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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잘나가던 상업 연출가 탁현민이 시사 토크쇼 손댄 계기는?

등록 2012-05-01 20:11수정 2012-05-01 23:00

탁현민(40)씨
탁현민(40)씨
[이사람] 공연으로 관객 꼬시고, 트위터로 대중과 통하고
‘탁현민의 멘션s’ 펴낸 공연연출가 탁현민씨
트위터는 MB시대 유일 소통창구
나꼼수와 김제동토크쇼 등 기획
노무현 서거 ‘충격’ 시사공연 탐구

‘버라이어티 가카 헌정공연 나는 꼼수다’, ‘김제동 토크 콘서트’ 같은 시사 토크쇼 기획자로 이름난 탁현민(40·사진)씨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대중들과 만나고 있다. 트위터(@tak0518) 공간에서도 강력한 소셜엔터네이너로 활약하고 있는 그가 지난 3년간 ‘140자’만으로는 다 표현하지 못한 앞뒤 생각들을 모은 책 <탁현민의 멘션’s>를 소개하는 자리다. 지난 30일 인터파크도서가 마련한 북콘서트에 이어 1일엔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독자들과 만났다.

“공연은 일시적인 퍼포먼스잖아요? 대중들과 그 순간에만 접촉할 뿐이죠. 트위터는 대중의 욕구나 감성을 직접 확인하는 고리로 아주 유용하죠. 솔직히 짧은 글과 즉각적인 반응이 급한 제 성격에 잘 맞더라고요. 실수를 해도 재빨리 고칠 수 있으니까요.”

12만3천여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그는 100만명이 훨씬 넘는 소설가 이외수씨나 아이돌 스타 최시원씨에는 못 미치지만 영향력에서는 손꼽히는 트위터리언이다. 그런 그도 한때 ‘트위트 절필’을 고민한 적이 있었다.

“어쨌든 본업인 공연 연출인데 필요 이상으로 유명세를 얻으면서 대중들이 물어보는 모든 것에 대답을 해줘야 하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고, 내 말이 자꾸 기사화되니까 신경도 쓰이고.”

그렇지만 그는 트위터를 포기할 수 없었다. “엠비(MB) 정부 들어 기존 미디어와 불화와 간극이 점점 커지면서 소셜미디어(SNS)가 대중과 유일한 소통 창구가 됐으니까요. 보수 매체들의 특정 사안에 대한 왜곡보도도 문제지만, 분명하고 즉각적인 의사 표현을 하고 싶을 때 트위터가 가장 유용하잖아요?”

그만큼 할 말이 많다 보니 그는 책도 꾸준히 펴내고 있다. 공연 매뉴얼인 <뚜껑 열리는 라이브 콘서트 만들기>(2004)를 시작으로 어느새 6권이 쌓였다. 그런데 그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엉뚱하게도 <남자마음 설명서>다. 연애와 여자 문제에 대한 남자들의 속마음을 신랄하고 적나라하게 ‘까발린’ 남성심리 분석서란다.

“저한테 공연 연출은 연애와 같아요. 애인처럼 관객의 마음을 ‘꼬시는’ 거니까요.”

이처럼 오로지 ‘촉수’가 공연에 닿아 있는 그지만 애초 연출을 전공하거나 연출가의 길을 선택한 건 전혀 아니었다. 춘천에서 살던 고교 시절 방황하던 중에 우연히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절망 속에 희망 같은 따뜻한 감동에 끌려 신영복 교수가 가르치는 성공회대 사회학과에 진학한 것이 계기라면 계기였다. “교내에 있는 예전음악연구소에서 조교를 맡았는데 운영이 어려웠어요. 파이프오르간과 해금을 결합한 공연으로 기금 모금을 했는데 뜻밖에 성공을 거둬 컴퓨터도 장만하고 홈페이지도 만들 수 있었죠.”

그때 경험으로 ‘사람 모으기’(팬덤)의 감동과 힘을 발견한 그는 1990년대 말 조희연 교수의 권유로 참여연대 간사를 맡아 회원 확보와 기금 마련을 위한 공연을 기획했다. 첫 연출에서 손꼽히는 대중가수 ‘자우림과 이은미’의 공연을 성공시킨 그는 윤도현밴드·강산에·정태춘-박은옥·들국화·전인권·이상은·여행스케치·크라잉넛·신해철-비트겐슈타인·김광진·한영애 등등 당대 대표 대중음악인들과 호흡을 맞췄다.

“초기 6년간 상업적 연출가로 명성도 얻고 돈도 벌었던” 그가 정치 현실을 겨냥한 시사 토크쇼 연출가로 변신한 것은 2009년 6월 노무현 대통령 추모공연 이후부터다. “그때 광주에서 공연하는 중에 서거 소식을 들었는데 너무나 비극적인 상황이 믿겨지지 않았어요. 생전에 전혀 인연은 없었지만, 숨이 막히도록 답답했어요.”

추모 공연을 기획하며 슬픈 상황과 즐거움을 기대하는 연희 형식의 결합이 고민스러웠던 그는 이후 홀로 우드스탁을 답사하고 연구하며 ‘집회성 공연’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김제동과 ‘나꼼수 4인방’의 재기발달한 입담으로 딱딱하고 우중충한 현실 문제를 풀어내는 ‘시사 토크 콘서트’ 형식은 그렇게 탄생했다.

“솔직히 공연만으로 세상이 바뀌지는 않아요. 나 혼자 다 할 수도 없고요. 그런데도 왜 하냐고요? ‘저항 정신’의 힘을 믿어서라고 해두죠.”

그의 꿈은 민초들의 생명력과 독재에 항거하던 마당극의 맥을 잇고자 했던 문호근 선생 같은 연출가가 되는 것이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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