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곡들을 재해석하는 앨범 〈뮤직 오브 신중현〉 시리즈를 발매하는 밴드 ‘카도’ 멤버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송홍섭(베이스), 신윤철(기타), 김책(드럼), 신석철(기타), 황유림(보컬). 카도 제공
‘뮤직 오브 신중현’ 내는 밴드 ‘카도’
두 아들, 송홍섭 등과 의기투합
신중현 작곡 ‘님은 먼곳에’ 등 6곡
70년대 아날로그 장비로 즉흥연주
“지금 시대 느낌담아 원곡 재해석”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곡을 이 시대에 걸맞게 되살리고자 ‘용사’들이 모였다. 신중현의 두 아들 윤철·석철(기타), 송홍섭(베이스), 김책(드럼), 황유림(보컬)이 그들. 밴드 이름은 ‘진정한 추장’이라는 뜻을 지닌 북미 원주민(인디언) 부족 이름에서 따온 ‘카도’. 한국 대중음악의 ‘진정한 추장’ 신중현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밴드의 음악적 자부심을 담은 이름이다. 신윤철의 오랜 꿈이었던 이 프로젝트는 1년 전 그가 밴드 ‘사랑과 평화’,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출신의 베이시스트이자 음악 프로듀서인 송홍섭에게 손을 내밀면서 급물살을 탔다. 특이한 건 오랫동안 드러머로 활동해온 신석철에게 기타리스트 자리를 제안했다는 점. 기타를 집에서 취미로 치며 만만찮은 실력을 갈고닦아온 신석철은 “재미있겠다”며 흔쾌히 응했다. 드럼은 2010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연주상’을 받았던 재즈 드러머 김책이 맡았다. 그는 1997년 신중현 헌정 음반에 참여한 밴드 ‘퀘스천스’ 멤버로도 활약한 바 있다. 노래를 부르는 황유림은 지난 3월부터 석 달 동안 치른 오디션에서 50:1의 경쟁률을 뚫고 합류했다. “요즘 가수답지 않게 기교 없이 깨끗하고 반듯하게 노래하는” 스무살짜리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학생을 보고 송홍섭은 “바로 우리가 찾던 목소리”라며 무릎을 쳤다. 진용을 갖춘 이들은 녹음 준비에 들어갔다. 1970년대 아날로그 방식을 따르자는 원칙 아래 그 시절 악기·앰프·녹음장비·릴테이프(동그란 릴에 자기 테이프를 감은 음향 기록 장치) 등을 구했다. 8일 서울 반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홍섭은 “아날로그 녹음실을 어렵게 찾았지만, 전기 공급이 불안정해 애써 녹음한 걸 날려먹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왜 굳이 어려움을 자처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날로그 소리는 안으로 스며들지만, 디지털 소리는 겉돈다. 음의 세세한 질감과 순도 높은 감정을 담기엔 아날로그가 적합하다는 믿음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들은 모든 연주를 동시에 하고 한번에 녹음하는 ‘원 테이크’ 방식을 고수했다. 보컬과 악기별로 녹음을 따로 하고 부분 부분 잘라 합치는 요즘 방식과는 정반대다. 송홍섭은 “라이브 공연처럼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만들어내는 음악에는 힘과 감동이 있다. 같은 시간대에 만들어지지 않은 다른 소리를 후작업으로 넣는 것은 음악을 해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별다른 편곡 작업 없이 무작정 연주하면서 호흡을 맞춰나간 것도 특이한 작업 방식이다. 신윤철은 “그냥 아무 말 없이 연주를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서로 합쳐지면서 흐름이 만들어졌다. 같은 곡도 매번 기타 솔로가 달라질 정도로 즉흥성을 살렸다”고 했다. 김책도 “마치 재즈 드럼을 치듯 즉흥연주를 많이 구사해 형들이 뭐라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무 말 안 하더라”며 웃었다. 황유림 역시 어떤 식으로 부르라는 지시 없이 순전히 자신의 느낌대로 노래했단다. 이렇게 녹음한 ‘소문났네’, ‘님은 먼 곳에’, ‘하필이면 그 사람’, ‘그대는 바보’, ‘후회’, ‘거짓말이야’ 등 6곡을 16일 <뮤직 오브 신중현 vol.1>이라는 제목의 음반으로 발표한다. 모두 김추자가 불렀던 곡이다. 새달에는 ‘나뭇잎이 떨어져서’, ‘늦기 전에’와 이정화가 불렀던 ‘꽃잎’ 등 3곡을 추가해 엘피로도 발매할 예정이다. ‘꽃잎’ 녹음에는 장남 신대철도 참여해 신씨 삼형제의 기타 3대가 어우러지는 연주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신윤철은 “단순히 원곡 그대로 재현하는 게 아니라 옛 느낌을 살리면서도 지금 이 시대의 느낌을 담아 재해석하는 데 중점을 뒀다. 앞으로도 김추자, 펄시스터즈, 김정미, 바니걸스, 장현, 신중현과 엽전들 등의 노래를 골라 6개월에 한번씩 시리즈로 음반을 발매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곡 분위기에 따라 각기 다른 보컬을 기용할 생각”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카도는 가능한 한 많은 무대에 서며 신중현 음악의 위대함을 알릴 작정이다. 앨범을 내기도 전부터 몇 차례 클럽 공연을 해온 이들은 17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슈퍼유니온 콘서트’에 출연해 앨범 수록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신대철·톡식·울랄라세션도 출연한다. (031)230-3440~2.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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