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뮤지컬 <결혼>으로 무대에 서는 배우 최종원씨.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뮤지컬 ‘결혼’ 출연 최종원
7곡 위해 하루 3시간 노래연습
정치 얘기 나오자 “다신 안 해”
7곡 위해 하루 3시간 노래연습
정치 얘기 나오자 “다신 안 해”
“노래요? 뮤지컬이니 부르긴 부르는데, 관객들이 내 노래 듣고 그냥 나가버리지 않을까요? 어허허. 심지어 랩도 있는데…. 나이 먹어 새로운 걸 하려니 잘 안 되네요. 어허허.”
배우 최종원(63)씨는 인터뷰 내내 ‘어허허’라는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며 말을 이었다. 지난해 뮤지컬 <천상시계>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소극장 뮤지컬 <결혼>으로 무대에 서는 그를 22일 충무아트홀에서 만났다.
<결혼>은 한 남자가 결혼을 하기 위해 저택부터 몸에 걸친 옷까지 모든 것을 빌린 뒤 맞선 상대 여성을 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일종의 풍자극이다. 출연자가 딱 3명뿐으로, 최씨는 미지의 ‘집사’(하인) 역할을 맡았다. 맞선 보는 남자와 여자를 관찰하며, 관객들이 남·여의 맞선에 참여할 수 있게 연결해주는 매개자다.
극 중 노래 7곡을 소화하기 위해 그는 요즘 연기 연습 외에도 따로 노래 연습만 하루 3시간 넘게 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작품에선 발랄·명랑하게 불러야 하는데다 랩까지 있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붙박이 출연 안 하는 건데…. 어허허.”
최씨는 애초 스태프들과의 인연으로 한두 번 특별출연 하려 했는데, 대본을 읽고는 “붙박이로 출연하겠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더블 캐스팅엔 응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깼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결정’이었다. “나도 딸이 둘 있지만, 결국 자식을 잘되게 하는 것도, 망치게 하는 것도 부모죠. 부모들이 자꾸 ‘돈 돈’하니까 세태가 이렇게 흘러가는 거지. 그래서 50~60대 부모세대가 꼭 봤으면 싶었어요.”
요즘 거의 매주 주례를 선다는 그는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38년 결혼생활도 돌아보고, 요즘 세대들을 들여다보게 된다고 했다. “요즘 사내들은 너무 소심해. 삼포 세대라 그런가? 나만의 해석이지만, 이 작품은 한편으론 ‘결혼 하고 싶으면, 좀 뻥을 치더라도 용기를 내라. 결국 진심은 통할 테니까’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신물나게 들었을 정치 외도에 대한 질문을 했다. 그는 정치권 입문 뒤 정치인들에게 직설적인 말을 많이 해 ‘막말 종결자’라는 비판도 들었고, 국정감사 기간 중 피감기관으로부터 접대를 받아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정치 얘기가 나오자 강원도 사투리를 쓰며 목소리를 높인 그는 “절대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그래도 그 덕에 시야가 넓어졌고 아는 사람도 많아졌다”는 두 가지 결론을 내렸다. 그는 요즘 전남 고흥 영상문화산업 육성사업과 강원도 평화예술촌 건립 등 ‘지역문화 개발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나마 (정치에서) 건진 게 있어 다행”이란다. 26일 개막. 1544-1555.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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