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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엄친딸? 열등감이 절 키웠어요”

등록 2013-07-08 20:23수정 2013-07-08 20:53

이하늬(30)
이하늬(30)
뮤지컬 ‘시카고’ 이하늬

어린 시절 엄마·언니와 비교당해
중3 때 난 춤바람은 뮤지컬 밑거름

두달 동안 하루 10시간 넘게 연습
“이하늬 잘한다” 소리 듣는게 목표
“뮤지컬을 하니 노래방도 클럽도 안 가도 되고 좋아요. 모든 끼를 무대에서 분출할 수 있으니까요. 하핫~.” 6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막이 오른 뮤지컬 <시카고>에서 살인자이면서도 관능미 넘치고 욕망에 솔직한 ‘록시 하트’ 역을 맡은 이하늬(30)는 평소 모습도 ‘록시’ 그 자체였다. 이미지 관리를 위해 적당히 둘러대거나 감추는 건 그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스스로 “솔직함이 나의 진정성”이라고 말할 정도다.

서울대 국악과 졸업, 2006 미스코리아 진, 어머니는 유명 여대 국악과 교수, 아버지는 고위공무원…, ‘스펙’만 놓고 보면 누구나 부러워할 ‘엄친딸’이다. 하지만 그는 “어린 시절이 ‘열등감’과 ‘트라우마’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공부도 연주도 잘하는 언니, 국악계의 명사인 엄마 때문에 늘 비교당한다는 느낌이었어요. 누구의 동생·딸이 아닌 나 스스로이고 싶은데…. 지금도 집에선 미운 오리새끼 같은 기분이죠.”

그래서일까? 국악을 하면서도 늘 허기가 졌다고 한다. 어머니는 딸이 ‘안정된 국악의 길’을 가기를 원했지만, 춤추고 노래하고 싶은 끼를 다 발산하기엔 국악은 너무 정적이었다. 그런 생각은 반항으로 이어졌다. “중학교 3학년 땐 입시가 코앞인데 백댄서 되겠다며 친구들과 연습실 빌려 춤추고…. 하핫. 엄마는 그런 제게 ‘넌 가만있어도 섹시하니, 히힛, 옷도 조신하게 입으라’며 단속 엄청 하셨죠.” 그래도 그는 “그때 그 ‘춤바람’이 결국 뮤지컬을 하는 데 밑거름이 됐고, 국악을 했던 경험이 무대에 대한 공포를 없앤 것 같다”는 긍정적 결론을 내놓았다.

그렇게 감출 수 없는 ‘끼’는 미스코리아, 탤런트, 영화배우를 거쳐 결국 ‘뮤지컬 배우’에까지 이어졌다. “뮤지컬은 춤·노래·연기가 합쳐진 종합예술이잖아요? 제가 원했던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할 수 있어 밤에 잠을 못 잘 만큼 행복해요.”

‘밑바닥부터 시작하지 않고 바로 주역 자리를 꿰찬 건 특혜 아니냐’는 껄끄러운 질문을 던졌다. 그는 “제가 안고 가야 할 숙제”라고 수긍하며 “그래서 두 달 동안 하루 10시간도 넘게 연습만 했다”고 말했다. “국악 할 때 엄마가 늘 ‘100번 연습한 놈과 101번 연습한 놈은 다르다’고 저를 단련시켰는데, 그건 뮤지컬 무대도 마찬가지더라고요. 무대는 편집도, 사진 보정도 없으니까요.”

지난 두 달 동안 지방투어 공연을 하며 “이하늬, 생각보다 잘한다”는 평가를 자주 들었다는 그는 “이젠 ‘생각보다’라는 수식어를 떼는 것이 목표”라며 웃었다.

그는 <시카고>를 하며 ‘여배우의 나이듦’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중이라고 했다. “극중 ‘난 내 의지와 관계없이 나이를 먹어가고 있어’라는 록시의 대사를 하며 울컥해요. 저도 이젠 30대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좀더 나이가 들면 록시에게 사사건건 밀려나는 벨마 역도 꼭 해보고 싶어요. 인순이, 최정원 선배님처럼 관록있게, 멋지게.”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킹콩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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