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규 독립음악제작자협회장
김민규 독립음악제작자협회장
“정액제 대신 듣는만큼 돈내야”
“정액제 대신 듣는만큼 돈내야”
“홍대 앞 인디 레이블들도 대중음악계의 한 부분인데, 그동안 우리들의 목소리가 너무 흩어지고 소외돼 왔어요. 독립 음악 제작자들이 뭉친 건 그래섭니다. 당장 디지털 음악시장의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는 데 힘을 쏟으려 합니다.”
김민규(41·사진) 한국독립음악제작자협회(이하 독음협) 회장은 협회를 만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2월 창립한 독음협에는 인디 레이블 44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독음협은 25일 창립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작권법 개정안, 음원서비스 정책 등에 대한 의견서를 발표했다.
“국내 디지털 음악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창작자와 제작자가 가격을 매기거나 서비스 방식을 선택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음원 서비스업체가 일방적으로 정하면 따라갈 수밖에 없어요. 생산 주체가 가격을 정하고 소비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할지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해요.”
김 회장은 특히 음원시장 매출의 93%를 차지하는 월 정액제 상품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나타냈다. “월 정액제는 시장 규모를 한정하고 그 안에서 나눠먹는 구조입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같은 폭발력을 가진 음악인이 나와도 음악시장이 더 커질 여지가 없는 셈이죠. 시장의 필요성에 따라 정액제를 유지하더라도 기본 토대는 음악을 듣는 만큼 돈을 내는 종량제가 돼야 합니다.”
그는 이어 “음원 서비스업체가 음원 가격의 절반가량을 가져가는 불합리한 수익분배구조도 개선돼야 한다”며 “외국의 아이튠스나 구글뮤직처럼 서비스업체가 30%를 가져가고 70%를 제작사·권리자·음악인에게 돌리는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한국저작권협회에도 제안했다. “인디 밴드의 특성상 아티스트·제작자·저작권자·실연권자를 겸하는 사례가 많아요. 그런데 본인이 만든 노래로 음반을 내거나 공연할 때도 저작권협회에 먼저 돈을 내고 거기서 15% 수수료를 떼인 뒤 되돌려받아야 해요. 이런 경우에는 예외 조항을 둬서 불필요한 절차와 비용을 없애야 합니다.”
음악전문지 <서브> 기자로 일하다 아예 음악인이 된 김 회장은 현재 아내 윤주미씨와 함께 혼성듀오 ‘플라스틱 피플’ 활동을 하면서 인디 레이블 ‘일렉트릭 뮤즈’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음악이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음악산업 관계자, 정부, 소비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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