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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사람] 숫자 달인 모차르트 “사하라를 음악에”

등록 2012-03-01 20:32

창작곡 선보이는 ‘아스퍼거장애 작곡영재’ 김남걸군
여행하며 느낀점 담아 작곡
한번 들은 곡은 그대로 연주
‘요일·시차 맞추기’ 능력탁월

발달장애를 지닌 음악영재 청소년이 자작곡 발표 무대에 선다. 아스퍼거 장애아인 김남걸(15·사진·용인 홍천중 3)군은 3일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 다섯 명의 친구들과 함께 ‘작곡 영재들의 그림책 음악 여행’을 공연한다.

이들 소년 작곡가들은 예술의전당 음악영재아카데미의 오디션에서 뽑혀 작곡부에서 수학중으로, 6개반 30여명 가운데 같은 반 친구끼리 첫 발표회를 한다.

초교 4학년 때 뽑힌 김군은 그동안 창작해놓은 100여개의 곡 가운데 이번에 ‘사하라 사막’을 선보인다. “2010년 5월 가족들이 사하라 사막을 여행할 때 가도가도 사막인 것이 너무 멋있고 예뻤어요. 사막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곡으로 표현해봤어요.”

김군은 유치원 때 늘 산만하고 혼자서만 놀아 1년 동안 놀이치료를 받았다. 어머니 이유경씨는 그때서야 아들이 ‘아스퍼거 장애’라는 사실을 알았다. 아스퍼거 장애는 지능과 언어발달 상태는 정상이지만 행동은 자폐증과 비슷해 사회생활이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발달장애의 한 종류다. 이씨는 “장애라고 생각하기보다 ‘화성인’ 기질이 있는, 에디슨이나 아인슈타인 혹은 모차르트 유전자를 가진 아이쯤으로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군은 6살 때 피아노 학원에서 다른 사람이 연주한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을 한번 듣고 그대로 연주할 만큼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는 “갑자기 곡이 떠올라 작곡을 할 때면 스트레스와 창작의 고통을 느끼지만 곡을 완성하고 나면 내 마음이 움직이는 감동을 줘 행복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은 감동적인 멜로디가 잘 떠오르지 않아 고민이라고도 했다.

김군은 숫자 기억력도 비상하다. 그는 연·월·일을 말하면 무슨 요일인지 금방 알아맞힌다. “2015년 9월9일은 수요일이고 2009년 9월9일과 요일이 같아요.”

두 세달마다 관심 분야가 바뀌는 그는 요즘 시차놀이에 푹 빠져 있다. 자신의 방에 가상의 나라 ‘한구둠’을 만들어 놓았다는 그는 “한구둠은 팔(8)자처럼 생긴 중국 남쪽의 섬나라로 서울과 시차는 3시간이고, 나만의 문자를 갖고 싶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3년 동안 한구둠어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변성기에 접어든 자신의 목소리가 듣기 싫다는 김군은 “‘얼굴이 잘 생겼다’는 말보다 ‘목소리가 예쁘다’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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