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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뮤지컬 ‘친구’, 부산에서 먼저 보이소

등록 2013-12-04 20:04수정 2013-12-05 09:35

부산에서 막이 오른 뮤지컬 <친구>는 2001년 800만명을 넘게 동원한 영화 <친구>를 원작으로 한다. 사나이들의 우정 외에도 동수-친숙-준석을 둘러싼 삼각관계에 큰 비 중을 둬 영화보다 촘촘하게 이야기를 구성했다. 비오엠코리아 제공
부산에서 막이 오른 뮤지컬 <친구>는 2001년 800만명을 넘게 동원한 영화 <친구>를 원작으로 한다. 사나이들의 우정 외에도 동수-친숙-준석을 둘러싼 삼각관계에 큰 비 중을 둬 영화보다 촘촘하게 이야기를 구성했다. 비오엠코리아 제공
사투리 완벽 재연에 이야기 탄탄
음악 귀에 감기지만 무대는 빈약
지방서 문 연 공연, 성공여부 주목
12년 전인 2001년 개봉해 800만명이 넘는 관객몰이를 했던 영화 <친구>가 뮤지컬로 만들어져 지난주 부산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지난달 14일 개봉한 영화 속편 <친구2>가 3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했기에 뮤지컬 <친구> 역시 이 바람을 타고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 지방에서 시작한 창작 공연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부산사람도 인정한 완벽 사투리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내가 니 시다바리가?” 원작 영화 속 ‘명대사’가 유행어가 되며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것은 감칠맛 나는 사투리 때문. 뮤지컬 <친구>는 작품 배경인 부산에서 먼저 공연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사투리를 살리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결과적으로 부산 출신 배우들을 섭외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주인공 동수 역(장동건)의 조형균과 안재모, 준석 역(유오성)의 창민(투에이엠)은 부산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낼 만큼 ‘오리지널 사투리’를 구사해냈다. 이승호(48·부산 해운대구)씨는 “텔레비전 속 사투리는 어색한 경우가 많은데, 오늘 공연에서는 모든 배우가 부산 사람이라 해도 좋을 만큼 완벽했다”며 “지역에서는 좋은 공연을 오래 보기가 힘든데 <친구>를 통해 그런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 세밀한 이야기, 풍성한 음악 영화(무비)를 뮤지컬로 만든 ‘무비컬’이 빠지기 쉬운 함정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기에 이야기를 손보는 것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뮤지컬 <친구>는 동수와 준석이 왜 서로 다른 조직에 가담하게 됐는지, 동수 살해범의 진짜 배후는 누구인지 등을 동수의 관점에서 영화보다 훨씬 더 설득력 있고 촘촘하게 그려냈다. 특히 동수가 진숙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계기를 ‘엄마의 부재’에서 끌어오는 등 영화보다 동수-진숙-준석의 삼각관계, 곧 사랑에 비중을 더 많이 둔 느낌이다.

음악에도 많은 공을 들인 티가 뚜렷하다. 어머니와 진숙을 그리워하는 장면에서 동수가 부르는 ‘분냄새’, 동수와 준석이 대립각을 세울 때 나오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네’, 전체 주제곡이라 할 수 있는 ‘친구’ 등 귀에 착 감기는 곡들이 여럿이다. 또 ‘배드 케이스 오브 러빙 유’와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등 익숙한 영화 삽입곡을 라이브로 듣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다만 뮤지컬임에도 대사의 분량에 견줘 노래의 비중이 다소 적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좀 아쉽다.

■ 창민의 재발견, 빈약한 무대는 약점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선 굵은 연기와 고음의 노래를 소화해야 하는 준석 역에 아이돌 스타 창민이 캐스팅된 점이다. 티켓 파워만 믿고 주역에 캐스팅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그동안 <삼총사>, <잭더리퍼> 등에 출연하면서 실력을 다져온 창민은 <친구>에서 ‘상남자’ 연기는 물론 뛰어난 가창력을 보여줬다. 뮤지컬 <친구>의 가장 큰 소득이 될 듯하다.

아쉬운 점도 있다. 서울의 뮤지컬 전용극장과 달리 좌우가 길고 높이는 높은 하늘연극장의 특성을 무대 장치가 잘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초 ‘질주 장면’에서 계획됐던 움직이는 무대 장치 등은 없어졌고, 가뜩이나 넓은 무대는 빈약한 세트 탓에 휑해 보였다. 제작비 등 현실적 어려움 탓이 크겠지만, 부산 성공을 발판으로 서울 진출을 고려한다면 무대 장치의 보완은 필수적일 듯하다.

부산/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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