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민의 음악다방
새해 들어 온라인 음원 사이트 요금이 올랐다. 업계 1위인 멜론이 무제한 스트리밍(실시간 듣기) 요금제를 월 3000원에서 6000원으로, 여기에 더해 40곡을 내려받을 수 있는 묶음 상품은 5000원에서 7000원으로, 150곡 내려받는 상품은 9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인상했다. 상품별로 40~100% 오른 것이다. 엠넷·벅스·소리바다·올레뮤직 등 다른 음원 사이트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값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마련된 음악 전송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 때문이다.
소비자로선 못마땅할 수 있겠지만, 사실 그동안 우리는 비정상적으로 싸게 음원 서비스를 이용해왔다. 외국의 대표적인 음원 판매 사이트인 아이튠스만 봐도 곡당 가격이 적어도 1000원은 넘는데, 국내에선 150곡 묶음 상품을 이용할 경우 인상된 가격으로도 곡당 100원이 채 안 된다. 음악인들은 덤핑에 가까운 묶음 상품을 폐지할 것을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가격을 어느 정도 올리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아쉬움이 적지 않겠지만, 그래도 10년 넘게 이어져온 비정상적 상황을 바로잡는 첫발을 내디뎠다는 데서 위안을 찾아야 할 듯싶다. 음원 가격의 절반에도 못미쳤던 창작주체 몫을 60%로 끌어올린 것도 고무적이다. 이에 그치지 말고 꾸준히 개선해나갈 일이다.
이와 별도로 음원 사이트에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 가격 인상에 따른 소비자 불만을 더 나은 서비스로 잠재우고 보답했으면 하는 점이다. 어차피 각 음원 사이트가 공급하는 음악은 거기서 거기다. 차별점이 거의 없다. 이용 편의성과 약간의 가격 차이가 존재하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그리 대단한 차이는 아닐 것이다.
기술의 발달로 온갖 음악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중요해지는 게 ‘추천’ 기능이다. 정보의 바다에서 양질의 정보를 찾아주듯 음악의 바다에서 괜찮은 음악을 찾아주는 기능이 절실하다. 대부분의 음악 사이트에서 실시간 음원 차트가 이 기능을 어느 정도 대체하고 있지만, 다양한 이용자들의 취향을 획일화하고 물량 공세를 쏟아붓는 대형 기획사의 노래들만 주목받는다는 점에서 그리 바람직한 방향이랄 수는 없다. 게다가 음원 사이트들이 ‘추천곡’ 명목으로 자의적으로 끼워넣는 일부 노래들은 “음원 차트계의 낙하산 인사”로 불리며 차트의 공정성을 해치는 요인으로 비판받고 있다.
몇몇 음원 사이트의 ‘착한’ 추천 기능에 주목한다. 특히 최근 음원 사이트마다 경쟁적으로 만든 ‘라디오’ 기능이 참신해 보인다. 특정 곡을 들으면 이와 비슷한 분위기의 곡을 자동으로 선곡해 들려줌으로써 새로운 음악으로 귀를 넓힐 수 있게 해준다. 방송이나 주류 매체에서 잘 다루지 않는 숨은 보석 같은 음악을 찾아 소개하는 일부 꼭지도 반갑다. 여느 방송 라이브 프로그램 못지않은 네이버뮤직의 ‘온스테이지’와 음악성 위주의 새 앨범을 소개하는 ‘이주의 발견’, 음악인과 관객들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음악감상회’ 등은 다른 음악 사이트에선 찾아볼 수 없는 소중한 콘텐츠들이다. 다음뮤직의 ‘뮤직 바’에도 좋은 음악 관련 콘텐츠들이 넘친다.
그러고 보니 포털 사이트가 운영하는 음원 사이트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다른 음원 사이트들도 선의의 경쟁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돈을 더 내도 억울하지 않을 것 같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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