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콕콕 공연 좌석 등급 어떻게 정하나
시야 확보가 기준… 명당은 1층 중앙 8~10열
시야 확보가 기준… 명당은 1층 중앙 8~10열
“같은 좌석이 어떤 공연에선 에스(S)석이었다가 어떤 공연에선 아르(R)석인 경우를 봤습니다. 대체 좌석 등급은 어떻게 결정하나요?”
공연담당을 하다보니 이런 질문을 여러번 받습니다. 관객 입장에선 지난번엔 에스석이었던 좌석을 돈 더 내고 아르석으로 샀다면 손해 본 느낌이 들 수밖에 없죠.
공연 좌석 등급은 보통 브이아이피석, 아르석(Royal), 에스석(Special), 에이(A)석으로 구분됩니다. 이 등급은 누가, 어떻게 정할까요? 사실 정답은 ‘엿장수 맘대로’입니다. 대부분 공연을 만든 기획사 쪽에서 공연 제작비와 매출액을 고려해 정하죠. 각 등급의 비율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수지타산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같은 좌석이라도 공연마다 등급이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엿장수 맘대로라고는 해도 ‘보편 타당한 기준’은 있습니다. 바로 ‘시야 확보’ 정도. 무대 셋업이 끝나고 나면 티켓 매니저들은 일일이 좌석마다 앉아보고 시야 확보 정도를 확인한 뒤 등급을 정합니다. 공연마다 극장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등급을 정하는 방식은 대개 이렇습니다.
무대를 중심으로 1층은 왼쪽·중앙·오른쪽 등 3개 블록으로 나뉩니다. 당연히 무대를 중앙에서 볼 수 있고, 시야가 100% 확보되는 중앙 블록, 앞쪽 좌석이 제일 비쌉니다. 1층 중앙 블록은 예외없이 브이아이피나 아르석이죠. 그런데 대부분의 극장에서 1층 중앙 블록 맨 앞 1~3열 정도는 브이아이피가 아닌 아르석입니다. 오케스트라 피트석(OP·오케스트라가 앉는 자리)으로 단차(높낮이 차이) 없이 설계된 좌석이죠. 단차가 없어 앞사람에 시야가 가릴 수 있고, 무대를 올려다봐야 해 최고 등급이 아닌 아르석이 됩니다. 1층 중앙 블록 3열 또는 4열부터 맨 마지막 열까지는 대부분 브이아이피석입니다. 또 2층 중앙 블록 1~2열도 브이아이피 석입니다. 1층 못지않게 시야 확보가 잘되는 곳이기 때문이죠.
1층 왼쪽과 오른쪽 블록은 무대를 기준으로 절반은 브이아이피, 절반은 아르석입니다. 열마다 좌석이 모두 15개라면, 무대에서 가까운 7~8번까지는 브이아이피석이죠. 2층 왼쪽·오른쪽 블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르석은 최소한 80% 이상 시야가 확보돼야 합니다.
2층과 3층에서도 1층 브이아이피와 아르석을 나누는 방식으로 아르석과 에스석, 에스석과 에이석이 나뉩니다. 이런 방식으로 하면 1000석 이상 대극장 기준으로 브이아이피석 20%, 아르석 40%, 에스석 30%, 에이석 10% 정도가 된다네요. 그럼, 공연 관계자들이 뽑는 가장 좋은 좌석은 어딜까요? 1층 중앙 블록 8~10열이 시야 확보나 음향에서 최적이라네요. 그럼 맨 먼저 매진되는 좌석은 어디일까요? 바로 한 줄 차이로 브이아이피석이 아닌 아르석이 되는 경계석입니다. 1층 중앙 블록 1~3열(OP석), 2층 중앙 블록 3열 등이죠. 이 자리를 차지했다면 당신은 예매전쟁의 ‘진정한 승리자’인 셈입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13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뮤직텐트의 오라토리오 공연 모습. 대관령국제음악제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