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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캣츠 30년…이번 다국적팀 공연 더 특별”

등록 2014-06-01 19:16

조앤 로빈슨(64)
조앤 로빈슨(64)
한국 찾은 세계투어팀 조앤 로빈스

배우들이 직접 고양이 분장
분장 뒤엔 사람과 말 못섞어
세계 곳곳서 에피소드 쏟아져
투어팀은 그 나라 문화 밝아야
“<캣츠>의 유명 넘버 제목인 ‘메모리’를 던져주고 배우들에게 떠오르는 이미지를 말해보라고 하면, 예전에는 대개 ‘추억’을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컴퓨터 기억장치’를 떠올려요. 아, 세대가 이렇게 바뀌었구나 싶죠.”

1981년 <캣츠> 초연부터 제작에 참여해 30년 넘게 세계 투어팀의 연출과 안무를 담당한 조앤 로빈슨(64·사진)은 이 뮤지컬의 산증인과도 같다. 오는 13일~8월24일 서울 한남동 삼성블루스퀘어 무대에 오르는 <캣츠> 공연 준비차 한국을 방문한 그를 30일 만났다.

<캣츠>는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레 미제라블>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힌다.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의 우화집인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가 바탕인 이 작품은 1년 중 달빛이 밝게 비치는 어느날 다른 생에 태어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고양이를 뽑는 축제가 열린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일종의 ‘윤회 사상’을 담은 셈이다.

지난 30여년 동안 30여 나라 무대에 오를 정도로 <캣츠>가 꾸준한 사랑을 받는 비결은 뭘까. 로빈슨은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의 우화집 내용은 물론 극 곳곳에 그의 시가 삽입돼 있어 곱씹을수록 다른 맛이 난다”며 “또 그리자벨라는 소외된 노년계층을, 올드 듀터러노미는 사회 지도자의 모습을 반영하는 등 각각의 캐릭터가 보편적인 인간들의 사회상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캣츠> 공연은 물론 연습 중에도 배우들에게 독특하고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고양이 분장을 끝낸 뒤 무대 밖에서는 절대 인간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고, 고양이의 실제 행동과 다른 행동은 절대 하지 않도록 한다. 분장도 배우 각자가 하게끔 한다. “관객들이 온전히 고양이 세계의 판타지를 경험하도록 배려하고 싶어요. 또 30마리 넘는 고양이에게 각자 분장사를 붙일 수도 없을뿐더러 배우 각자가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여겨 스스로 분장을 하도록 하죠.” 연습 중에는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가 일정 수준에 올라야만 고양이 꼬리를 부여하고, 각자 캐릭터에 맞게 꼬리를 장식하고 연습하도록 한다.

지난 30년 동안 <캣츠> 외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등의 국외팀 안무는 물론 영화·텔레비전까지 종횡무진했던 그. 하지만 역시 <캣츠>는 그의 삶 자체라고 했다. 9개의 목숨을 가진 고양이처럼 <캣츠>를 통해 그 역시 매 시즌 새 삶을 산다. “연습 시작할 때, 각 캐릭터를 표현하는 형용사를 3가지씩 던져줘요. 배우들은 이것을 절대 공유할 수 없죠. 이를 바탕으로 배우 스스로 자신의 캐릭터들을 완성시켜요. 같은 배역이라도 공연마다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에 30년을 작업해도 늘 신선하죠.”

30년 넘게 공연이 이어지며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많다. “한번은 악동 럼플티저가 한 노인 관객의 머리를 긁는 장난을 치다 가발이 벗겨지는 바람에 객석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고, 또 한번은 간식을 빼앗아 먹어 어린 소녀 관객을 울린 적도 있죠.” 이렇게 무대와 객석을 넘나드는 공연 특성상 각 나라의 사회·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큰 실수를 저지를 수도 있기에 배우들이 공연 전 반드시 해당 국가의 문화를 숙지하도록 한다.

“이번 한국 공연에는 오스트레일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영국 등 각 나라의 배우들이 모이기 때문에 공연 도중 굉장히 특별한 일이 생길 겁니다. 공연장에 와서 꼭 확인하세요.”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설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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