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62살에 재즈 도전
녹음만 6개월 했죠”

등록 2012-08-09 20:26

가수 최백호가 지난 6일 <한겨레> 사옥에서 자신의 음악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활짝 웃고 있다.  
이정아 기자 <A href="mailto:leej@hani.co.kr">leej@hani.co.kr</A>
가수 최백호가 지난 6일 <한겨레> 사옥에서 자신의 음악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활짝 웃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12년 만에 정규음반 내는 최백호
새 음악 시도에 큰 매력 느껴
했던 녹음 뒤엎고 재녹음 반복
내달 애창곡 편곡 재즈공연도
알리·이적과도 공동작업 희망
SF영화 감독 해보고도 싶어
2년 전 공연 때였다. 그가 부르는 ‘영일만 친구’, ‘낭만에 대하여’에 관객들이 뜨겁게 손뼉 치며 환호했다. 하지만 정작 무대 위의 최백호 자신은 헛헛한 마음이 들었다.

‘늘 해오던 걸 답습하니 재미가 없구나. 뭔가 새로운 걸 해보고 싶어.’

1977년 데뷔 이래 늘 자작곡으로 활동해온 그는 ‘다른 사람이 만든 곡으로 앨범을 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막연히 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지난해 라틴·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이 2집에 실을 곡 ‘방랑자’의 노래를 부탁해온 것이다.

“흔쾌히 수락은 했는데, 막상 녹음 들어가니 어찌나 힘들던지요. 박주원이 화려하게 기타를 치면서 나보고 노래하라고 하는데, 노래도 잘 안되고 스스로 약도 올라 계속 하고 또 했어요. 결국 4시간30분이나 녹음했어요. 새로운 경험이었죠. 공부도 많이 됐고요.”

올해 들어 그는 본격적으로 라틴·재즈 음반 작업에 들어갔다. 몇몇 작곡가의 곡을 받았다. 35년간 트로트풍 가요를 불러온 최백호의 ‘변신’이다. 지난 6일 <한겨레>와 만난 그는 예전부터 “라틴 음악이야말로 대중음악의 최고봉”이라며 동경해왔다고 했다.

“‘낭만에 대하여’에서 어설프게 탱고 흉내를 내보긴 했지만 제대로 한 건 아니었죠. 재즈도 매력을 느꼈지만 자신이 없어 의식적으로 피해왔어요. 이번에는 마음 굳게 먹고 도전해봤습니다.”

“내가 해내지 못하는 거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앞섰지만, 이를 감수하고 도전한다는 데서 더 큰 매력을 느꼈다”고 그는 말했다. “녹음한 게 도통 마음에 안 들어 뒤집어엎고 다시 하기를 반복하느라 녹음 작업에만 6개월이 걸렸다”고 했다. 음반은 후반 작업을 거쳐 가을께 발매된단다. 정규음반 발표는 12년 만이다.

무대에서도 새 도전에 나선다. 다음달 9일 저녁 7시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여는 2년 만의 단독공연을 재즈 분위기로 꾸민다. 한충완 재즈 콰르텟(4중주단)이 편곡과 연주를 도맡고, 기타리스트 샘 리도 출연한다. 최백호 자신의 히트곡은 물론이고 ‘봄날은 간다’, ‘이별의 종착역’ 등 즐겨 부르는 애창곡과 팝 음악을 재즈로 편곡해 들려줄 예정이다.

“10일부터 본격 연습에 들어가는데, 기대되고 흥분돼요. 보통 나이 들수록 소극적으로 돼 가는데, ‘내가 이 나이에 뭘…’ 하는 생각은 좀 아닌 것 같아요. 경험을 살리고 발전시켜야 해요.”

그가 소장을 맡고 있는 ㈔한국음악발전소 차원에서 추진하는 원로가수 신곡 발표 프로젝트도 같은 맥락이다. ‘노란 셔츠의 사나이’의 한명숙, ‘홍콩 아가씨’의 금사향 등 원로가수 7명에게 최백호, 이주호, 이정선, 인디밴드 아키버드 등 후배 가수들이 신곡을 만들어주고 기존 히트곡도 새롭게 편곡해 발표하도록 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함춘호·우순실·이정선 등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음악발전소는 생활이 어려운 원로가수나 인디밴드 공연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올해로 예순둘이 된 최백호는 또 어떤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을까?

“주변에서 걱정할 정도로 새로운 일 벌이는 걸 좋아해요. 알리·이적 같은 젊은 가수와 공동작업도 해보고 싶고요, 좀 엉뚱하게 들리겠지만, 영화감독이 돼서 에스에프(SF) 영화를 찍어보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에스에프 만화를 좋아했고, 지금도 즐겨 보거든요. 구상해둔 시나리오도 있는데, 영국에서 영화 일을 하는 딸아이가 보더니 ‘괜찮은데’ 하더라고요. 허허허, 사실 제 모든 상상력의 원천은 만화랍니다.” (02)3143-5156.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