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밤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에서 영국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보컬리스트 톰 요크(왼쪽)와 최근 재결성한 전설의 록밴드 들국화의 보컬리스트 전인권이 열창하고 있다. 씨제이이앤엠 제공
지산 록 페스티벌
보컬 톰 요크 노래에 흠뻑
폭발무대에 앙코르 앙코르
재결성 들국화 무대 큰 함성
보컬 톰 요크 노래에 흠뻑
폭발무대에 앙코르 앙코르
재결성 들국화 무대 큰 함성
27~29일 경기도 이천 지산포레스트리조트에서 열린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첫날부터 연출됐다. 최근 재결성한 전설의 록밴드 들국화와 이번 축제 출연진 중 가장 화제를 모은 영국 록밴드 라디오헤드가 잇따라 무대에 섰기 때문이다.
27일 밤 들국화가 두번째로 큰 무대인 그린 스테이지의 헤드라이너(마지막에 출연하는 주인공)로 모습을 드러내자 관객들은 큰 함성으로 맞았다.
“반갑다.”
전인권의 짧은 인사말에는 많은 것이 함축돼 있는 듯 들렸다. ‘행진’을 부르자 20·30대가 대다수인 젊은 관객들이 점프하기 시작했다. 전인권이 ‘그것만이 내 세상’을 이어 부르며 전성기 못지않은 폭발적인 고음을 내지르자 여기저기서 “와~” 하는 함성이 터졌다.
공연을 보며 연신 “미쳐버릴 것 같다”고 되뇌던 신동훈(22)씨는 “우리 또래는 들국화 노래를 다른 가수들의 리메이크로 먼저 접했는데, 직접 라이브로 들으니 소름이 돋는다. 문화충격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무대로 주로 40대 이상이던 들국화 팬층이 젊은 세대로까지 확산되는 듯 보였다.
최성원은 “8월4일 평화의 섬 제주 강정마을 지키기 공연에 동참하기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노래를 부르겠다”고 한 뒤 ‘제주도 푸른 밤’을 불렀다. 들국화가 ‘사노라면’에 이어 앙코르 곡으로 딥퍼플의 ‘스모크 온 더 워터’를 연주하자 관객들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들국화 무대가 끝난 뒤 수많은 사람이 줄지어 움직였다. 가장 큰 무대인 빅탑 스테이지의 헤드라이너 라디오헤드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다. 국내 음악 팬들이 내한공연을 바라는 음악인 다섯 손가락 안에 늘 꼽아왔지만, 데뷔 20년 만인 이제야 한국을 처음 찾았다.
라디오헤드는 지난해 발표한 8집 <더 킹 오브 림스> 타이틀곡 ‘로터스 플라워’로 문을 열었다. 검은 셔츠에 검은 바지를 입고 머리를 질끈 동여맨 보컬리스트 톰 요크는 특유의 오징어처럼 흐느적거리는 춤을 추며 노래했다. 이들은 주로 2000년대 이후 발표한, 일렉트로닉을 가미한 몽환적 느낌의 곡들을 연주했다. 기타·베이스·드럼 등 기본 편성에 전자드럼까지 더해 모두 6명이 무대에 섰다. 때론 일렉트릭 기타를 활로 켜고, 실시간 라디오 방송 주파수를 넣는 등 실험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1시간여 지났을 즈음,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명반으로 평가받는 3집 <오케이 컴퓨터> 수록곡 ‘카르마 폴리스’를 부르자 비교적 잠잠했던 관객들이 큰 소리를 지르며 따라 불렀다. 톰 요크가 웃옷까지 벗고 열정적으로 춤추며 ‘이디오테크’를 부른 뒤 사라지자 관객들은 아쉬움의 함성을 질렀다.
다시 나온 라디오헤드는 바즈 루어먼 감독의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에 쓰인 곡 ‘엑시트 뮤직’과 ‘토크 쇼 호스트’ 등 앙코르만 무려 7곡을 부른 뒤 무대를 내려갔다. 그래도 아쉬운 듯 관객들이 자리를 뜨지 못하자 라디오헤드는 거짓말처럼 다시 나와 <오케이 컴퓨터>에 수록된 명곡 ‘패러노이드 안드로이드’를 연주했다.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곡 ‘크립’을 끝내 하진 않았지만(이들은 이 곡의 존재감이 너무 커서 다른 많은 곡들을 가려버린다는 이유로 2009년 이후 공연에서 하지 않고 있다), 관객들의 얼굴에는 더는 아쉬움 따윈 남아 있지 않아 보였다.
이천/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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