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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케이팝 ‘지속적 장르’ 진입…성장 확신한다”

등록 2012-01-02 14:36수정 2012-01-02 20:23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
2012 이들을 주목하라 | K팝 열풍 주역 SM 김영민 대표
발굴·기획·홍보 3박자 ‘성공’
빌보드에도 K팝 차트 생겨
더 철저한 현지화 전략 구상
정부, 저작권법 등 정비해야
지난해 케이팝(K-pop) 바람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미국 등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갔다. 누구는 1960년대 비틀스를 필두로 한 영국 대중음악이 미국을 휩쓴 현상을 일컫는 ‘브리티시 인베이전’에 빗대 ‘코리안 인베이전’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미디어의 호들갑이 만들어낸 거품도 적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해 들어 케이팝 바람이 더욱 거세질지 아니면 잦아들지 물음표를 안고 지난 30일 김영민(42) 에스엠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만났다. 에스엠은 1990년대 에이치오티(H.O.T)의 중국 진출을 시작으로 2000년대 보아·동방신기의 일본 진출, 최근 소녀시대·슈퍼주니어 열풍까지 케이팝 바람을 선도한 국내 대표적인 연예기획사. 어린 시절부터 일본에서 자란 김씨는 에스엠 일본 사업을 총괄하다 지난 2005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김 대표는 “케이팝은 이제 하나의 지속적 장르로 진입한 상태”라며 “지난해보다 올해 더욱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2011년은 케이팝, 특히 에스엠으로서 의미있는 해인 것 같다. 일본에서 위상을 확고히 다졌고, 에스엠타운 콘서트를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에서도 했다. 지난 한해를 평가한다면?

“케이팝이 경쟁력과 가능성을 충분히 갖췄다는 사실을 입증한 한해였다. 다만 케이팝이 전세계적으로 주류로 받아들여지는 것과는 다른 얘기다. 유럽·미국에서도 인기를 얻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시장 흐름을 냉정히 봐야 한다. 지난해 세계 음악시장 온·오프라인 수익액 1위가 미국에서 일본으로 넘어왔다. 아직도 시디(CD) 점유율이 높은 일본(76%)과 달리 미국의 시디 점유율은 40%까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수익 모델에선 중국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다. 유럽·미국 등은 단기적 공연 위주로 활동하고, 아시아 시장에 더욱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케이팝에는 어떤 장점과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나? 


“전세계적으로 아이돌, 다시 말해 기획 그룹을 만드는 시스템이 거의 사라졌다. <아메리칸 아이돌>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도 이미 실력을 갖춘 이들을 찾아내는 것이지, 실력 있을 것 같은 이들을 찾는 건 아니다. 이 방면에선 한국이 1등이다. 이렇게 발굴한 가수의 실력이 세계적 수준인데다, 노래·춤·그룹을 만드는 기획력과 인터넷 에스엔에스(SNS)를 활용한 홍보 방법까지 3박자가 어우러지면서 케이팝이 각광받게 된 것이다.”

-앞으로 케이팝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내다보고 있나? 

“당분간은 상당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또 미국 빌보드에 케이팝 차트가 생기는 등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기에 이르렀기 때문에 지속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탈리아의 피자가 다른 나라에서 주식이 되진 못해도 전세계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케이팝도 전세계적인 장르로 자리 잡은 이상 한순간에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수요가 커졌다 작아졌다 할 뿐이다.”

-에스엠의 장기적 전략은 뭔가?

“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추구할 계획이다. 이번에 데뷔하는 엑소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는 한국인 멤버들이 주축인 ‘엑소케이’가, 중국에서는 중국인 멤버들이 주축인 ‘엑소엠’이 동시에 데뷔한다. 같은 노래를 한국에선 한국말로, 중국에선 중국말로 부른다. 그 나라 사람이 그 나라 말로 노래해야 그 나라의 주류가 될 수 있는 법이다. 우리는 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에스엠은 또 드라마·뮤지컬 제작 사업 준비도 거의 마쳤으며, 음악과 외식 사업을 결합해 외국에 진출하는 등 새로운 사업 모델도 구상중이다.”

-정부도 한류 관련 예산을 늘리는 등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실질적으로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케이팝을 외국에 세일즈하는 것은 개별 회사들이 제일 잘하는 부분이다. 정부가 이에 함께 나서기보다는 국내 생태계를 잘 정비해주는 게 중요하다. 예컨대, 음악 제작자들은 영화 제작자와 달리 저작인접권 말고는 아무런 권리를 보호받지 못한다. 현행 저작권법은 작곡·작사가 권리만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이제는 곡을 누가 만들고 누가 부르느냐보다 누가 기획했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저작권법을 개정해 제작자의 권리를 보호한다면, 케이팝의 외국 진출에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케이팝 열풍 뒤에는 산업적 측면만 주목하며 문화·예술적 측면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도 있다. 

“다분히 그런 면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대중문화는 경제성이 바탕이 돼야만 의미가 있고 꽃을 피울 수 있다. 에스엠은 음악인 출신 프로듀서인 이수만 회장이 오너인 회사다. 때문에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당연히 음악이다. 음악을 간과하면 알맹이 없는 회사가 된다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한류다 뭐다 해도 일단은 좋은 음악이 있어야 한다. 음악은 음악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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