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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한국뮤지컬, 도쿄서 1년 내내 본다

등록 2013-05-09 19:52

(※클릭하면 이미지가 커집니다.) 한국 창작뮤지컬 <카페인>이 공연되고 있는 도쿄 어뮤즈 뮤지컬 시어터를 가득 메운 일본 관객들(왼쪽 사진)과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오른쪽 위). 이 극장은 1년 내내 한국 뮤지컬을 무대에 올린다. 씨제이이앤엠 제공
이번엔 우리 차례…또다른 ‘한류 바람’

한국 전용극장 ‘어뮤즈’에서
카페인·싱글즈 등 릴레이공연
한류스타 티켓파워 벗어나
작품·전문배우로 승부수 띄워
일본인 사오리(37)는 지난달 25일 도쿄 ‘어뮤즈 뮤지컬 시어터’에서 한국 뮤지컬 <카페인>을 관람했다. 그는 지난 3월에는 좋아하는 한류 스타인 슈퍼주니어의 규현이 나오는 뮤지컬 <삼총사>를 보려고 3박4일 일정으로 서울을 방문하기도 했다. 사오리는 “처음에는 (한류)스타를 보기 위한 목적이 컸지만, 이젠 한국 뮤지컬 자체에도 관심이 많아졌다”며 “<카페인>에 출연한 여배우(윤공주)는 처음 접했지만, 가창력이 좋아서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일본 팬들의 관심이 늘어나며 한국 뮤지컬의 일본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2007년 <사랑은 비를 타고>가 처음으로 진출한 이래 <미녀는 괴로워>(2011), <광화문 연가>(2012), <잭 더 리퍼>(2012) 등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 속도를 붙게 했다. 특히 올해는 도쿄에 한국 창작 뮤지컬을 공연하는 전용 공간이 마련되고, 창작 뮤지컬의 개별 진출도 느는 등 가히 절정을 맞고 있는 모양새다. 케이팝과 드라마에 이어 뮤지컬이 일본에서 또다른 한류를 만들어낼까?

최근 국내 최대 뮤지컬 제작업체 씨제이이앤엠이 일본의 대표적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어뮤즈와 맺은 업무협약에 따라, 도쿄 롯폰기의 ‘어뮤즈 뮤지컬 시어터’(900석 규모)는 1년 내내 한국 창작 뮤지컬 상연에 들어갔다. 개막작 <카페인> 공연을 시작했고 앞으로 <싱글즈> <풍월주> <김종욱 찾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등 연평균 8~10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어뮤즈 쪽은 “지난달 개관한 어뮤즈 시어터는 한국의 대학로 공연장을 본뜬 극장으로, 일본 내 첫 한국 뮤지컬 전용관”이라며 “일본 공연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국내 공연계에선 씨제이이앤엠의 진출이 한국 창작 뮤지컬의 ‘작품의 질’과 ‘전문 배우의 역량’만으로 일본 시장에 도전해 경쟁력을 시험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녔다고 평가한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한류 스타’의 티켓 파워에만 의존해온 편이기 때문이다.

성공 사례로 꼽히는 <광화문 연가>의 경우 유노윤호(동방신기), 지오·승호(엠블랙), 양요섭(비스트), 최민환(에프티아일랜드) 등 수만명의 일본 팬을 거느린 한류 스타들이 대거 참여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평균 좌석점유율 81.5%를 기록하며 일본 진출 대극장 뮤지컬로는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다는 <잭 더 리퍼>도 성민(슈퍼주니어), 창민(투에이엠) 등 한류 스타가 포진해 있었다.

<잭 더 리퍼>에 이어 오는 8월 <삼총사>를 도쿄 분카무라 오처드홀에 올리는 엠뮤지컬 김민향 홍보팀장은 “한류 스타를 기반으로 한 뮤지컬의 일본 시장 진출이 초기 단계였다면, 이제는 한국 뮤지컬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을 높여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중·장기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번 씨제이이앤엠의 어뮤즈 시어터 흥행 결과는 향후 한국 뮤지컬이 일본 시장에서 장기 생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씨제이이앤엠 홍보 담당 민지혜씨는 “개막작 <카페인>은 창작 작품이고 한류 스타도 없지만 개막 뒤 평균 80~90% 이상의 좌석점유율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시도가 성공할 경우, 한국 뮤지컬들의 일본 진출이 좀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씨는 “공연 예정작들은 한국 창작 뮤지컬들의 강점인 다양한 장르의 노래와 톡톡 튀는 대사로 젊은 감성에 호소하는 작품들이다. 한국보다 시장이 크지만 작품도, 작가도, 배우도 노쇠해 침체기에 있는 일본 뮤지컬계의 틈새를 파고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국의 독특한 정서’를 담은 창작 뮤지컬들이 개별적으로 일본 공략에 나서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화려한 휴가>가 이틀 동안 도쿄 티아라고토에서 3차례 공연될 예정이다. 취업시장에서 고전하던 젊은 백수의 성공 실화를 다룬 <총각네 야채가게>도 도쿄를 거쳐 11~12일 오사카 모리노미야 필로티홀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전문잡지 <더 뮤지컬>의 박병성 편집장은 “한국 뮤지컬의 자체 경쟁력이 아직은 약하지만 앞으로 더 가속화될 한·중·일 ‘원 아시아 마켓’을 선점한다는 차원에서 일본 진출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일본과의 지속적인 합작을 통해 투자환경과 제작환경이 개선될 경우 더 좋은 작품도 많이 생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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