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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극단 초인의 무언극 ‘기차’

등록 2005-08-31 17:27수정 2005-08-31 17:27

리뷰 - 절말적 공포를 물리치는 몸짓과 눈빛의 힘
기차역에서 앵벌이를 하는 어린 남매에게 희망은 없다. 소년, 소녀의 철없는 즐거움이 있을 뿐, 물론 그것도 시한부적이다. 그들을 착취하는 포주의 음산한 그림자가 남매의 얼굴에 드리워져 있다. 남매도 그것을 알고 있다. 기계 소리를 실은 바람이 일면 채찍을 든 포주가 나타난다. 남매가 눈을 깜박일 수조차 없는 절망적 공포다.

극단 초인의 무언극 <기차>(박정의 연출)다. 아직도 못 보거나 안 본 이들이 있는가.

지난 7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은 뒤 다시 서울 공연을 시작했다. 프랑스 현지 비평가는 <기차>가 “실로 엄청난 경이로움을 창조해냈다”며 “사회 참여와 대중적 장르인 연극을 어떻게 연결시키는지를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2004년 이집트 카이로 국제실험연극제, 아르메니아 국제연극제에 공식 초청된 데 이어 2006년 일본 요코하마 페스티벌에도 공식적으로 선보인다. 유럽에서 가장 큰 연극 페스티벌인 ‘미모스 마임 페스티벌’에도 공식 참가할 예정이다.

<기차>의 국경은 확실히 사라진 것같다. 깊고 깊은 절망을 사실적, 또는 은유적으로 직시했다기보다 절망하더라도 낙관할 줄 아는 의지의 담지체를 ‘마술사 노부부’라는 해학적 캐릭터로 고스란히 구현해내며 가능해졌다. 특히나 그 표현이 남발하는 언어가 아닌, 가장 솔직하고 명료한 몸짓과 눈빛으로 전달되며 ‘마술’의 힘은 배가된다.

마임, 마술, 음악, 춤 따위가 격정적으로 펼쳐지며 극본상 이 모든 절망을 불러일으킨 전쟁의 주술을 풀어가는 <기차>를 10월2일 대학로 발렌타인극장 1관에서 만난다. (02)3674-5555.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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