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충만했던 19세기, 인간의 존엄과 행복에 대한 의문을 던졌던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창작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성을 잘 살리면서도,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휴머니즘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묻는다. 충무아트홀 제공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매력
200년 역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
한국서 창작 뮤지컬로 새롭게 탄생
아이돌 대신 중량감있는 배우 출연
스릴러·드라마 강조…몰입도 높여
철저한 준비로 23곡 음악도 탄탄
“한국 넘어 글로벌시장 공략 목표”
200년 역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
한국서 창작 뮤지컬로 새롭게 탄생
아이돌 대신 중량감있는 배우 출연
스릴러·드라마 강조…몰입도 높여
철저한 준비로 23곡 음악도 탄탄
“한국 넘어 글로벌시장 공략 목표”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영국 작가 메리 셸리가 쓴 소설 <프랑켄슈타인: 현대의 프로메테우스>의 주인공으로, 신의 영역에 도전해 인간을 창조하려했던 과학자다. 1910년 에디슨 스튜디오에서 16분짜리 무성영화로 만들어진 뒤 200년 동안 계속해서 장편영화·애니메이션·텔레비전 시리즈 등으로 수많은 영상물로 재탄생되고 있는 고전이다.
괴기스럽고 음산한 매력에 ‘현대 과학과 인간 존엄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는 프랑켄슈타인이 한국 창작뮤지컬로 새롭게 탄생한다. 네 주연 배우 이건명, 한지상, 안시하, 리사가 꼽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매력포인트를 미리 들어봤다.
■ 아이돌 아닌 정통 뮤지컬 배우들 총집합 프랑켄슈타인 역을 맡은 이건명은 제일 큰 매력을 캐스팅으로 꼽는다. 그는 “최근에는 아이돌을 내세운 뮤지컬들이 많은데, 이 작품은 중량감 있는 배우들이 총집합했다는 점에서 작품의 질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프랑켄슈타인 역에는 이건명 외에 영화·드라마를 넘어 뮤지컬 배우로 성공한 유준상, 스타 배우 류정한이 캐스팅됐다. 또 괴물 역은 <모차르트>, <엘리자벳> 등으로 실력을 입증한 박은태와 지난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스칼렛 핌퍼넬> 등으로 단숨에 주연급으로 발돋움한 한지상이 맡았다. 이건명은 “철학·과학·의학을 아우르는 천재지만 신의 영역에 도전해 파멸하는, ‘악마가 된 타락천사’ 같은 프랑켄슈타인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한지상은 “피창조물인 괴물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느끼는 내적 갈등을 철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 러브 스토리보다 스릴러와 드라마 강조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뮤지컬은 주로 ‘사랑이야기’였다. 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은 다른 길을 선택했다. 프랑켄슈타인과 약혼녀 줄리아의 사랑 이야기가 녹아 있기는 하지만, 부차적인 설정에 가깝다. 키스 신도 단 한 번뿐이다. 줄리아 역의 리사는 “원작 자체가 쉼없이 달려온 과학에게 ‘잠시 쉬어가라’는 충고를 하는 작품”이라며 “뮤지컬 역시 ‘누가 괴물인가’, ‘왜 괴물이 되었나’라는 철학적 성찰을 통해 휴머니즘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줄리아 역의 안시하는 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성이 관객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이 인간을 창조하려는 욕망과 그에 따르는 불안감, 파멸의 과정 자체가 스릴러라는 외피에 딱 맞아떨어지는 설정이에요. 관객에게 끊임없는 긴장과 공포를 주면서 동시에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가 강한 작품입니다.”
■ 긴 시간 투자해 완성도 높인 대작 왕용범 연출가는 “한국 시장만이 아닌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내세웠다. 제작비가 모두 42억원 들었고, 대본과 음악을 만들고 다듬는 데만 2년 넘게 걸렸다. 배우들도 뮤지컬 평균 연습기간의 2배에 가까운 3개월 동안 연습했다.
철저한 준비는 ‘음악’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대부분의 창작 뮤지컬이 ‘음악의 비중이 적다’는 지적을 받는데 이 작품은 넘버 수가 23곡이나 된다. 이건명은 “이 곡이 하이라이트다 싶으면 또다른 곡이 나와 극을 정점으로 끌고 간다”고 자랑했다. 한지상은 “작은 소품까지 완벽하게 원작의 느낌을 살린 프랑켄슈타인의 실험실, 앙리가 괴물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영화에 근접한 특수효과 등 ‘볼거리’도 충분하다”고 추천한다. 3월18일 개막, 충무아트홀. 1666-8662.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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