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유다 역으로 뮤지컬계 새 대형스타로 떠오른 한지상씨는 “송곳처럼 관객의 마음을 찌르는 배우”가 꿈이라 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한지상
뮤지컬 오디션 시험 덜컥 합격
연기에 입문한 건 순전히 ‘운’
군대 고참이 조승우, 끝내줬죠 애인 있는 여자 짝사랑하는데
강렬하면서 섬세한 유다 연기
감정이입 훨씬 도움 되더군요 조승우 이후 뮤지컬계에 새로운 대형 스타가 떠오르고 있다. 요즘 공연중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유다역을 맡은 배우 한지상(31)씨다. 3~4 옥타브를 넘나드는 힘있는 목소리와 섬세한 내면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예수 역의 마이클 리, 박은태는 물론 같은 유다 역으로 캐스팅된 가수 윤도현보다도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잘생긴 외모에 배우로서 적당한 체격(176㎝, 63㎏), 그리고 ‘엄친아’라 불리는 성장배경까지 더해져 팬들 사이에서 “제2의 조승우”라고 불리며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난 이 배우,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다. 수줍은가 하면 지나치게 솔직하고, 겸손한가 하면 건방질 만큼 당당하다. “나는 약간 4차원”이라는 그의 표현이 딱 맞는다. 학창 시절 전형적인 모범생에, ‘엄친아’였던 그는 어떻게 끼가 넘치는 뮤지컬 배우가 된 걸까? ■ 수줍음 “흔히 말하는 ‘끼’는 전혀 없었다”고 스스로 말한다. 학창 시절 자기소개를 할 때 “얼굴이 벌게져 어버버하기 일쑤”였던 학생이었고, 공부는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별명 자체가 ‘모범생’이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스스로도 그런 성격이 답답했고 “마음속의 무언가를 표현해보고 싶어” 삼수 끝에 연극영화과(성균관대)에 진학했다. 인기 배우 이민정씨가 그의 과동기다. “너무 잘생기고 예쁘고 끼가 넘치는 친구들이 많아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은 못했어요. 배우가 된 뒤로는 노래와 연기를 할 때 한지상이 아닌 극중 역할에 맞는 가면을 쓴다고 생각하니까 예상외로 할 만하더라고요.”
■ 겸손함 그는 “스무살까지 노래를 잘하는지 전혀 몰랐다”고 했다. 연기에 입문하게 된 것도 순전히 ‘운’이었다고 말한다. 대학 2학년 때, 그는 뮤지컬 <그리스> 오디션에 시험 삼아 도전했다. 그런데 덜컥 합격했다. 이후 <스위니 토드>, <어쌔신>, <돈 주앙> 등의 작품에 연이어 출연하게 됐다. 자신도 놀랄 정도로 뮤지컬 배우로서 입지가 다져졌다.
배우로 자리잡으면서 그는 2009년 27살이란 늦은 나이에 입대를 했다. 한창 이어지던 경력에 큰 공백이 생길 수 있는 불안함이 컸을 법한데 그는 “또 운이 좋았다”고 했다. “서울경찰홍보단 호루라기 연극단에 배속됐는데, 고참이 조승우씨였어요. 최고의 뮤지컬 배우 바로 곁에서 배운 셈이죠. 그리고 운도 계속 좋았어요.” 말년 휴가 때 몰래 본 <넥스트 투 노멀> 오디션에 합격했다. 이 작품으로 한지상이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게 된다.
■ 엉뚱함 <지저스…>는 한지상을 위한 작품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이 작품에서 그는 돋보인다. 한지상이 선보이는 유다는 입체적이다. 예수를 사랑하다가 배신하는 유다의 모습이 실감나기 때문에 관객들은 절로 그에게 동화된다. “동성애냐고 오해할지 모르지만(웃음), 진심으로 (예수 역의) 마이클 리와 박은태를 사랑하기 때문에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설정이어서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상대 배우를 사랑하고 소통하기를 원했고, 그래서 감정이입이 훨씬 쉬웠다는 것이다. “난생처음으로 애인 있는 여자를 짝사랑하고 있는데, 그것 역시 도움이 된 것 같고요.”
■ 당당함 “건방져 보이겠지만 롤모델은 없어요. 롤모델은 일종의 벤치마킹인데, 지금은 스스로에게 집중하기도 바쁘거든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헤드윅>도 <지킬 앤 하이드>도 <맨 오브 라만차>도 하고 싶어요. 좀더 나이를 먹으면. 당장은 한지상을 선택해주는 작품,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오케이죠. 참, 이 말은 핵심이니까 꼭 기사에 써주세요. ‘송곳처럼 관객의 심장을 찌르는 배우, 유다처럼 입체적인 캐릭터를 해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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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고참이 조승우, 끝내줬죠 애인 있는 여자 짝사랑하는데
강렬하면서 섬세한 유다 연기
감정이입 훨씬 도움 되더군요 조승우 이후 뮤지컬계에 새로운 대형 스타가 떠오르고 있다. 요즘 공연중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 유다역을 맡은 배우 한지상(31)씨다. 3~4 옥타브를 넘나드는 힘있는 목소리와 섬세한 내면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예수 역의 마이클 리, 박은태는 물론 같은 유다 역으로 캐스팅된 가수 윤도현보다도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잘생긴 외모에 배우로서 적당한 체격(176㎝, 63㎏), 그리고 ‘엄친아’라 불리는 성장배경까지 더해져 팬들 사이에서 “제2의 조승우”라고 불리며 인기가 치솟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난 이 배우,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다. 수줍은가 하면 지나치게 솔직하고, 겸손한가 하면 건방질 만큼 당당하다. “나는 약간 4차원”이라는 그의 표현이 딱 맞는다. 학창 시절 전형적인 모범생에, ‘엄친아’였던 그는 어떻게 끼가 넘치는 뮤지컬 배우가 된 걸까? ■ 수줍음 “흔히 말하는 ‘끼’는 전혀 없었다”고 스스로 말한다. 학창 시절 자기소개를 할 때 “얼굴이 벌게져 어버버하기 일쑤”였던 학생이었고, 공부는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별명 자체가 ‘모범생’이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스스로도 그런 성격이 답답했고 “마음속의 무언가를 표현해보고 싶어” 삼수 끝에 연극영화과(성균관대)에 진학했다. 인기 배우 이민정씨가 그의 과동기다. “너무 잘생기고 예쁘고 끼가 넘치는 친구들이 많아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은 못했어요. 배우가 된 뒤로는 노래와 연기를 할 때 한지상이 아닌 극중 역할에 맞는 가면을 쓴다고 생각하니까 예상외로 할 만하더라고요.”
유다 역을 맡은 한지상이 예수·마리아와 함께 대표 넘버 중 하나인 ‘모두 잘 될거야’를 부르고 있다. 설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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