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관우
‘나가수’ 출연때 성대 핏줄터져
성대 수술 받고 한동안 휴식
목소리 찾자마자 ‘화애’ 녹음
“소리 되찾지 못할까 두려웠다”
성대 수술 받고 한동안 휴식
목소리 찾자마자 ‘화애’ 녹음
“소리 되찾지 못할까 두려웠다”
지난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공연 무대에서 조관우는 눈물을 흘렸다. 목소리가 제대로 안 나와 관객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했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성대폴립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성대의 실핏줄이 터져 물혹이 생긴 것이다.
목의 상처는 2011년 <문화방송>의 가수 경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나가수)에 출연할 당시 생긴 것이다. 가수 7명 중 꼴찌가 탈락하는 벼랑 끝 게임에서 그는 1위 한번 못하고도 4개월이나 버텼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점차 자신만의 목소리를 잃어갔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하는데, 지지 않으려고 내 소리가 아닌 다른 소리를 마구 질렀어요. 그때 목이 다 망가진 거죠.” 26일 서울 무교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조관우가 말했다.
1994년 데뷔 앨범을 내기까지 그는 오랜 무명가수 생활을 했다. 판소리 명창 조통달의 아들로 국악예고를 다닌 그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19살 때부터 클럽에서 노래했다. 비지스,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 등의 영향을 받아 가성으로 노래하는 팔세토 창법을 익힌 것도 이 무렵이다.
1집 수록곡 ‘늪’의 엄청난 히트로 대번에 인기가수가 된 그는 이듬해 낸 2집의 리메이크곡 ‘님은 먼 곳에’, ‘꽃밭에서’ 등으로 인기몰이를 이어갔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그는 대중의 뇌리에서 점차 잊혀져갔다. 그런 그를 세상에 다시 불러낸 게 ‘나가수’였다. 나가수는 그에게 뿌리치기 힘든 독배였을 터다.
수술을 받고 한달 동안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다. “목소리를 영영 되찾지 못할까 싶어 ‘나쁜 생각’을 한 적도 있었지만, 참고 또 참으니 어느 순간 목소리가 돌아오더라”고 그는 말했다. 목소리를 찾자마자 그는 신곡 ‘화애’ 녹음에 들어갔다. “가니 가니 나를 버리고서, 내가 없는 곳에 너는 멀리 가려 하니.”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아픔을 담은 이 곡을 부르며 그는 “떠나간 연인이 아니라 마치 내 목소리를 향해 노래하는 심정이 들었다”고 했다.
조관우 특유의 애절한 팔세토 창법이 돋보이는 이 노래는 26일 디지털 싱글로 발매됐다. 그가 신곡을 발표한 건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그는 다음달 경쾌한 미디엄 템포의 곡 ‘메이비 유’도 공개할 예정이다. 대학생인 큰아들부터 곧 첫돌을 맞는 늦둥이 막내딸까지 네 자녀에 관한 노래로, 엠시 스나이퍼의 랩도 들어갔다.
조관우는 내년에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정규 9집을 발표할 계획이다. “아직 10대이지만 음악적 재능이 대단히 뛰어난 둘째 아들이 작사·작곡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맡게 될 것”이라고 그는 귀띔했다.
서정민 기자westmin@hani.co.kr, 사진 아자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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