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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이사람] “트럭 타며 노래하던 시절 꼭 읽어주세요”

등록 2012-04-18 20:04

가수 패티김(74·왼쪽)
가수 패티김(74·왼쪽)
패티김, 글쓴이 조영남씨와 자서전 출간
은퇴계획 전하며 책 집필 부탁
조씨 시각 담아쓴 271개 각주도
인순이 “은퇴에 등대 잃은 기분”

“한 20여년 전부터 자서전 제안을 받았지만 그럴 마음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조영남과 같이 책을 쓰는 건 어떠냐고 해서 마음이 움직였죠. 저를 가장 잘 아는 후배이기도 하고, 영남이가 쓴 책들을 참 재밌게 읽었거든요.”

지난 2월 전격 은퇴를 선언한 가수 패티김(74·왼쪽)이 18일 자신의 음악인생을 담은 책 <그녀, 패티김>(돌베개 펴냄)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했다. 책의 지은이는 가수 조영남(67·오른쪽)씨다.

“지난해 여름 패티 누님이 갑자기 전화를 걸어와 ‘냉면 한그릇 먹자’고 하더군요. 무슨 일일까 머리를 굴리며 갔더니 은퇴 얘기와 함께 자신의 책을 써달라는 거예요. 깜짝 놀랐지만, 거절할 수도 없고 해서 ‘알았어요’ 했죠.”

이후 둘은 매주 한두번씩 조씨의 집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다. 조씨가 묻고 패티김이 답하는 식이었다. 그렇게 몇주가 지났을 때 조씨의 머리를 번뜩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몇주 동안 얘기해보니 패티 선배가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말을 어눌하게 하는 분이 아니더라고요. 마치 노래할 때처럼 자신의 의사를 명료하고 일목요연하게 잘 표현하더군요. 패티의 얘기를 독자들이 직접 들으면 더 흥미를 느끼며 책장을 단숨에 넘길 거라는 생각에서 대화체 자서전을 시도했어요.”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둘의 대화로 이뤄져 있다. 특이한 점은 271개나 되는 각주를 달아 한국 가요사에 관한 세세한 정보와 필자의 코멘트를 덧붙였다는 것이다. 조씨는 “책이 잘되면 앞으로 이런 형식이 많이 나올 텐데, 개발자가 조영남이라는 사실을 알아달라”며 특유의 익살을 부렸다.

“데뷔 초기 트럭 타고 다니며 노래하던 시절 부분을 눈여겨 읽어줬으면 해요. 그땐 어려움도 많았죠. 70년 넘게 살면서 어찌 아쉬움이 없겠어요. 그래도 행복한 마음으로 은퇴합니다. 물론 다시 무대에 못서는 건 지금도 가슴이 아리고 미련이 남아요. 그러나 한번 결정하고 발표한 거니까 그대로 실행해야죠. 후회는 안해요.”

그 순간 한켠에 앉아있던 후배 가수 인순이(55)가 갑자기 마이크를 들었다. 그는 스스로 간담회장을 찾아왔다고 했다. “패티김 선배님의 열정을 바라보며 오늘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은퇴를 한다고 하니 저는 등대를 잃어버린 기분이에요. 다른 후배 가수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내 공연에 항상 와서 보고 배우는 인순이 후배의 그 열정을 굉장히 좋아해요. 이젠 인순이가 다른 후배들의 등대가 돼주면 어떨까요? 나는 비록 무대에 서진 않지만, 항상 인순이, 영남이 후배의 마음 속에 등대처럼 남아있고 싶어요.”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돌베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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