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음악 전문지 <빌보드>와 연예 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의 대표를 맡고 있는 재니스 민.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케이팝은 너무 완벽하게 포장돼 있습니다.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죠. 미국 대중이 ‘가짜’라고 여길 수도 있거든요. 사람들에게 좀 더 진솔하게 다가갈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음악 전문지 <빌보드>와 연예 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의 대표를 맡고 있는 재니스 민(사진)은 6일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이태원 일대에서 개막한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에 참석해 ‘미디어 변화에 따른 새로운 음악 콘텐츠 산업’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한국계 2세인 재니스 민은 지난 2010년 <할리우드 리포터> 편집장으로 취임한 뒤 잡지의 변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빌보드>와 <할리우드 리포터>를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
그는 “케이팝은 음악, 춤, 패션, 뷰티 등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요소가 복합적으로 잘 포장된 콘텐츠다. 특히 유튜브를 즐기는 세대에게 크게 어필한다. 하지만 좀 더 진솔하게 다가갈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기획사들도 한때 다양한 보이 그룹을 내놓아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팬들은 그들의 진짜 모습, 무대 뒤의 모습은 알지 못했죠. 아티스트 본인들이 음악을 내세우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진솔하게 인터뷰하고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게 좋습니다. (보이 그룹 엔싱크 출신의)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봐도 기획사에서 나와 본인이 원하는 예술적 색깔의 음악을 표출하니 사람들이 더 좋아하잖아요.”
재니스 민은 케이팝이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웹사이트를 통해 방문객들이 어떤 콘텐츠를 접하는지 통계를 봤더니 케이팝 관련 기사가 항상 톱5에 들었어요.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케이팝은 매우 큰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강남스타일’로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싸이의 이전과 이후로 케이팝 시장을 나눌수 있다고 했다. “케이팝은 유튜브나 에스엔에스(SNS)를 많이 접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어요. 그들은 언어를 장벽으로 생각하지 않고, 사운드와 매력 자체를 중요시하죠. 그런 면에서 싸이의 폭발력은 엄청났습니다. 야구장에서 모든 관중이 ‘강남스타일’ 춤을 추는 걸 보고 파급력을 실감했죠.”
재니스 민은 “한류가 꽤 오랫동안 지속되겠지만, 차츰 다르게 변형될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싸이 이후 누가 차세대 케이팝 스타로 떠오를지는 아직 모르지만, 제2의 케이팝 스타가 등장하면 케이팝이 더 널리 알려질 것입니다. 미국 사람들은 케이팝의 장르를 하나(댄스 음악)로만 생각하는데, 케이팝이 널리 알려지면 그 안에도 다양한 장르가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돼야 더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습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