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흥행의 성패를 가르는 홍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스터다. 작품의 장르와 콘셉트를 잘 살린 포스터를 만들기 위해 제작사들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고용하거나 심지어 촬영용 세트까지 제작하는 등 사활을 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각 회사 제공
뮤지컬 포스터 관객유혹 전략
“잠재적 관객의 시선을 훔쳐라!”
뮤지컬 관객 연 1000만명 시대라지만, 대작만도 한 해 10~20편씩 쏟아지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개막 전부터 시작되는 홍보전에서 가장 최전선에 서는 것은 바로 포스터. 작품의 장르, 성격, 이미지를 한 컷에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콘셉트 회의부터 촬영, 배포까지 한 단계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각 제작사들은 어떤 전략으로 관객들이 한눈에 반할 포스터를 만들어 낼까?
■ 포스터엔 전략이 보인다 작품의 인지도가 높은 스테디셀러는 매 시즌 동일한 포스터를 사용한다. 전 세계 어디서든 포스터만 보고도 무슨 작품인지 단번에 알 수 있도록 하자는 것. 2012년 내한공연과 지난해 한국어 공연에서 똑같이 하얀 마녀(글린다)가 초록마녀(엘파바)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이는 이미지를 사용한 <위키드>가 대표적이다. 검은색 바탕에 그려진 하얀 팬텀 가면을 사용하는 <오페라의 유령>, 두 개의 고양이 눈이 그려진 포스터를 사용하는 <캣츠>도 마찬가지다. 설앤컴퍼니 홍보팀 노민지씨는 “라이선스의 경우, 제목 위치나 크기까지 정해진 대로 따라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10주년, 25주년 등 특별한 때에만 조금 변형을 준다”고 말했다. 물론 라이선스 작품이라도 해당 국가의 특성에 맞게 변형을 허용하는 경우가 있다. <애비뉴 큐>는 ‘어른을 위한’ 뮤지컬이라는 점에 홍보의 초점을 맞춘 한국에선 어덜트(어른용) 포스터 제작을 허락했다.
‘위키드’ ‘오페라의 유령’ 등 인기작
매번 익숙하게 같은 포스터 사용 ‘레베카’ ‘태양왕’ 등 초연작
강력한 상징으로 시선 압도
인기 배우 내세워 인지도 활용 ‘셜록홈즈’ 등 창작 뮤지컬은
티저 포스터로 궁금증 유발 인지도가 낮은 초연작들의 경우 강력한 상징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작품 분위기나 장르적 특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2013년 초연한 <레베카>의 경우, 레베카의 첫 영문 이니셜 ‘알(R)’이 빨갛게 불타는 모습의 메인 포스터를 만들어 스릴러 성격을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4월 초연 예정인 <태양왕> 역시 루이14세의 철권통치를 상징하는 황금색 태양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작품 자체보다 배우들의 인지도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도 있다. <황태자 루돌프>가 메인 포스터보다 임태경·안재욱·옥주현 등 인물 포스터를 주요하게 배포한 것이나 <삼총사>가 유준상·엄기준 등을 메인 포스터에 내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창작 뮤지컬은 1차와 2차 포스터를 나눠 제작하기도 한다. 먼저 티저 포스터를 제작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뒤 2차로 메인 포스터를 공개하는 식이다. 1일 개막한 <셜록홈즈2: 블러디 게임>이 대표적이다. 시즌제 뮤지컬 특성상 변함없는 홈스의 매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홈스의 실루엣과 돋보기 소품을 활용한 티저 포스터 2종을 먼저 배포한 뒤 개막 직전 메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원작이 있는 작품들은 원작 이미지를 차용하기도 한다. <친구>는 복고 모드를 선호하는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원작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시장통 질주 장면’을 그대로 따왔다.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한 <고스트>도 메인 포스터는 몰리와 샘이 마주보고 있는 영화 포스터를, 배우별 포스터는 물레를 돌리는 영화 속 명장면을 재현했다. ■ 이미지 전담팀에 세트 제작까지 포스터의 장당 인쇄비는 약 180원(부착비 180원)으로, 적게는 1만장에서 많게는 5만장을 찍는다. 대형 작품의 경우 포스터 물량공세를 펼치기도 한다. <위키드>는 개막 석 달 전부터 10만장 가까운 포스터를 부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작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메인 이미지 전담 크리에이티브 팀을 따로 구성하가 하면, 메인 포스터와 인물 포스터의 사진작가를 달리하기도 하고, 촬영 장소도 다양화하고 있다. 비오엠코리아 김옥진 과장은 “<두 도시 이야기>는 영국풍 분위기를 내기 위해 영국 가구가 많은 ‘시가 바’에서 촬영했다”며 “요즘엔 클래식·모던·로맨틱 등 다양한 콘셉트를 선택할 수 있는 웨딩 스튜디오에서 찍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포스터 촬영만을 위한 고가의 세트를 만들기도 한다. <레베카>는 음산한 멘델리 저택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배우 포스터 촬영 때 따로 디자이너를 섭외해 세트를 제작했다. <황태자 루돌프> 역시 유럽 황실 느낌을 살리기 위해 가구·소품 등을 대여해 세트를 직접 꾸며 촬영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뮤지컬 흥행의 성패를 가르는 홍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스터다. 작품의 장르와 콘셉트를 잘 살린 포스터를 만들기 위해 제작사들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고용하거나 심지어 촬영용 세트까지 제작하는 등 사활을 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각 회사 제공
매번 익숙하게 같은 포스터 사용 ‘레베카’ ‘태양왕’ 등 초연작
강력한 상징으로 시선 압도
인기 배우 내세워 인지도 활용 ‘셜록홈즈’ 등 창작 뮤지컬은
티저 포스터로 궁금증 유발 인지도가 낮은 초연작들의 경우 강력한 상징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작품 분위기나 장르적 특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2013년 초연한 <레베카>의 경우, 레베카의 첫 영문 이니셜 ‘알(R)’이 빨갛게 불타는 모습의 메인 포스터를 만들어 스릴러 성격을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4월 초연 예정인 <태양왕> 역시 루이14세의 철권통치를 상징하는 황금색 태양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작품 자체보다 배우들의 인지도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도 있다. <황태자 루돌프>가 메인 포스터보다 임태경·안재욱·옥주현 등 인물 포스터를 주요하게 배포한 것이나 <삼총사>가 유준상·엄기준 등을 메인 포스터에 내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창작 뮤지컬은 1차와 2차 포스터를 나눠 제작하기도 한다. 먼저 티저 포스터를 제작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뒤 2차로 메인 포스터를 공개하는 식이다. 1일 개막한 <셜록홈즈2: 블러디 게임>이 대표적이다. 시즌제 뮤지컬 특성상 변함없는 홈스의 매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홈스의 실루엣과 돋보기 소품을 활용한 티저 포스터 2종을 먼저 배포한 뒤 개막 직전 메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원작이 있는 작품들은 원작 이미지를 차용하기도 한다. <친구>는 복고 모드를 선호하는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원작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시장통 질주 장면’을 그대로 따왔다.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한 <고스트>도 메인 포스터는 몰리와 샘이 마주보고 있는 영화 포스터를, 배우별 포스터는 물레를 돌리는 영화 속 명장면을 재현했다. ■ 이미지 전담팀에 세트 제작까지 포스터의 장당 인쇄비는 약 180원(부착비 180원)으로, 적게는 1만장에서 많게는 5만장을 찍는다. 대형 작품의 경우 포스터 물량공세를 펼치기도 한다. <위키드>는 개막 석 달 전부터 10만장 가까운 포스터를 부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작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메인 이미지 전담 크리에이티브 팀을 따로 구성하가 하면, 메인 포스터와 인물 포스터의 사진작가를 달리하기도 하고, 촬영 장소도 다양화하고 있다. 비오엠코리아 김옥진 과장은 “<두 도시 이야기>는 영국풍 분위기를 내기 위해 영국 가구가 많은 ‘시가 바’에서 촬영했다”며 “요즘엔 클래식·모던·로맨틱 등 다양한 콘셉트를 선택할 수 있는 웨딩 스튜디오에서 찍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포스터 촬영만을 위한 고가의 세트를 만들기도 한다. <레베카>는 음산한 멘델리 저택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배우 포스터 촬영 때 따로 디자이너를 섭외해 세트를 제작했다. <황태자 루돌프> 역시 유럽 황실 느낌을 살리기 위해 가구·소품 등을 대여해 세트를 직접 꾸며 촬영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