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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단순하게 그냥 들어봐”

등록 2012-03-28 15:50

김C
김C
김C, 첫 솔로음반 <프라이어리티> 발표
2010년 봄, 김C가 속한 밴드 ‘뜨거운 감자’의 앨범 <시소>는 전에 없는 히트를 기록했다. 전국투어도 성황리에 마쳤다. 김C는 오랫동안 출연해온 한국방송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도 하차했다. “음악인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몸과 마음이 지쳤던 걸까? 그해 가을, 김C는 홀연 독일로 떠났다. 유학을 갔다는 기사들이 났지만, 그는 그저 유람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아무 연고도 없는 낯선 도시 베를린에서 처음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다고 했다.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자기 일에 자부심과 열정, 프로페셔널한 정신이 대단했다. 그들은 나에게 물었다. 넌 무엇을 좋아하냐고. 난 그 간단한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고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

그렇게 6개월이 흘렀다. 김C는 어느새 음악을 만들고 있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자 해서 떠났던 유람에서 나는 내가 창조적인 일을 할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그는 말했다.

독일로 떠난 지 꼭 15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그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든 음악을 27일 자신의 첫 솔로 앨범 <프라이어리티>로 발표했다. 마치 자신의 우선순위(프라이어리티)가 바로 음악이라고 선언하는 듯하다.

타이틀곡 ‘러브’를 비롯해 모두 5곡이 담겼는데, 컴퓨터로 작업한 전자음악이 기본 토대를 이룬다. 전자음악이라 해서 차가울 거라 예단한다면 오산이다. 앞선 앨범 <시소>에서 이미 충분히 증명된 아름다운 선율 작법이 이번에도 발휘된데다, 간간이 삽입된 바다 소리(‘인섬니아’),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원 데이’) 등이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더한다.

여기에 또 더한 색깔이 덥이다. 레게의 하위 장르인 덥은 일부 소리를 들어내거나 특수효과를 줌으로써 독특한 공간감과 여백을 만들어내는 음악 스타일이다. 1970년대 자메이카의 한 음향 엔지니어가 녹음실에서 우연히 일부 소리를 날려버린 사고를 일으킨 뒤 이를 아예 정식 음악으로 만들면서 생겨난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 김C와 전자음악가 달파란이 공동 프로듀서를 맡아 편곡했다. 김C는 “무엇보다 ‘소리’에 중점을 뒀다. 온전히 그 소리를 만들기 위해 그 누구와도 타협하거나 양보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 결과, 터질 듯이 꽉 차고 현란한 음악이 넘쳐나는 시대에 더없이 여유롭고 한적한 음악을 만들어냈다.

“이 음반은 보편타당한 음반이 아니다. 쉽고 어렵고가 아닌 익숙하고 낯설고의 문제일 것이다. 더없이 단순하다. 그리고 나는 스포일러가 되어 음악을 설명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들어보라.”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다음기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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