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이 3년 만의 신곡 ‘브이’(V)로 돌아왔다. 박찬욱·박찬경 형제 감독이 연출한 파격적인 뮤직비디오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에이바필름앤엔터테인먼트 제공
신곡 ‘V’로 돌아온 퍼포먼스의 여왕
이정현이 3년 만에 내놓은 신곡 ‘브이’(V)는 파격적인 뮤직비디오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찬욱·박찬경 형제 감독이 연출한 뮤직비디오는 공포와 유머가 기묘하게 뒤섞인 단편영화 같다. 다리가 없는 여인들이 줄넘기를 하는 장면, 두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입술이 있는 이정현의 얼굴이 섬뜩하면서도 우스꽝스럽다.
29일 만난 이정현은 “박찬욱 감독님과의 식사 자리에서 큰 기대 없이 부탁드렸는데 기꺼이 맡아주셔서 눈물 나도록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가 박 감독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아이폰으로 찍은 실험적인 단편영화 <파란만장>(2011)에 출연하면서다. 당시 서로 잘 아는 사이가 아니었는데도 박 감독이 전화를 걸어와 출연을 제안했고, 평소 박 감독을 존경하던 이정현은 흔쾌히 수락했다. “평소에는 꺼리던 무당 역할이었는데도 말이죠.”
이정현은 가수보다 영화배우로 먼저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열렬한 팬이었던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연예인 되면 태지 오빠를 볼 수 있겠지?’ 하는 심정으로 무작정 영화배우 오디션에 갔다가 덜컥 합격했다. 그렇게 해서 출연한 데뷔작이 장선우 감독의 <꽃잎>(1996)이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에서 정신이 온전치 않은 소녀 역을 신들린 듯한 연기로 소화해 대종상과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휩쓸었다.
공포·유머 섞여 기묘한 뮤비
박찬욱·박찬경 형제가 연출
“연말 단독공연 하고 싶어요
촬영 마친 영화도 내년 개봉” 중앙대 영화학과에 진학한 이정현은 클럽에 갔다가 테크노 음악에 빠져들었다. 클럽에서 열정적으로 춤추던 그를 눈여겨본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음반 제작자 신철 프로듀서였다. 신 프로듀서의 제안으로 이정현은 1999년 댄스그룹 구피의 ‘게임의 법칙’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춤을 췄다. 이후 여기저기서 가수 데뷔를 제안해와 그해 말 ‘와’, ‘바꿔’ 등 히트곡을 담은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한 손에 부채를 들고 머리에는 커다란 비녀를 꽂고 손가락에 낀 반지 마이크로 노래하던 이정현은 파격 그 자체였다. 소속사의 거센 반대에도 이정현이 밀어붙인 콘셉트였다. ‘테크노 여전사’라는 별명을 얻으며 열풍을 일으켰다. 이후 ‘너’, ‘미쳐’, ‘반’ 등 히트곡 행렬을 해마다 이어갔다. 2000년 국내 가수로선 거의 처음으로 중국에도 진출해 큰 인기를 모았다. 가수 활동에 몰두하느라 이정현은 한동안 영화계를 떠나 있었다. <꽃잎>의 ‘미친 소녀’와 ‘테크노 여전사’ 이미지가 굳어진 탓에 공포영화 섭외만 들어와 일부러 사양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를 다시 영화계로 불러준 이가 박찬욱 감독이다. 이후 지난해 개봉한 <범죄소년>에도 출연했고, 내년에 개봉할 <명량-회오리바다> 촬영도 마쳤다. “할 수만 있다면 연기도 노래도 모두 잘하고 싶다”고 이정현은 말했다. “오랜만에 국내에서 가수 활동을 하니 참으로 반갑고 재밌다”는 그는 단 2주 동안만 신곡 활동을 하고 새달 5일 중국으로 떠난다. 예정된 공연 일정 때문이다. 이정현은 중국에서 매년 10차례 넘게 공연할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 팬들이 크게 반겨주셨는데 또 떠나야 한다니 정말 아쉬워요.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 연말 공연을 하고 싶어요. 가수 활동 14년 동안 아직 국내 단독공연을 한 번도 못했거든요.” “20대 때는 정신없이 일만 하다가 30대가 되니 여유와 넓은 시각을 갖게 돼서 좋다”는 그는 “이제 연애도 하고 싶고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도 출연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하도 연애를 안 했더니 누굴 만나야 할지 모르겠네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해주세요.”(웃음)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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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박찬경 형제가 연출
“연말 단독공연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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