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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꿈에서도 ‘죽음’ 경험할 만큼 푹 빠졌어요”

등록 2013-08-22 19:51수정 2013-08-22 20:05

박효신씨
박효신씨
[문화‘랑’] 뮤지컬 ‘엘리자벳’ 열연 박효신씨
하루 15시간 이상 두달반 연습
‘박효신의 재발견’ 찬사 끌어내
“토드(독일어로 ‘죽음’이란 뜻) 역할에 분위기를 더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 네일아트를 받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빠져들어 제 스타일이 됐어요. 어때요?”

박효신(32)은 검은색 매니큐어와 십자가 장식, 큐빅으로 화려하게 단장한 손을 불쑥 내밀었다. “디자인도 제가 한 거예요. 작은 부분이지만 역할에 더 몰입하려는 노력이죠. (귀)연골에 피어싱도 했어요. 멀리 있는 관객들에겐 안 보이겠지만. 헤헷.”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오스트리아의 황후 엘리자벳을 비극으로 이끄는 ‘죽음’ 역을 맡아 열연중인 박효신은 “꿈에서도 죽음이 되는 경험을 할 만큼” 배역에 푹 빠져 있다고 했다. 2000년 <록 햄릿> 이후 13년 만에 다시 ‘뮤지컬 배우’로 변신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터다. 인기 가수인 그가 군 제대 후 앨범을 내는 것도 미룬 채 뮤지컬로 복귀한 이유는 뭘까?

“콘서트 콘셉트를 잡으려고 뮤지컬을 많이 봐요. 지난해엔 <오페라의 유령> 25주년 내한공연을 봤는데, 13년 전 뮤지컬 했던 때가 떠올랐어요. 다시 하고 싶은 거예요. 미치도록.”

연거푸 두번 <오페라의 유령>을 본 뒤 한국 뮤지컬 <레베카>를 보러 간 그는 공연장에서 우연히 <엘리자벳> 기획사 이엠케이뮤지컬 엄홍현 대표를 만나 뮤지컬에 출연할 기회를 잡았다.

“가수가 뮤지컬에서 주연을 꿰차는 것에 대해 비판이 많죠. 그래서 먹고 자는 시간 빼고 두 달 반 동안 하루 15시간 이상 연습했어요.” 그는 이 기간 동안 노래·연기·발성 수업은 물론 자세교정을 위해 발레교습도 받았다. “요제프 황제 역의 (민)영기 형이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록 햄릿> 주연을 맡았을 때 앙상블을 했어요. 지금 형은 실력만으로 뮤지컬 스타가 됐잖아요. 형한테 묻고 또 물으며 연습했죠.”

초연부터 전석 매진을 기록한 후배 김준수와 같이 캐스팅된 것이 부담스럽지 않았냐고 물었다. “준수 때문이 아니라 제 스타일의 ‘죽음’을 만들어내고, 그게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걱정했어요. ‘박효신표 죽음’은 엘리자벳을 사랑하는 인간적 모습과 저승사자 같은 초월적인 모습이 공존하는 마력적인 존재죠. 그렇게 보였나요?”

걱정은 기우였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놀랍도록 세밀한 연기는 팬들로부터 ‘박효신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끌어냈다. 들숨과 날숨 하나까지 사전에 다 계획해 연기하고, 마이크 때문에 한 손만 쓰던 가수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두 손을 쓰는 것에 신경을 쓰는 등 세심하게 노력한 덕일 것이다. “매번 무대에 오르기 전 자신감 충전을 위해 자기최면을 걸어요. ‘200% 보여주겠어. 다 사로잡겠어!’ 이게 통한 걸까요? 헤헷.”

박효신은 1999년 데뷔해 정규음반 6집까지 이어가며 승승장구하다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30억원 넘는 빚을 지고 개인회생 절차까지 밟는 등 파란만장한 20대를 보냈다. 이제 그는 30대를 고민한다. “꼭대기에서 밑바닥까지 다 겪었죠. 그래서 제게 30대는 새로운 시작이에요. 이제 두려움은 좀 덜하고, 의욕이 넘쳐요. 뮤지컬도 그 의욕 중 하나라 앞으로도 계속 할 거예요.”

가수로는 올겨울 발매를 목표로 ‘다양한 인생 얘기’를 담은 새 앨범도 준비중이라고 한다. “가수든 뮤지컬 배우든, 중요한 건 내가 행복해지는 거란 걸 깨달았어요. 저 평소엔 잘 못 노는 재미없는 사람인데…. 행복해지려면 이제 연애도 해야겠죠? 헤헷.”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이엠케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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