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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바가지 퍼커션에 거문고 베이스 ‘2014년형 민요’

등록 2014-08-25 19:45수정 2014-08-25 20:30

고래야는 우리 토속민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2집 <불러온 노래>를 최근 발표하고 26~31일 앨범 발매 공연을 한다. 왼쪽부터 김동근(대금·소금·퉁소), 정하리(거문고), 권아신(보컬), 김초롱(퍼커션), 옴브레(기타), 경이(퍼커션). 고래야 제공
고래야는 우리 토속민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2집 <불러온 노래>를 최근 발표하고 26~31일 앨범 발매 공연을 한다. 왼쪽부터 김동근(대금·소금·퉁소), 정하리(거문고), 권아신(보컬), 김초롱(퍼커션), 옴브레(기타), 경이(퍼커션). 고래야 제공
두번째 앨범 낸 국악밴드 ‘고래야’

민요 가사와 장단, 현대적 재해석
조상처럼 바가지·싸리비 악기삼고
거문고·퉁소·퍼커션·기타 버무려
‘탑밴드’ ‘에든버러 프린지’서도 호평
국악 밴드 ‘고래야’의 등장은 꽤나 신선했다. 가야금으로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을 연주하는 정체불명의 퓨전국악과는 달랐다. 국악과 대중음악은 물론 브라질·집시 음악 등 월드뮤직의 요소까지 더한 이들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정화되는 듯했다.

고래야는 김동근(대금·소금·퉁소), 권아신(보컬), 옴브레(기타), 경이(퍼커션), 김초롱(퍼커션), 정하리(거문고) 등 6명으로 2010년 결성됐다. 2011년 씨제이문화재단의 신인 지원 사업인 ‘튠업’에 선정되더니 이듬해 <한국방송>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 <탑밴드>에서 16강에 진출하며 바람을 일으켰다. 같은 해 서유럽 최대 규모 월드뮤직 페스티벌인 벨기에 ‘스핑크스 믹스트’에 초청돼 독일·프랑스까지 도는 유럽 투어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 1집 <웨일 오브 어 타임>을 발표한 뒤 세계 최대 공연 예술 축제인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도 참가했다. 첫 주 10명 안팎의 관객이 들었으나,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지막 주에는 매진을 기록했다. 현지 언론 또한 “색다르고 이색적이며 초현실적인 음악”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하지만 고래야 멤버들의 마음 한 구석에는 아쉬움도 남았다. “외국 관객들이 솔로 악기 연주 때는 집중해서 보는데, 전체 합주 때 함께 즐기지는 못하는 분위기였어요. 그들에게 생소한 느낌 이상을 넘어서는 뭔가를 보여주진 못한 거죠. 우리 개성을 좀 더 다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김동근)

2집 <불러온 노래>
2집 <불러온 노래>

이들은 지난해 11월 서울 원서동 북촌창우극장에서 ‘불러온 노래’라는 제목으로 우리 토속민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민요가 그 시대의 삶과 애환을 담은 유행가였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지금 이 시대의 유행가로 재탄생시키고자 한 시도였다.

“애초 우리 토속민요 프로젝트를 한 뒤 다른 나라 토속민요를 재해석하는 월드뮤직 프로젝트를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우리 민요를 건드리다 보니 배울 게 너무나 방대하고 대단히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이것만 계속 파고들자 했죠.”(옴브레)

내친 김에 이를 앨범으로 만들기로 했다. 그 결과물이 최근 발표한 2집 <불러온 노래>(위 사진)다. <문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로 유명한 최상일 피디가 30년에 걸쳐 채록한 시디(CD) 100여장 분량의 민요를 자료로 삼았다. 여러 민요의 가사와 장단을 모티브 삼고 여기에 현대적인 멜로디와 편곡을 더한 ‘2014년형 민요’ 13곡을 앨범에 담았다.

전통놀이 투전에서 흥얼거리던 노래는 랩 배틀 형식의 타이틀곡 ‘잘못났어’로 거듭났고, 농번기 들판에서 울려퍼지던 소작농의 노동요 ‘상사소리’는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상사놈아’로 변형됐다. 우리 조상이 그랬던 것처럼 제주에서 물을 길 때 쓰는 물허벅, 물바가지, 싸리비 등 생활도구를 악기로 활용했고, 요즘엔 대금에 밀려 사라진 퉁소를 거의 모든 곡에서 연주한 것도 특징이다.

“옛날 조상덜 불러온 노래로다. 오죽이나 못 견디면 요 노래를 불러보자.” 앨범을 마무리하는 ‘불러온 노래’의 한 대목이다. “‘남제주 밭매는 소리’에서 따온 이 노랫말이 우리 앨범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조상들이 고된 노동과 시집살이를 하면서도 노래를 부르며 살아갈 힘을 얻은 것처럼 우리도 그러자는 뜻이지요.”(경이) “노래방에서도 불리는 유행가 민요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노래방 수록 신청도 했어요. 노래방에 나오면 우리부터 가서 부르려고요.”(권아신)

고래야는 26~31일 서울 동숭동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2집 발매 기념 공연을 한다. 옛날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무대에서 음악뿐 아니라 노랫말 텍스트 이미지, 영상, 민요 채록 음원 등도 어우러지는 한 판이 벌어질 거라고 한다. (02)763-8233.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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