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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레미제라블에 열광하고, 김광석의 추억에 젖었다

등록 2013-12-25 15:44수정 2013-12-25 21:16

뮤지컬 ‘레 미제라블’
뮤지컬 ‘레 미제라블’
‘흥행 톱 10’으로 본 뮤지컬 지형도

대사없이 노래로만 극 구성한
빅토르 위고 두 작품 1·2위 등
10편 중 5편이 유럽 뮤지컬
“쇼 위주의 브로드웨이 식상
역사와 철학 담긴 작품 선호”

고 김광석 노래 엮은 3편도
20∼30대 젊은층 끌어모아
최근 몇 년 동안 해마다 5~10% 이상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온 한국 뮤지컬 시장. 이런 성장세는 2013년에도 이어졌다. 인터파크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뮤지컬 티켓 판매 금액은 모두 1767억원으로 지난해(1661억원)에 견줘 6%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위키드>, <고스트> 등 100억원대의 대작을 비롯해 어느 해보다 초연 공연도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다소 저조한 성장세라는 분석과 함께 “순수익은 오히려 줄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장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작품들이 많이 늘어난 탓에 수익성은 나빠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 한해 뮤지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20~30대에 집중됐던 관객층이 40~50대까지 넓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올해 어떤 뮤지컬들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을까? 판매 순위 10위 안에 든 작품들 중심으로 2013년 뮤지컬계의 지형도를 살펴봤다.

■ 유럽 강세, 브로드웨이 주춤 인터파크가 지난 1월1일~12월10일 티켓 예매분을 분석한 결과 판매순위 1위에 오른 공연은 <레미제라블>(영국), 2위 <노트르담 드 파리>(프랑스), 3위 <엘리자벳>(오스트리아), 4위 <레베카>(오스트리아)였다. 판매순위 1위에서 4위까지 모두 유럽 뮤지컬들이 차지했다. <몬테크리스토>(체코)가 9위에 올라 10위 안에 유럽 라이선스 뮤지컬이 모두 다섯편이나 올랐다. 2000년대 후반부터 불기 시작한 유럽 뮤지컬 바람이 올해에도 계속된 것이다. 반면 한때 한국 뮤지컬 시장을 주름잡았던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다소 주춤하는 양상이다. <아이다>(5위)와 <시카고>(8위) 두편만 순위권에 진입했을 뿐이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엘리자벳>, <레베카> 등을 수입한 떼아뜨로 관계자는 “쇼뮤지컬 위주의 브로드웨이식 뮤지컬에 피로감을 느끼는 관객들이 늘면서 한국 공연계의 중심축이 자연스레 유럽으로 넘어가는 추세”라며 “역사와 철학이 담긴 이야기들을 웅장하고 묵직한 음악에 담아내는 유럽 뮤지컬이 한국 관객들의 취향에 잘 맞는 듯하다”고 유럽 뮤지컬 돌풍을 풀이했다.

내년에도 프랑스 루이14세의 이야기를 다룬 <태양왕>, 프랑스 혁명을 불러일으킨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다룬 <마리 앙투아네트>가 초연할 예정이어서 유럽 뮤지컬의 강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 빅토르 위고와 성스루의 인기 돌풍 올해 티켓 판매량 1·2위를 차지한 <레미제라블>과 <노트르담 드 파리>는 모두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했고, 대사 없이 노래로만 극 전체를 이어가는 ‘성스루(Sung-through) 뮤지컬’이란 공통점이 있다.

<레미제라블>은 지난해 말 개봉해 5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상반기 흥행에 대성공한 영화와 맞물려 상승작용을 일으켰다. 한국어 초연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10개월 동안 용인·서울·대구·부산 등 전국을 돌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노트르담 드 파리> 역시 탄탄한 원작의 힘을 바탕으로, 윤형렬·마이클 리·최민철 등 실력파 배우들을 앞세워 흥행과 평단에서 모두 호평받았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라이선스 성스루 작품을 한국어로 옮길 때 대사가 없다는 점은 자칫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정확히 전달하기 힘들다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위고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레미제라블>과 <노트르담 드 파리>는 그런 단점을 극복할 수 있었고, 오히려 웅장한 음악이 가진 힘 때문에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뮤지컬 ‘그날들’
뮤지컬 ‘그날들’

뮤지컬 ‘디셈버’
뮤지컬 ‘디셈버’

■ 창작 뮤지컬들은 주춤, 김광석의 해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들의 인기 속에서 창작 뮤지컬은 제작 편수나 흥행 면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장유정 연출가, 장소영 음악감독 콤비가 뭉쳐 만든 <그날들>(7위)과 장진 감독, 영화배급사 뉴가 손잡은 <디셈버>(10위) 등 2편만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이 두 작품을 제외하고 대극장 창작뮤지컬로는 <해를 품은 달>, <친구> 등 극소수의 작품만이 무대에 올랐다. 김선경 인터파크 홍보팀장은 “올 한해 대극장 창작 뮤지컬이 다소 저조했던 점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난해 초연됐던 <여신님이 보고계셔>, <트레이스 유> 등 중소형 작품이 올해 더 안정적인 판매량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이한 것은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창작 뮤지컬 두편이 모두 ‘고 김광석’의 노래를 엮어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라는 점이다. 올해엔 이 두편을 비롯해 <바람이 불어오는 곳>까지 모두 3편의 김광석 뮤지컬이 제작됐다. 이들 작품은 김광석에 대한 추억이 강한 40~50대뿐 아니라 20~30대의 젊은층들까지 공연장으로 끌어모으며 공연계에서도 ‘김광석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디셈버>를 연출한 장진 감독은 “김광석의 음악은 누구에게나 통하는 정통적인 신파성이 있다”며 “그를 모르는 사람도 노래를 통해 비슷한 감성에 젖을 수 있는 보편적인 매력이 존재하는 음악이기에 세대를 아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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