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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성악 같은 록 뮤지컬? 소름 돋는 샤우팅!

등록 2013-05-05 20:14수정 2013-05-05 22:12

앙상블(보조출연자)과 함께 이 작품의 대표 넘버인 ‘수퍼스타’를 부르는 한지상(유다 역·가운데)의 모습. 설앤컴퍼니 제공
앙상블(보조출연자)과 함께 이 작품의 대표 넘버인 ‘수퍼스타’를 부르는 한지상(유다 역·가운데)의 모습. 설앤컴퍼니 제공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지난달 개막 이후 예매율 1위
한지상·마이클 리 가창력 폭발
원곡보다 두 음 높인 곡도 소화
‘유다’의 눈으로 ‘인간 예수’의 생애 마지막 일주일을 그린 ‘록’뮤지컬.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작사가 팀 라이스 콤비가 1969년 만들어 낸 명작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늘 이렇게 한줄로 요약된다. ‘유다’, ‘인간 예수’, ‘록’이라는 3가지 핵심 키워드는 이 작품을 세계적인 문제작이자 흥행작으로 만든 요소다. 한국에서 6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지저스…>는 원작의 이 세가지 키워드를 충실히 살려내며 지난달 26일 개막 이후 줄곧 ‘예매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 ‘유다’를 살려낸 한지상 종교적 색채를 무시할 수 없는 탓일까? ‘유다의 눈으로 바라봤다’는 원작의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항상 <지저스…>에서는 유다보다 예수 역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지저스…>에서는 한지상이 작품의 중심축을 유다 쪽으로 돌려놓으며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원곡보다 두 음이나 높은 버전의 곡을 완벽하게 소화해 오디션에서부터 주목을 받은 한지상은 고음역대의 힘있고 흔들림 없는 보컬로 유다의 존재를 관객들에게 각인시킨다. 지난 2003년 연극으로 데뷔한 뒤 <넥스트 투 노멀>, <그리스>, <스위니토드> 등 다양한 작품으로 경력을 쌓은 덕에 연기도 안정적이다. 예수를 열정적으로 따르고 사랑하다 결국 원망하며 대립하는 유다의 감정변화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면서 작품에 긴장감과 균형감을 유지한다. 특히 예수를 탄핵한 뒤 고통에 몸부림치며 “왜 모든 걸 던지고 (죽으러) 가려 하냐”고 울부짖는 장면에서는 전율마저 느껴진다.

■ 마이클 리의 ‘인간 예수’ “구원자(신)가 아닌, 피와 살을 가진 진짜 인간인 예수”의 모습도 잘 살아났다. 특히 이미 미국에서 네차례나 <지저스…>에 출연한 마이클 리는 예수의 갈등과 고뇌를 섬세하고 입체적으로 표현해낸다. 다소 왜소한 체구마저, 성스럽지만 여린 ‘인간 예수’를 더 잘 표현해내는 듯하다.

겟세마네 동산에 올라 “다가오는 죽음이 너무나 두려워져요…내가 죽어 얼마나 더 위대한 걸 이루시나요”라고 호소하는 클라이맥스에서 그는 온몸이 붉어지고 땀에 흠뻑 젖을 만큼 열창한다. 그의 폭발하는 가창력과 탁월한 심리묘사는 종교를 떠나 모든 관객이 예수의 절절한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재미동포임에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발음은 그의 “피나는 노력”을 증명한다.

■ ‘록’ 본연의 맛을 살린 편곡 “명성보다는 록 창법 위주로 배우들을 뽑았다”는 이지나 연출가의 말처럼 이번 공연은 록 뮤지컬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동안 끊임없이 재해석된 <지저스…>는 고음역대에 대한 배우들의 부담 때문에 록이 아닌 ‘성악’에 가까운 발성법으로 노래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예수와 유다뿐 아니라 빌라도·제사장까지 샤우팅하는 ‘록 창법’을 구사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저스…>의 배우 드루 새리치나 스티브 발사모식 창법을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기대할 만하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에 전자 사운드를 곁들인 정재일 음악감독의 파격적인 편곡 역시 듣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120분 동안의 공연을 보고 나면 한 편의 록 콘서트를 본 것처럼 귀가 얼얼할 정도다. 6월9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1566-1369.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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