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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알로하~ 훌라 한번 출래요?

등록 2014-07-23 18:45수정 2014-07-23 20:50

마푸키키는 하와이 멜레 음악을 들려주는 트리오다. 왼쪽부터 이동걸, 김영진, 조태준. 뮤직웰 제공
마푸키키는 하와이 멜레 음악을 들려주는 트리오다. 왼쪽부터 이동걸, 김영진, 조태준. 뮤직웰 제공
‘우쿨렐레 우정’ 조태준·이동걸
베이스 보탠 트리오 ‘마푸키키’
하와이 음악 멜레 부르며 훌라춤
“부르는 이도 듣는 이도 쉬는 음악”
조태준은 우쿨렐레를 잘 알지 못했다. 듀오 ‘하찌와 티제이’를 같이 하던 일본인 하찌가 말했다. “이 노래는 우쿨렐레로 연주하는 게 좋겠어.” 조태준은 일본에서 구한 우쿨렐레를 독학으로 익혔다. 2006년 발표한 1집 <행복>에서 우쿨렐레로 연주한 ‘남쪽 끝섬’은 꽤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후 조태준은 우쿨렐레 교재 <쉐리봉 우쿨렐레>를 내고 프로젝트 밴드 ‘우쿨렐레 피크닉’으로 활동하며 국내 우쿨렐레 음악의 아이콘처럼 떠올랐다.

이동걸은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공부하던 유학생이었다. 신문방송학 학사와 석사까지 마쳤다. 2008년 박사 과정에 떨어지고 실연까지 당한 그는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안되겠다. 악기를 배워보자.’ 기타를 치고 싶었지만 왠지 부담스러워 우쿨렐레를 골랐다. 우쿨렐레를 독학으로 익히면서 마음이 점차 치유받는 걸 느꼈다. 내친 김에 그는 우쿨렐레의 본토인 하와이로 건너가 박사 과정을 밟으며 그곳 음악에 푹 빠졌다.

‘우쿨렐레 피크닉’이 하와이의 유명 우쿨렐레 제조사로부터 악기 협찬을 받도록 이동걸이 다리를 놔준 게 둘 사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2011년 초 조태준이 인터넷 채팅으로 말을 건넸다. “형, 하와이 놀러가도 돼요?” “오기만 하면 재워줄게.” 둘은 석 달 동안 꼭 붙어 다녔다. 우쿨렐레 페스티벌에서 노래와 연주도 하고, 방송 출연도 했다. 조태준은 “우쿨렐레로 가요를 연주하다 보니 한계 같은 것도 느껴 답답해하던 차였는데, 하와이 전통음악인 멜레를 만나면서 푹 빠져들고 말았다”고 했다.

조태준이 돌아간 뒤 이동걸은 허전했다. 공부도 손에 안 잡혔고, 진로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2012년 초 박사 과정을 그만두고 무작정 한국으로 돌아왔다. 어느날 하와이 전통춤인 훌라댄스 공연에서 음악을 연주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그는 조태준을 찾아갔다. 둘은 연습을 위해 조태준의 음악 후배 김영진이 운영하는 스튜디오로 갔다. 처음엔 구경만 하던 김영진이 베이스를 잡았다. 그렇게 해서 조태준(기타·보컬), 이동걸(우쿨렐레·보컬), 김영진(베이스·보컬)의 하와이 멜레 트리오 ‘마푸키키’가 급결성됐다.

이들은 지난달 첫 앨범 <섈 위 훌라?>를 발표했다. 주로 일렉트로닉 음악을 만들던 김영진이 하와이 멜레를 연구해 만든 ‘훌라 한번 출래요?’ 등 창작곡은 물론 ‘키파훌루’ 등 하와이 멜레를 커버한 곡도 담았다. 듣고 있으면, 하와이 어느 해변에서 야자수에 매단 해먹에 누워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멜레를 두고 하와이 사람들은 ‘나헤나헤’라는 말을 해요. 영어로 ‘릴렉스’라는 뜻이죠.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만들어준다는 게 멜레의 매력이에요.”(이동걸) “멜레는 부르는 사람도 쉬고 듣는 사람도 쉬는 음악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공연할 때 관객들이 환호하면 오히려 어색해요. 그냥 편안히 듣는 게 멜레를 제대로 즐기는 법이죠.”(조태준) “저는 컴퓨터 음악을 연구하듯이 해왔어요. 그런데 멜레는 인간적이고 즐거운, 정반대의 음악이더라고요. 그런 점에 매료돼 하와이 단기유학도 다녀왔다니까요.”(김영진)

이동걸은 아내가 22일 서울 홍대앞에 오픈한 하와이 음식점 ‘코끼리 플레이트’에서 주방장으로 일한다. 하와이에서 훌라춤 명인을 사사한 그는 공연에서 훌라춤도 춘다. 관객들이 공연을 편안히 즐기길 권하지만, 그 순간만은 뜨거운 환호를 보내주는 게 좋단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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