솟구쳐 올랐다. 이곳을 홈경기장으로 쓰는 프로야구팀 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가 9회말 역전 만루홈런이라도 친 듯 폭발적인 함성이 도쿄돔을 뒤흔들었다. 2005년 일본 진출 이후 밑바닥부터 다져온 동방신기의 인기가 증명되는 순간이다.
올해로 일본 데뷔 10돌을 맞은 일본내 케이팝(K-Pop) 바람의 개척자 보아를 비롯해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에프엑스 등 에스엠엔터테인먼트(에스엠) 소속 가수 36명이 한꺼번에 무대에 올랐다. 이들이 에스엠의 1세대 아이돌그룹 에이치오티(H.O.T.)의 ‘빛’을 합창하자 도쿄돔을 가득 메운 5만 관객들도 한마음이 된 듯 목소리를 모았다. 4일 오후 4시부터 4시간여 동안 펼쳐진 에스엠타운 도쿄돔 마지막날 공연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에스엠타운 콘서트는 에스엠 소속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합동공연의 이름이다.
2~4일 세차례 열린 에스엠타운 도쿄돔 공연이 모두 15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애초 두차례 공연을 예정했다가 티켓을 구하려는 이들만 60만명이나 몰리는 바람에 세차례로 늘렸으나, 역시 일찌감치 매진됐다. 5만석 규모의 도쿄돔을 사흘 내리 가득 채운 건 마이클 잭슨처럼 세계적인 팝스타나 일본 최정상급 가수 정도를 제외하곤 좀처럼 드문 일이다. 이 때문에 일본 언론에서도 케이팝의 정점을 상징하는 듯한 이날 공연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최근 일본 일부에서 반한류 움직임도 일고 있지만, 케이팝 바람은 좀처럼 수그러들 줄을 모른다. 특히 대형 기획사 소속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합동공연의 형태가 활발하다. 미국과 유럽까지 진출하며 ‘브랜드화’에 성공한 에스엠타운 콘서트 말고도 지난달 17~18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제이와이피 네이션 인 저팬’,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유나이티드 큐브 인 저팬’ 등이 성공리에 공연을 마쳤다. 이달 일본 진출에 나서는 투애니원 소속사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12월 ‘와이지 패밀리 콘서트’를 일본에서 열 계획이다. 에스엠타운은 다음달 23일 ‘꿈의 무대’로 불리는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도 진출한다.
이처럼 기획사 브랜드를 앞세운 합동공연은 가수 육성과 매니지먼트, 음반 제작까지 모두 하나의 기획사가 도맡는 케이팝 특유의 시스템 때문에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매니지먼트사와 음반사가 분리돼 있는 외국의 경우에는 이런 식의 공연이 좀처럼 힘들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런 식의 대규모 합동공연보다 개별 아티스트 공연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영민 에스엠 대표는 “에스엠타운 콘서트는 일종의 입구다. 동방신기 팬이 공연에 왔다가 샤이니를 보고 팬이 될 수 있다. 그러면 다음에는 동방신기 공연장도 가고 샤이니 공연장도 가게 된다. 이제 다음 목표는 개별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도쿄돔 같은 데서 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슈퍼주니어는 12월 10~11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단독공연 ‘슈퍼쇼 4’를 열기로 했다고 이날 공연에서 밝혔다.
도쿄/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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