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오페라 갈라쇼처럼…은막에 펼쳐진 폴 포츠의 감동 실화

등록 2014-03-09 19:48

영화 <원챈스>는 어리숙한 외모와는 정반대인 아름다운 목소리로 <브리튼즈 갓 탤런트> 우승을 하며 전 세계를 매료시킨 폴 포츠의 성공실화를 다뤘다. 귀에 익은 오페라 아리아와 함께 펼쳐지는 그의 코믹한 인생반전 스토리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작지만 가슴 훈훈한 감동을 안긴다. 호호호비치 제공
영화 <원챈스>는 어리숙한 외모와는 정반대인 아름다운 목소리로 <브리튼즈 갓 탤런트> 우승을 하며 전 세계를 매료시킨 폴 포츠의 성공실화를 다뤘다. 귀에 익은 오페라 아리아와 함께 펼쳐지는 그의 코믹한 인생반전 스토리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작지만 가슴 훈훈한 감동을 안긴다. 호호호비치 제공
오디션 우승해 오페라 가수 된
휴대전화 외판원의 인생 역정
‘판박이’ 주연배우 코믹연기에
친숙한 아리아로 보는 맛 더해
“사람들은 흔히 삶을 롤러코스터로 묘사하곤 한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더 많이 오르락내리락했던 것처럼 느껴진다. 확실히 시작하기 전에 많은 추락이 있었다. (중략) 노래는 나의 유일하고 온전한 탈출구였다. 나는 노래를 그저 내 것으로 하기 위해 싸웠고, 또 지속적으로 노래를 하기 위해서도 싸웠다.”(폴 포츠 자서전 <원챈스> 중에서)

영화 <원챈스>는 2007년 영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우승해 일약 세계적 스타덤에 오른 폴 포츠(44)의 성공 실화를 다룬 영화다. 아둔해 보이는 외모 탓에 어린 시절 친구들한테 왕따를 당하고, 시도 때도 없는 음악사랑에 아버지로부터도 면박만 당하던 그는 어떻게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로 성공을 거뒀을까?

영화는 최근 발간된 폴 포츠의 동명 자서전을 압축하면서도 그 안에 담겨진 다양한 에피소드를 영화적 문법을 통해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모든 성공신화가 그렇듯 그의 도전, 실패, 수난, 극복, 성공의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면서도 시종일관 유쾌하고 발랄한 코미디적 요소를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 이 영화의 장점이다.

교회 성가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오페라 가수를 꿈꿨던 폴 포츠(제임스 코든)는 학교에 들어가면서 캄보디아의 독재자 폴 포트와 비슷한 이름과 뚱뚱한 외모 탓에 놀림거리가 된다. 순탄치 못한 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된 그는 휴대전화 판매원으로 일하지만 여전히 노래를 희망 삼아 꿈을 키워나간다. 그러던 중 그는 채팅을 통해 사랑을 키운 첫사랑 줄스(알렉산드라 로치)와 어머니(줄리 월터스)의 응원에 힘입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텔레비전 오디션에 나가 우승을 차지하며, 영국은 물론 전세계에 감동을 안긴다는 줄거리다.

미디어를 통해 잘 알려진 인물의 이야기지만 영화는 그가 베네치아 오페라학교에서 우상인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만난 일화, 오페라 <아이다>의 주인공 역에 캐스팅됐다 맹장수술로 무대에서 쓰러진 일화, 종양이 생겨 오페라를 그만둘 뻔한 일화 등 삶 뒤편, 잘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에피소드들을 잘 버무려 놓는다. 이 에피소드들은 “인생이 위성항법에 따라 운행되지는 않아 가끔씩 잘못된 길로 가지만, 계속 가고자 하는 의지와 믿음만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자서전 속 폴 포츠의 깨달음을 잘 드러낸다.

영화의 또다른 매력은 귀에 친숙한 유명 아리아를 영화 내내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오페라 <투란도트>의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라 보엠>의 ‘오 아름다운 아가씨’, ‘그대의 찬 손’, <리골레토>의 ‘여자의 마음’ 등이 웨일스의 작은 바와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 결혼식장 등을 배경으로 끊임없이 펼쳐진다. 오페라 영화는 아니지만, 마치 한 편의 오페라 갈라쇼를 본 듯한 느낌이 든다.

어눌하지만 천상의 목소리를 지닌 폴 포츠를 그대로 복제한 듯한 제임스 코든의 천연덕스러운 코믹연기도 일품이다. 뮤지컬 배우 출신인 그는 폴 포츠를 흉내내기 위해 그의 어리숙한 말투, 표정, 웨일스식 사투리를 연구한 것은 물론 고르지 못한 치아를 표현하기 위해 특별제작한 치아 교정기까지 끼고 연기를 펼쳤다고 한다.

영화 개봉과 책 발간에 맞춰 한국을 방문한 폴 포츠는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것이 제일 큰 성공”이라며 “이 영화가 평범한 사람들에게 머나먼 성공신화가 아니라 가까운 이웃의 희망담과 소망담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13일 개봉.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