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곱창전골’ 음악밥상 맘껏 드세요

등록 2013-01-03 20:12

신중현 음악에 빠진 일본인 밴드
우리말 음반 내고 홍대서 활동중
유료공연 문제로 강제추방 당해
예술인 비자 얻고 음악재개 신고
‘곱창전골’이라는 밴드가 있다. 우연히 신중현의 음반을 듣고 빠져든 일본 음악인 사토 유키에(보컬·기타)가 1995년 일본 동료 음악인들과 결성한 밴드다. 1999년 국내 음반사를 통해 우리말로 노래한 첫 앨범 <안녕하시므니까>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한국 활동을 시작했다. 앨범은 1만장이나 팔렸다.

그러나 사토 유키에는 2005년 강제추방당하고 말았다. ‘예술인 비자’(E-6) 없이 유료 공연을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작은 클럽 공연에서 입장료 5000~1만원을 받은 걸 문제삼은 것이다. 당시 신촌블루스의 엄인호 등 많은 음악인들이 탄원서를 냈지만 소용없었다.

사토 유키에는 한국인 여자친구와 결혼하고 나서야 다시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었지만, 예전처럼 곱창전골 활동을 드러내놓고 할 수는 없었다. 2011년 인디 레이블을 통해 2집 <나와 같이 춤추자>를 발표했지만, 유료 공연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가끔 자선공연만 했다. 아무래도 활동 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곱창전골이 3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입국 기자회견’을 했다. 지난해 정식으로 예술인 비자를 받고 올해부터 다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알렸다. 다국적 이주민으로 구성된 다문화극단 ‘샐러드’와 계약해 소속사도 생겼다.

박경주 샐러드 대표는 “곱창전골 멤버들이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고용추천을 받아 11월 예술인 비자를 발급받음으로써 국내 활동의 제약이 사라졌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해 다른 많은 외국 예술인들이 국내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사토 유키에는 “1999년 1집 발매 이후 14년 만에 공식적으로 활동하게 되어 대단히 기쁘면서도 한편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그동안 비자 문제로 너무나 힘들었다. 예술인 비자를 받으려면 소속 기획사가 있어야 하는 등 요건이 까다로워 우리 같은 인디 예술가들은 받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우리처럼 홍대 앞 클럽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밴드들이 제법 있는데, 이들 역시 같은 문제로 무료 공연만 해야 하는 처지다. 예술인 국제 교류를 활성화하는 차원에서라도 융통성 있는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곱창전골은 4일 저녁 8시 서울 홍대 앞 ‘스트레인지 프루트’에서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알리는 쇼케이스 공연을 한다. 또 2월 중순께 3집 <그날은 올 거야>를 발표하고, 3월1일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3집 발매 기념 공연을 할 예정이다. 이번 앨범에는 특히 반전·평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한다.

사토 유키에는 “신중현 선생의 음악을 알게 된 이후 내 음악 인생의 제2의 고향이 된 한국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된 공연장에서 정식 유료 공연을 하게 돼 행복하다”며 웃었다. 곱창전골의 다른 멤버인 이토 고키(드럼)와 아카이 고지로(베이스)도 “부산·제주도까지 다니며 좋은 연주를 들려드리고 싶다. 전국 투어를 하며 곳곳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비밀주의 관행이 낳은 쪽지예산…친박 등 여야 실세 ‘수혜’
국회의원들 외유 명분 ‘아프리카에서 예산심사 연구’?
“국정원 여직원 댓글 전문 확보”
새해 시행 ‘카페인 함량 표시제’ 사용설명서
아기 주민등록증도 만들어 드립니다
이해인 수녀 “암보다 무서운 게…”
총성없는 전쟁…사흘만에 4400만 회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