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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문화 목마른 곳 찾아가 ‘음악 단비’ 뿌려요

등록 2011-10-03 20:33

지난 2일 제주시 제주대학교에서 열린 ‘특별한 음악여행’ 공연의 한 장면. ‘크라잉넛’ 베이시스트 한경록이 노래하고 있다. 고성준씨 제공
지난 2일 제주시 제주대학교에서 열린 ‘특별한 음악여행’ 공연의 한 장면. ‘크라잉넛’ 베이시스트 한경록이 노래하고 있다. 고성준씨 제공
11곳 도는 ‘특별한 음악여행’
제천·공주·경산 등 찾아
크라잉넛·지아 등 한무대
제주선 450석 열흘전 매진
수익 지역 문화 위해 기부
지난 2일, 오후 6시가 가까워오자 일요일이라 한산하던 제주시 제주대학교 캠퍼스 안 분위기는 들뜨기 시작했다. 학교 안 아라뮤즈 홀에서 열리는 특별한 공연을 보려고 모여드는 사람들의 얼굴에선 흥분기가 묻어났다.

이날 ‘특별한 음악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마련된 무대에 오른 이는 인디 밴드 크라잉넛, 브로콜리 너마저와 여성 가수 지아. 음악 사이트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가 평소 좀처럼 공연을 접하기 힘든 지역으로 찾아가는 콘서트를 마련한 것이다. 지난달 18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첫 무대에 이어 이날 제주 공연이 두번째 자리다.

연인끼리 공연장을 찾은 한병훈(29)·진희인(24)씨는 “제주도에서 이런 공연이 열리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좋아하는 크라잉넛이 나온다고 해서 왔다”며 “오늘 무대가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주 도민들의 공연에 대한 갈증 탓인지 이날 공연 450석이 열흘 전에 매진됐다고 한다.

브로콜리 너마저가 먼저 무대에 올랐다. 덕원(베이스·보컬)이 “브로콜리 너마저 아시는 분?” 하고 묻자 적지 않은 관객들이 “저요” 하고 외치며 손을 들었다. 덕원은 “제주에서 공연하는 게 처음이라 저희 밴드를 모르실까봐 걱정했는데, 많이들 알아주셔서 기쁘네요. 좋은 음악으로 멋진 곳으로 여행 보내드리겠습니다” 하고는 ‘보편적인 노래’ 등 히트곡을 연주했다.

이어 지아가 마이크를 잡았다. 히트곡 ‘웃음만’에 이어 지난달 30일 발표한 2집 <아방세>의 신곡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이처럼 ‘특별한 음악여행’에선 인디 밴드와 주류 가수가 한 무대에 선다는 게 특징이다. 올해 말까지 예정된 11차례 공연에는 크라잉넛·브로콜리 너마저·갤럭시익스프레스·국카스텐·델리스파이스 등 인디 밴드와 아이유·임정희·지아·환희 등 주류 아이돌 가수가 돌아가며 함께 무대에 오른다. 크라잉넛의 김인수(키보드)는 “지역을 찾아가는 것뿐 아니라 성격이 다른 아티스트들이 한 무대에 오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크라잉넛이 무대에 오르자 모든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말 달리자’, ‘밤이 깊었네’ 등 히트곡을 부르는 내내 관객들은 록 페스티벌에 온 것처럼 손을 치켜들고 펄쩍펄쩍 뛰었다. 아기를 안고 뛰는 아빠도 있었다. “제주도에는 돌·바람·여자가 많아 삼다도라고 하던데, 록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참 많네요. 앞으로 자주 올게요.” 박윤식(보컬)이 말했다.

공연장을 나서는 관객들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그득했다. 이마에 땀이 밴 정유훈(29)씨는 “오랜만에 너무 즐겁게 놀았다. 이런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주 유일의 인디 레이블 부스뮤직의 부세현 대표는 “제주에선 풀뿌리 문화가 취약해 사람들이 문화적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이런 공연이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여름 인디 밴드들이 중심이 되는 ‘러브 아일랜드 페스티벌’을 제주에서 꼭 열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특별한 음악여행’은 14일 제천, 15일 울산, 21일 익산, 28일 창원, 11월5일 공주, 11월11일 광주, 11월20일 경산, 11월26일 춘천, 12월3일 강릉으로 이어진다. 표값은 예매 2만7500원, 현매 3만3000원으로 부담을 낮췄다. 주최 쪽인 로엔엔터테인먼트는 “공연 수익금 전액을 지역 음악 활성화를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02)6369-3142.


제주/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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