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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매혹적인 은행 강도 ‘보니 룩’으로 세상을 훔치다

등록 2013-09-12 19:40수정 2013-09-12 20:17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미 청춘들 대공황 혼란 다룬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뮤지컬로
브이넥·긴치마·비스듬한 모자 등
30년대 패션 열풍 일으킨 ‘보니룩’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의상 눈길
보니룩 입으면 20% 할인 행사도

보니룩을 아시나요?

브로드웨이의 최신 화제작인 <보니 앤 클라이드>가 지난 4일 한국 무대에 오르면서 ‘보니룩’(보니 옷차림)이 뮤지컬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니와 클라이드는 1930년대 미국 경제공황 시대 유명했던 은행 강도들이다. 살인적인 실업률에 시달리던 당시 젊은층은 보니와 클라이드를 단순한 범죄자가 아닌 ‘시대의 반항아’로 여기며 이들에게 환호했다. 이들의 얘기는 1967년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원제: 보니 앤드 클라이드)로 만들어져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영화에서 보니 파커로 열연한 페이 더너웨이의 옷차림은 ‘보니룩’으로 명명되면서 때아닌 ‘30년대식 패션 열풍’을 불러온 바 있다. 이후로도 보니룩은 시대별로 재해석되며 하나의 패션 코드로 정착된다.

작은 사진은 뮤지컬에서 등장한 보니룩 의상 스케치. 엠뮤지컬 제공
작은 사진은 뮤지컬에서 등장한 보니룩 의상 스케치. 엠뮤지컬 제공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는 영화를 새롭게 각색했다. 2013년 뮤지컬 속 ‘보니룩’은 어떻게 재해석됐을까? 패션에 관심이 있는 관객들이라면 ‘보니룩’에 집중해보는 것도 작품의 재미를 더하는 관전포인트가 될 듯하다.

■ 1930년대 스타일의 매력 1920년대가 여성의 가슴을 납작하게 하는 소년풍 패션이 인기였다면, 30년대에는 가슴을 크게 강조한 성숙한 느낌의 여성 패션이 유행했다. 대량 실업과 빈부격차 탓에 당시 대중적 오락이었던 영화의 환상 속으로 도피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진 할로 등 섹시한 여배우들의 패션이 크게 유행한 것이다. 또 불황 탓에 직장 여성을 가정으로 돌려보내려는 운동이 일어나면서 여성에게 전통적이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팽배해진 점도 패션에 영향을 미쳤다.

영화 속 보니룩 역시 이런 30년대 패션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김민자 서울대 교수(의류학)는 “기본적으로 길고 날씬한 스타일이 유행했는데, 상의는 어깨가 넓고 각진 박스형 재킷에 하의는 허리가 꼭 끼고 엉덩이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치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또한 무늬가 있는 시폰과 꽃무늬 직물이 크게 유행하는가 하면, 반대로 검은색 테일러드슈트와 흰색 실크 블라우스도 인기를 끌었다. 처음으로 파마(웨이브) 헤어스타일도 등장했다. 모자는 당시 여성들의 필수품으로, 편평하고 챙이 작은 스타일을 한쪽 귀와 눈이 가려질 정도로 비스듬히 눌러썼다.

1930년대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은행 강도 보니와 클라이드의 이야기는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유명하다. 실제 보니 파커의 사진. 엠뮤지컬 제공
1930년대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은행 강도 보니와 클라이드의 이야기는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유명하다. 실제 보니 파커의 사진. 엠뮤지컬 제공
■ 뮤지컬 속 보니룩은 어떻게 변형됐나?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의 의상 역시 30년대의 특징을 잘 살리면서도 실존 인물이었던 보니의 옷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길고 날씬한 실루엣에, 무릎을 살짝 가리는 길이의 고전적 스커트와 깊게 파인 브이넥 스웨터, 긴 카디건, 테일러칼라 재킷 등 실제 보니의 의상을 재현한 것이다. 의상을 담당한 김지연 디자이너는 “특히 치마 옆트임을 많이 줘 트임 사이로 보이는 섹시한 각선미를 강조했다”며 “또한 올 가을·겨울 유행하는 색깔이자 실제 보니가 주로 입었던 색조를 탁하게 한 붉은색(자주색)을 배합해 좀더 여성스럽고 섹시하며 카리스마 있는 분위기로 재해석했다”고 말했다.

공연 첫 부분과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붉은색 드레스는 실제 보니 파커의 옷을 그대로 복제했다. 또 도전적이고 반항적인 보니의 상징물인 베레모는 색깔만 달리해 여러개가 등장한다. 공연중 무대에 비춰지는 보니의 실제 사진과 비교하며 감상하면 더 재미있다. 제작사인 엠뮤지컬은 공연장에 보니룩을 입고 오는 관객들에게 20% 할인을 해주는 이벤트도 진행중이다. 충무아트홀. 10월27일까지. 1588-0688.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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