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선 버터플라이. 사진 칠리뮤직코리아 제공
벨기에 싱어송라이터 시오엔
3호선 버터플라이와 합동공연
“늘 새로움 찾는 모습 서로 닮아”
3호선 버터플라이와 합동공연
“늘 새로움 찾는 모습 서로 닮아”
시오엔(왼쪽 사진)은 벨기에 출신 싱어송라이터다. 2003년 발표한 앨범 <시 유 네이키드> 수록곡 ‘크루신’은 국내에서도 2000년대 중반 기네스 팰트로, 다니엘 헤니가 출연한 옷광고에 쓰이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엔 유럽 활동이 워낙 바빠 한국에도 자신을 찾는 팬들이 있는지 미처 몰랐다. 그러다 2011년께 ‘크루신’이 한국에서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직접 한국 음반사와 공연기획사에 메일 200여통을 보냈다. 하지만 답변은 없었다. 친구인 벨기에 기자가 아는 한국 기자를 통해 한국 공연기획사와 연락이 닿았다. 그렇게 해서 2012년 11월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제이드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했다.
내한공연 당시 서울 홍대앞 음반가게 ‘퍼플레코드’에 가보니 자신의 앨범들이 팔리고 있었다. ‘정식 계약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여러 시디에 있는 적혀있는 음반사들을 수소문해 직접 연락해 정식 라이선스 음반 계약을 하고 프로모션 투어도 했다. 2013년 <교육방송> 음악 프로그램 <스페이스 공감>에 출연하고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에도 올랐다. 시오엔은 1년여 동안 한국을 네 차례나 찾을 정도로 친한파가 됐다.
18일 다시 한국을 찾은 시오엔은 “유럽은 이제 음악 시장이 쇠퇴했다. 케이팝 열풍을 통해 한국과 아시아 음악 시장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직접 와보니 좋은 음악을 하는 밴드들이 참 많더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홍대앞에서 활동하는 일렉트로닉 밴드 ‘모임별’을 특히 좋아하게 됐고, 모임별 공연에서 드럼을 치던 서현정이 본래 속한 록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오른쪽)와도 교류하게 됐다.
시오엔과 3호선 버터플라이는 지난해 10월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쇼케이스에서 간단한 합동공연을 했다. 당시 호흡이 좋아 아예 이번에 정식 합동공연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마련한 무대가 오는 22일 저녁 7시 서울 서교동 롯데카드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시오엔 & 3호선 버터플라이 콜래보레이션 콘서트’다. 시오엔으로선 다섯번째 내한공연이다.
4집 <드림토크>로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앨범’ 등 3관왕에 오른 3호선 버터플라이에 대해 시오엔은 “장르의 한계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스타일을 섞어가며 변주하는 능력이 대단하다”며 “서로 음악 스타일은 달라도 음악에 대한 철학에 있어서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3호선 버터플라이의 리더 성기완은 시오엔에 대해 “그의 음악에는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등 많은 것들이 들어있다. 우리는 자신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의 음악에선 타자에 대한 관심이 느껴져서 좋다”고 말했다. 보컬 남상아는 “늘 새로운 걸 찾고 시도하는 모습이 3호선 버터플라이와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각자 음악을 선보이는 동시에 시오엔의 ‘블랙아웃’, ‘카니발’과 3호선 버터플라이의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 등 3곡을 함께 연주할 예정이다. 4월에는 벨기에에서 함께 공연할 계획도 갖고 있다.
시오엔은 “벨기에 라디오에서 3호선 버터플라이 곡을 소개한 적도 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한국 밴드들과 계속 교류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다음 앨범에 ‘댄스 위드 미 인 홍대’라는 곡도 작업해 수록할 예정이라고 한다. (02)2644-4315.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벨기에 싱어송라이터 시오엔. 사진 칠리뮤직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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