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맥러플린
내한 공연 존 맥러플린 인터뷰
“나의 모든 레퍼토리 보여줄 것”
“나의 모든 레퍼토리 보여줄 것”
영국 출신의 거장 기타리스트 존 맥러플린(72· 사진)이 자신의 밴드 ‘포스 디멘션’을 이끌고 다음달 20일 저녁 8시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내한공연을 한다. 그는 전설적인 트럼펫 연주자 마일스 데이비스가 재즈와 록을 결합한 퓨전 재즈를 정립할 당시 밴드에서 함께 연주했다. 이후 세계 3대 퓨전 재즈 밴드 중 하나로 꼽히는 ‘마하비슈누 오케스트라’, 인도 음악가와 함께한 ‘리멤버 샥티’ 등에서 활동했다. 1980년 알 디 메올라, 파코 데 루치아와 기타 트리오로 연주한 공연 실황 앨범 <프라이데이 나이트 인 샌프란시스코>는 명반으로 평가받는다. 내한을 앞둔 그와 전자우편 인터뷰를 했다.
퓨전 재즈를 대표하는 기타리스트로 알려져 있다.
“로큰롤, 아르앤비(R&B), 인도 음악, 플라멩코 음악 등을 들으면서 자랐다. 한번도 퓨전 음악가가 되고 싶어한 적은 없다. 단지 내 음악인생과 다른 문화,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대한 사랑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나는 최초의 퓨전 음악가가 아니다. 마하비슈누 오케스트라를 결성하기 훨씬 전부터 마일스 데이비스, 토니 윌리엄스와 함께 연주했던 음악들은 분명 퓨전 음악의 일종이었다.”
리멤버 샥티를 통해 인도 음악과 재즈를 결합하는 시도도 했다.
“난 결코 인도 음악과 재즈의 퓨전 밴드를 만들려고 한 적이 없다. 리멤버 샥티는 인도의 최고 음악가들과 함께 연주하고 싶은 개인적 욕심에서 비롯됐다. 재즈와 인도 음악은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들은 즉흥연주의 대가들로, 리듬을 매우 정교한 단계로까지 발전시켰다. 이 대단한 음악가들과 함께 연주하는 건 내 인생에서 최고 기쁨 중 하나다.”
알 디 메올라, 파코 데 루치아와 함께한 기타 트리오가 유명하다.
“1979년 프랑스 라디오에서 파코 데 루치아의 연주를 들었다. 크게 감동을 받아 그에게 전화를 걸어 만났고, 좋은 친구가 됐다. 그리고 미국 출신 기타리스트 래리 코옐을 초청해 기타 트리오를 결성했다. 하지만 1980년 래리가 탈퇴하면서 알 디 메올라가 대신하게 됐다. 이 트리오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기타 트리오를 결성한 이유는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기 위해서였는데, 더 중요한 이유는 플라멩코 음악을 배워보고 싶어서였다. 가장 위대한 플라멩코 기타리스트 파코 데 루치아와 연주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또 있겠는가?”
알 디 메올라, 파코 데 루치아와 함께한 기타 트리오, 리멤버 샥티, 파이브 피스 밴드로 내한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포스 디멘션과 함께 온다.
“이 밴드를 결성한 지 10년이 돼간다. 4명의 멤버들이 함께 연주하면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음악이 초월의 경지에 다다를 때만 느낄 수 있는, 내가 생각하는 음악의 진정한 목표라 할 수 있다. 종종 함께 공연하는 리멤버 샥티를 빼고는 포스 디멘션이 현재 내가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밴드다. 게다가 이 밴드는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내가 해온 모든 음악의 레퍼토리를 연주한다. 이번 무대에서 보여주겠다.”
당신에게 기타란 어떤 존재인가? 언제까지 음악을 계속할 것인가?
“기타는 현세의 내 목소리다. 11살 때 기타를 발견한 이후 줄곧 이 악기를 사랑해왔다. 물론 언젠가는 기타를 연주하는 게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 때가 올 것이다. 그러면 연주를 멈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02)941-1150.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플러스히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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