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재범
문화방송 <나는 가수다>(나가수) 출연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가수 임재범이 리메이크 앨범 <풀이>(Free)를 발표했다. 5집 <공존> 이후 7년 만이다.
나가수에서 불렀던 윤복희의 ‘여러분’, 남진의 ‘빈잔’뿐 아니라 양희은의 ‘아침이슬’, 김정호의 ‘이름 모를 소녀’ 등 가요 8곡과 스티비 원더, 딥 퍼플, 엘턴 존, 스팅 등의 팝 명곡 12곡을 재해석했다. 임재범은 7일 서울 잠원동 리버사이드호텔 콘서트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나가수 출연 도중 맹장이 터지는 바람에 하고 싶었던 걸 많이 못했다”며 “내 생각에다 주위 의견을 적극 수렴해 선곡했다”고 밝혔다.
임재범은 이날 ‘소통’을 거듭 강조했다. 백지영의 댄스 곡 ‘내 귀에 캔디’를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과 함께 불러 앨범에 담은 것도 소통의 결과라 했다. “이 곡을 해보자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당황했어요. 예전 같으면 ‘못 한다’고 고집했겠죠. 하지만 이제는 마음을 열고 소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결국 록 버전으로 바꿔 부르게 됐습니다.”
1986년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아들 신대철이 이끄는 록 밴드 시나위의 보컬리스트로 데뷔한 임재범은 점차 강렬한 자기만의 세계 안으로 숨어들어 갔다. 주위와 연락을 끊고 잠적한 적도 여러 차례다. “헤비메탈 밴드를 하고 싶어 후배들에게 전화하니 과거 전력 탓인지 다들 꺼리더군요. 타임머신을 타고 데뷔 시절의 나에게로 돌아간다면 이런 말을 해주고 싶어요. ‘재범아, 조금 더 일찍 소통하지 그랬니? 음악은 나누는 것이지 독식하는 게 아니란다.’”
그는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록과 많은 이들을 즐겁게 해줄 어덜트 컨템퍼러리(성인 취향의 발라드 음악) 두 길을 동시에 가는 ‘야누스’ 같은 음악인이 되겠다”고 했다. “내년엔 정규 6집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아시아 등 외국 활동을 통해 한국에 아이돌 말고 이런 노래를 하는 가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도 했다.
“25년 동안 노래하며 저에겐 목표란 게 없었어요. 그러나 이제는 그래미상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꿈으로 끝날지도 모르지만, 그걸 이루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게 되겠죠.”
임재범은 이날 ‘내 귀에 캔디’, 유라이어 힙의 ‘레인’을 불렀다. 쇼케이스를 찾은 팬 250여명은 그의 몸짓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20대부터 40대 이상까지 여성 팬들이 대다수였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왔다는 이해영(32)씨는 “전에는 가수를 좋아해본 적이 없는데, ‘나가수’를 보고는 임재범씨에게 빠져들었다”며 “전국을 다니며 그의 모든 공연을 다 본다”고 말했다.
임재범은 10일 경기도 고양, 24일 대구에서 공연한 뒤 30~3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앙코르 공연으로 전국 투어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1544-1555.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예당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예당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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