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추억의 히트곡 뼈대에 빵빵한 스토리 입혔죠

등록 2013-04-08 20:04수정 2013-04-08 20:57

<젊음의 행진>(왼쪽), <광화문 연가>(오른쪽 위), <내사랑 내곁에>(오른쪽 아래) 등 흘러간 히트곡을 소재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피엠시 프러덕션, 로네뜨 엠엔시, 보보스컴퍼니 제공
<젊음의 행진>(왼쪽), <광화문 연가>(오른쪽 위), <내사랑 내곁에>(오른쪽 아래) 등 흘러간 히트곡을 소재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피엠시 프러덕션, 로네뜨 엠엔시, 보보스컴퍼니 제공
진화하는 ‘주크박스 뮤지컬’
‘젊음의 행진’ ‘광화문 연가’
삽입곡에 맞는 이야기 갖춰
특정 가수 노래로만 제작도
<광화문 연가> <그날들> <내사랑 내곁에> <아름다운 것들>…. 30대 이상이라면 제목만 봐도 절로 흥얼거릴 가요들이다. 그리고 모두 ‘뮤지컬’로 만들어진 공통점이 있다. 흘러간 히트곡을 소재로 만든 뮤지컬, 이른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004년 세계적 팝그룹 아바의 히트곡으로 만든 <맘마미아>가 선풍적 인기를 끈 이후 한국에서도 주크박스 뮤지컬이 쏟아져 나왔다. <달고나> <와이키키 브라더스> <진짜진짜 좋아해> <젊음의 행진> 등 대부분 70~80년대 히트곡으로 만든 ‘7080’ 주크박스 뮤지컬들이었다. 그러나 ‘쏠림 현상’이 심했던 탓일까? 초연으로 끝나버린 사례가 많았다.

혹독한 검증기를 겪은 주크박스 뮤지컬이 올 봄 다시 한번 진화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은 작품들의 ‘비결’과 새로 등장한 주크박스 뮤지컬들의 ‘전략’을 짚어본다.

■ 그시절 향수를 넘어…스테디셀러 <젊음의 행진> 2000년대 중후반 쏟아진 창작 주크박스 뮤지컬 가운데 <젊음의 행진>은 거의 유일한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으며 지난 2일부터 6번째 재공연에 들어갔다. 장수 배경은 바로 ‘스토리’에 있다. 1980년대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방송 프로그램에서 제목을 가져오면서도, 내용은 90년대 인기 만화인 <영심이>의 줄거리를 새롭게 포장해 여주인공 영심이와 그를 짝사랑하는 왕경태의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 중년에 접어든 7080 세대에겐 그 시절을 연상시키는 제목으로, 뮤지컬 주 관객인 20~30대들에겐 어린 시절 인기 만화로 익숙한 멜로 드라마로 접근한 것이다.

뮤지컬잡지 <더 뮤지컬>의 박병성 편집장은 “뮤지컬은 스토리라인을 오래 고민해 구성하고, 그 이야기에 딱 맞아떨어지는 음악을 입혀야 하는데 다른 주크박스 뮤지컬들은 당장의 유행에 편승하다보니 이런 기본적인 준비가 부족했다. 스토리가 부실한 탓에 뮤지컬 주 수요층인 20~30대들이 음악으로 세대적 공감을 할 수가 없어 어필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심이와 왕경태의 스토리는 폭넓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결정적 요소가 됐다.

■ ‘시대’보다 ‘주제’다…<광화문 연가>의 차별화 ‘빗속에서’, ‘붉은 노을’, ‘옛사랑’ 등 고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로 만든 <광화문 연가>는 2011~12년 전국 주요 도시 투어와 일본 오사카와 도쿄 공연을 통해 26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5월21일 새로운 편곡과 스토리를 더한 <광화문 연가2>로 다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성공 이유로는 우선 ‘철저한 준비’가 꼽힌다. 이 작품을 제작한 임영근 프로듀서는 “이영훈 작곡가 생전인 2006년부터 논의를 시작해 준비 기간만 5년 가까이 걸렸다. 주크박스 뮤지컬이 스토리에 약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연성 있는 스토리 만들기에 준비 기간의 대부분을 썼다”고 말했다.

더 큰 특징은 이전 주크박스 뮤지컬들이 한 시기에 유행한 여러 노래들을 횡적으로 묶어 만들었다면, <광화문 연가>는 특정 작곡가와 가수의 노래를 종으로 꿰어 만들었다는 점이다. 단 한 명의 작곡가나 가수의 음악이라도 세대를 넘어서는 티켓파워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최초의 사례다.

■ 다시 밀려오는 작품들, 무엇이 달라졌나 <광화문 연가>가 성공하며 최근엔 특정 작곡가나 가수의 노래로 이야기를 만드는 주크박스 뮤지컬들이 대세가 되는 분위기다. 올해 초 선보인 <내사랑 내곁에>는 오태호 작곡가의 노래로만 만들었고, 최근 시작된 <그날들>과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모두 고 김광석의 노래를 소재로 했다. 25일 시작하는 <아름다운 것들>은 양희은의 대표곡들로 만들어진다. 특정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가진 슈퍼스타의 노래로 전체 성격과 시대성을 분명하게 하는 전략이다.

<그날들>의 제작사 이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김광석은 한 시대를 아우르기에도 충분한 스타였고, 또 최근 방송에서 젊은 가수나 오디션 참가자들이 여러 차례 그의 노래를 리메이크했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에게도 먹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작들은 대부분 현재 뮤지컬의 주소비층인 30대가 청춘을 보낸 90년대 아이템을 골랐다는 점도 특징이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맘마미아> 성공 당시 브로드웨이에서는 앞으로 창작곡 작품들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 역설적으로 ‘뮤지컬계의 재앙’이라는 말이 나왔다. 우리 창작 뮤지컬 역시 <광화문 연가>를 넘어설 발상의 전환과 새로운 무대장치와 이야기 기법을 고민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진주의료원 노조 “귀족노조로 매도한 홍준표 고소”
아침식사 들쑥날쑥 복부지방 차곡차곡
고기의 ○○이 심장병 부른다?
서울 토박이, 올레 걷다 제주도에 눌러살다
MS “1년뒤 윈도XP 지원 전면 중단”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