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투애니원(2NE1)이 20일 저녁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일본 데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요코하마서 일본 데뷔 공연
‘카라’ 등 달콤한 팝과 달리 힙합 등 ‘강한 음악’ 차별화
10대~20대 여성 관심 각별 개성 넘치는 패션도 따라해
‘카라’ 등 달콤한 팝과 달리 힙합 등 ‘강한 음악’ 차별화
10대~20대 여성 관심 각별 개성 넘치는 패션도 따라해
20일 저녁 일본 요코하마의 요코하마 아레나는 마치 한국의 어느 공연장 같았다. 얌전하고 일사불란하기로 유명한 일본 관객들이 열정적이고 자유분방한 한국 관객들처럼 ‘클럽 모드’로 뛰어논 것이다. 일본 공연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1만2000여 관객들을 춤추게 만든 주인공은 한국 걸그룹 투애니원(2NE1). 19~20일 이곳에서 일본 데뷔 공연을 펼쳤다.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강렬하고 자유분방한 퍼포먼스와 노래 실력을 뽐내자 관객들도 무대 위 주인공들을 닮아간 셈이다. 투애니원의 씨엘은 “일본 관객 반응이 한국처럼 뜨겁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일어서서 뜨거운 반응을 보여줘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관객들 옷차림부터 달랐다. 투애니원의 화려하고 개성 넘치는 패션과 머리 스타일을 따라한 10~20대 여성 관객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산다라박은 “화려한 차림의 관객들이 많아서 제가 오히려 구경하면서 노래할 정도였다”며 웃었다.
투애니원 소속사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의 일본 자회사 ‘와이지 재팬’ 직원 와타나베 나미는 “투애니원을 좋아하는 일본 팬들은 세련되고 트렌디한 패션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소녀시대, 카라 등 다른 한국 걸그룹보다 여성 팬 비율이 더 높은 것도 특징”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공연에서 남성 관객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다.
투애니원은 일본에서 케이팝(K-pop)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소녀시대, 카라와는 성격이 다른 걸그룹으로 평가된다. 대중음악 웹진 <웨이브>의 최민우 편집장은 “소녀시대와 카라는 예쁘고 귀여운 이미지인데, 투애니원은 펑크로커와 톰보이(말괄량이) 이미지가 강하다”며 “음악적으로도 소녀시대와 카라가 달콤한 팝 위주인 반면, 투애니원은 힙합, 아르앤비, 록 등 미국 본토 색깔이 강한 음악을 토대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투애니원의 차별화된 이미지가 공연 현장의 일본 여성들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간 듯 보였다. 지바에서 왔다는 아루가 이쓰미(29)와 고가 메구미(28)는 “케이팝을 즐겨 듣는 편이 아니지만, 투애니원은 일본에서 전혀 볼 수 없는 패션도 그렇고, 다른 걸그룹과 달라서 좋아한다”고 말했다. 69살 어머니와 함께 온 중년여성 나카타 마사요(50)는 “일본 여성에게는 없는 강한 여성상과 자기 주장이 강한 모습이 좋다”고 했다.
투애니원은 이날 공연에서 ‘어글리’, ‘헤이트 유’, ‘론리’ 등 5곡을 일본어 버전으로 선보였다. 지난 8월 발표한 두번째 미니앨범 수록곡을 일본어 노랫말로 바꾼 것이다. ‘내가 제일 잘나가’는 ‘아이 앰 더 베스트’라는 제목으로 바꿨다. 투애니원은 이 5곡을 담은 일본 데뷔 앨범 <놀자>(NOLZA)를 21일 발표한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일본의 대형 기획사 에이벡스가 지난 7월 합작한 레이블 ‘와이지엑스’(YGEX)의 첫 작품이다.
투애니원은 요코하마 공연 뒤 24~25일 고베, 10월1~2일 지바 공연을 이어간다. 여섯 차례 공연에 모두 7만명의 관객이 들 것으로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추산하고 있다. 이후 투애니원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두 나라 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요코하마/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투애니원 옷차림과 머리 모양을 따라하고 공연장을 찾은 일본 관객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투애니원은 요코하마 공연 뒤 24~25일 고베, 10월1~2일 지바 공연을 이어간다. 여섯 차례 공연에 모두 7만명의 관객이 들 것으로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추산하고 있다. 이후 투애니원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두 나라 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요코하마/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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