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 발굴한 시모어 스타인
“세계 시장서 가능성 있다 판단”
국내 첫 세계 3대 제작사 음반발매
“세계 시장서 가능성 있다 판단”
국내 첫 세계 3대 제작사 음반발매
4인조 펑크록 밴드 노브레인이 세계적 음반사인 워너뮤직그룹의 부회장 시모어 스타인(사진 오른쪽)의 지휘 아래 미국에 진출한다.
시모어 스타인은 11일 서울 서교동 지에스(GS)자이갤러리에서 열린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던 중 “노브레인의 앨범을 내년에 미국에서 제작할 예정”이라고 ‘깜짝 발표’를 했다. 그는 “노브레인의 음악이라면 세계 시장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녹음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모어 스타인은 팝의 여왕 마돈나와 펑크록의 선두주자 라몬스 등을 발굴한 전설적인 음반 제작자다. 1966년 사이어 레코드를 설립했으며, 지금은 소니뮤직·유니버설뮤직과 함께 세계 3대 음반사로 불리는 워너뮤직 부회장을 맡고 있다. 국내 음악인이 세계 3대 음반사를 통해 미국에서 음반을 발매하는 건 처음이다.
노브레인은 올봄 한국 밴드 북미투어 프로젝트 ‘서울소닉’으로 미국·캐나다에서 공연을 하다가 시모어 스타인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노브레인의 공연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된 시모어 스타인이 음반 제작에 나선 것이다. 계약 과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노브레인이 워너뮤직그룹 산하에 있는 사이어 레코드와 계약을 할 것이다. 유명 프로듀서인 줄리언 레이먼드가 앨범 작업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노브레인은 1997년 데뷔해 크라잉넛과 함께 서울 홍대앞 인디음악판에 펑크록 바람을 일으켰다. 2000년 발표한 1집 <청년폭도맹진가>는 음악 전문가들이 꼽은 한국 100대 명반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넌 내게 반했어’ 등 히트곡을 내며 한국을 대표하는 펑크록 밴드가 됐다. 일부 멤버가 바뀌어 지금은 이성우(보컬·왼쪽), 정민준(기타), 정우용(베이스), 황현성(드럼)으로 이뤄져 있다. 이성우는 “음악산업계의 세계적인 거장과 일하게 돼 무척 기대된다. 한국 록 음악의 가능성을 널리 알려 다른 밴드들의 세계 진출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은석 대중음악평론가는 “노브레인이 큰 성과를 내게 됐다. 이를 계기로 국내 인디 밴드들의 국외 진출이 출발선부터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주요 음반사들이 한국에 아이돌 댄스 음악만 있는 게 아니라 매력적인 다양한 음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점도 큰 소득”이라고 평가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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