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엔비시>(NBC)의 <투데이 쇼>에 출연한 가수 싸이가 뉴욕 맨해튼 록펠러 플라자에서 열린 라이브 공연에서 진행자들에게 ‘강남 스타일’의 말춤을 가르쳐주고 있다. <엔비시> 화면 촬영
미국 아이튠스 차트 정상 오른 가수 싸이
진입 19일만에 한국어 노래 첫 1위
유럽·동남아 등 18개 나라서도 1위
빌보드 차트도 한국가수 최고 기록
진입 19일만에 한국어 노래 첫 1위
유럽·동남아 등 18개 나라서도 1위
빌보드 차트도 한국가수 최고 기록
“정말 (가슴이) 벅차네요.”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사진)의 노래 ‘강남 스타일’이 15일(한국시각) 미국 아이튠스 ‘톱 송스’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지난달 27일 이 차트에 58위로 처음 진입한 이후 19일 만이다. 미국 애플사가 만든 아이튠스는 미국 온라인 음악 시장의 80% 가까이를 점유하는 음원 사이트다. 한국 노래가 이 차트 1위에 오른 건 처음이다. 특히 영어 번안곡이 아니라 한국말 그대로 올린 성과라 더욱 눈길을 끈다.
미국뿐 아니다. 캐나다·아르헨티나·체코·네덜란드·뉴질랜드·노르웨이·리투아니아·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대만·타이 등 모두 18개 나라에서 아이튠스 차트 1위에 올랐다. ‘강남 스타일’은 16일 낮 현재 미국 아이튠스 차트 2위에 올라 있다. 1위는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위 아 네버 에버 게팅 백 투게더’다.
싸이는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엠티브이>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 출연한 데 이어, 10일 미국 <엔비시> 토크쇼 ‘엘런 디제너러스 쇼’에 출연해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에게 말춤을 가르치며 미 전역에서 인기가 급상승했다.
특히 14일 <엔비시> ‘투데이 쇼’에 출연해 라이브 공연을 한 게 아이튠스 순위 상승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소속사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분석했다. 싸이는 이 방송이 마련한 뉴욕 맨해튼 록펠러센터 특설무대에서 시민 1천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강남 스타일’ 노래와 춤을 선보였다. 당시 진행자는 “잘생긴 외모는 아니지만 캐릭터가 뚜렷한 가수”라고 싸이를 소개했다. 4년 동안 미국 버클리대에서 음악을 공부한 싸이는 유창한 영어로 “미국에선 신인가수이지만 한국에선 데뷔한 지 10년 넘은 가수”라고 말한 뒤 한국말로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싸이는 에스엔에스(SNS)인 ‘미투데이’를 통해 “미국 아이튠스 싱글 차트 1위 했습니다. 투데이쇼 ‘버프’(게임에서 능력 업그레이드를 뜻하는 용어)라는…. 대한민국 만세! ‘한글(노래)’로 말이죠!”라고 기쁜 심정을 전했다.
‘강남 스타일’은 지난 14일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에도 64위로 진입했다. 이는 2009년 걸그룹 원더걸스의 ‘노바디’ 영어 버전이 올린 76위를 뛰어넘는 최고 기록이다. 아이튠스 음원 판매와 방송 출연이 계속 늘고 있어 오는 21일 발표되는 차트에서는 순위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조회수도 16일 현재 1억8천만건을 넘어서 2억건 돌파를 앞두고 있다. 아이튠스 뮤직비디오 차트에선 ‘강남 스타일’이 지난달 22일 이후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다.
싸이는 15일 밤 생방송으로 전파를 탄 <엔비시>의 인기 버라이어티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도 출연해 말춤을 선보였다. 싸이는 방송 직후 미투데이에 “방금 에스엔엘(SNL) 마쳤습니다. 정말 벅차네요. 비현실적인 매일”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싸이는 오는 21~2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아이 하트 라디오 뮤직’ 페스티벌에서 어셔, 본 조비, 리애나, 테일러 스위프트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과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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