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상한 그녀> 오에스티(OST) 표절 논란이 법정 공방으로 번지게 됐다.
70대 욕쟁이 할머니가 스무살 꽃처녀로 돌아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코미디 영화 <수상한 그녀>는 23일까지 770여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극중에서 배우 심은경이 부른 곡 ‘한번 더’가 2인조 밴드 페퍼톤스의 1집 <컬러풀 익스프레스>(2005) 수록곡 ‘레디, 겟 셋, 고!’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일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두 곡을 비교해 들어보면, 세부적인 멜로디는 다르지만 전주를 비롯해 전반적인 곡의 분위기가 상당히 흡사하다.
이와 관련해 <수상한 그녀>의 음악감독 모그는 24일 보도자료를 내어 “‘한번 더’는 영화에 등장하는 밴드의 공연 장면 촬영을 위해 작곡가 한승우와 제가 공동 작곡가로 참여한 창작곡임을 명백히 밝힌다”며 “‘한번 더’와 ‘레디, 겟 셋, 고!’는 장르적 유사성은 있으나 명백히 다른 주선율을 가지고 있는 다른 곡이라는 게 저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페퍼톤스의 소속사인 안테나뮤직은 이날 “두 곡의 장르적 유사성을 논하기엔 표절의 강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해 법정에서 정확한 시시비비를 가릴 것을 결정했다”며 “음악계에서 이같은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엄중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안테나뮤직의 정동인 대표는 “똑같은 구조를 가져다가 멜로디만 교묘하게 비껴간 수준”이라며 “음악적으로 영향을 받아 모티브를 삼은 것과 그냥 가져다 쓰는 것은 분명한 다른 얘기”라고 주장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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