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남의 일 같은 사람들이 있다. “대체 결혼은 언제 할 거냐”는 가족들의 잔소리가 괴로운 솔로들이다. 외로움이 더 커지기 쉬운 연휴, 솔로들을 위로할 공연이 있으니 걱정 붙들어매시라. 게다가 덤으로 할인 혜택도 있다. 커플들을 위한 ‘손발 오글거리는’ 공연 대신 솔로들이 가볼 만한 공연들을 골라봤다.
■ 배꼽 잡는 코믹컬 <드립걸즈> 한바탕 웃고 싶은 이들이라면 국내 유명 개그우먼들이 총출동해 방송에서 못다 한 개그와 함께 춤·노래 등 볼거리를 선사하는 코믹뮤지컬 <드립걸즈>(사진)가 제격이다. 패딩 점퍼를 입고 “할리라예”를 외치던 ‘김꽃두레’ 안영미를 비롯해 “니들이 수고가 많다”로 배꼽을 잡았던 ‘강 선생님’ 강유미, 개그맨 윤형빈에게 당당히 결혼을 요구했던 ‘국민요정’ 정경미 등이 출연한다. 여기에 티브이엔 <코미디 빅리그>에서 활동중인 이국주·장도연·박나래·서은미가 가세한다. 미용·패션·음악·요리·육아 등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을 소재로 골랐다고 한다. 연휴 동안 모든 관객들에게 막걸리를 제공하고, 3인 이상 가족이 함께 보면 30% 할인 혜택도 준다.
■ 장수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2005년 초연 이후 장수 공연이 된 창작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구멍 뻥 뚫린 솔로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줄 법한 작품이다. 무료 병원의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다음날 생방송 텔레비전 인터뷰를 앞두고 감쪽같이 사라진 하반신 마비 환자 최병호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등장인물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이 하나하나 모습을 드러낸다. 19~22일에는 50% 할인해주고, 현장 구매 고객들을 위한 ‘반값 할인’도 준비돼 있다.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서울이 아닌 관객들이 고향에 다녀온 버스·기차·비행기 승차권을 보여주면 역시 50% 할인을 해주는 혜택 등도 있다.
■ <아메리칸 이디엇>과 <애비뉴 큐> 세계적인 팝 펑크밴드 그린데이의 음악으로 만든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과 초록마녀를 이긴 브로드웨이 화제작 <애비뉴 큐>는 혼자 봐도 즐겁고 동성 친구와 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아메리칸 이디엇>은 5인조 밴드의 생음악으로 ‘록 페스티벌’ 못지않은 감흥을 선사하고, <애비뉴 큐>는 퍼핏(손인형)들의 솔직 과감한 입담을 통해 인종차별·동성애·포르노 등 민감한 사회문제를 화끈하게 풀어낸다. 두 공연 모두 17~22일 연휴기간에 예매하면 30%를 할인해준다.
■ 훈남들의 2인극 <쓰릴미> <구텐버그> 독특하고 감각적인 뮤지컬을 원하는 관객이라면 <쓰릴미>와 <구텐버그>가 제격일 듯하다. 두 공연 모두 인기 남자 배우 두 사람이 이끌어가는 작품들. <쓰릴미>는 리처드 러브와 네이선 레오폴드 유괴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으로 꽃미남이자 천재인 두 청년의 동성애와 살인사건 미스터리를 다뤘다. <구텐버그>는 인쇄기를 발명한 중세인물 구텐베르크가 원래 독일 시골의 와인 제조가였다는 내용의 뮤지컬을 만든 버드와 더그의 브로드웨이 진출기를 다룬 ‘리딩형식’의 공연이다. 단 2명의 배우가 수십개의 모자를 쓰고 20명 이상을 연기한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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