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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유난히 흥 넘쳤던 가녹음본 살렸죠”

등록 2014-10-23 19:07수정 2014-10-23 19:08

사진 두루두루에이엠시 제공
사진 두루두루에이엠시 제공
3년 만에 3집 낸 ‘장기하와 얼굴들’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3년 만에 발표한 새 앨범인 3집 <사람의 마음>에는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온라인 음원사이트와 실제 시디(CD)의 곡 순서가 다르다는 점이다. 음원사이트에 공개한 앨범의 첫 곡은 타이틀곡인 ‘사람의 마음’이다. 하지만 실제 시디는 ‘별일 없었니’로 시작한다. “별일 없었니 잘 있었니/ 몸 건강히 잘 있었니”라는 노랫말을 반복하는 짧은 곡으로, 음원사이트에는 없고 시디에만 있다.

“디지털 음원으로 음악을 듣는 게 대세인 시대에 시디를 사주신 이들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었어요. 그들에게 먼저 ‘별일 없었니’ 하고 안부인사 한 마디 더 건네는 게 의미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장기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개별 곡 단위로 빠르게 소비하는 음원사이트에선 두괄식이 더 효과적일 것 같아서 타이틀곡을 앞세웠다. 하지만 시디를 일부러 샀다면 앨범을 끝까지 듣겠다는 의도를 가진 게 분명한 만큼 미괄식이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시디에선 타이틀곡 ‘사람의 마음’이 열번째 곡이다. 이렇듯 그는 곡 순서를 정할 때도 사람의 마음을 읽으려 애썼다.

CD 산 이들만을 위한 헌정곡
‘별 일 없었니’ 안부로 시작해
타이틀 ‘사람의 마음’ 위로 건네
“밴드음악은 우연한 느낌 중요”

‘사람의 마음’은 따뜻한 노래다. “오늘 할 일은 다했으니 이제 집에 가서 잠을 푹 자자”고 토닥인다. 장기하는 2년반 넘게 라디오 프로그램의 디제이를 하면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청취자 사연을 들으면 밤 늦은 시간인데도 ‘아직 집에 못 가고 있어요’, ‘공부하고 있어요’, ‘이제야 집에 가요. 정말 힘든 하루였어요’ 같은 말씀을 많이 하세요. 그러면 저는 ‘오늘은 최선을 다해 살았으니 이제 푹 주무세요’라고 말씀드려요. 마음이 지친 밤에 나 자신에게 해주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그런 마음을 담은 노래입니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이번 앨범을 스튜디오에서 본격적으로 녹음하기 앞서 합주실에서 먼저 가녹음을 했다. 이후 스튜디오에서 본녹음을 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가녹음의 느낌이 더 좋아서 그걸 실은 곡이 절반 가까이다. 기타리스트 하세가와 요헤이는 “밴드 음악이라는 게 우연히 나오는 느낌과 에너지, 특유의 흥이 중요하다. 그런 게 잘 살아있으면 조금 실수가 있더라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기억 안 나’는 가녹음 버전을 실으면서 더욱 독특한 노래가 됐다. 여성 가수의 참여를 염두에 두고 만든 노래여서 가녹음 때 여자 부분을 장기하가 가성으로 불렀는데, 이게 그대로 앨범에 실린 것이다. “적당한 여자 가수가 안 떠올라 고심하던 중 음반사 대표가 ‘그냥 가녹음 쓰면 안돼?’ 하고 툭 던지더라고요. ‘아! 그럴 수도 있구나’ 했어요. 발상의 전환이었죠. 가녹음 때 대충 불러 음이탈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앨범에서 가장 재미있는 노래가 됐어요.”

1부와 2부로 나눠 만든 대곡 ‘착한 건 나쁜 게 아니야’에는 전인권이 목소리를 보탰다. 2012년 음악방송에 함께 출연하면서 만났을 당시 전인권이 “너희들은 대중의 애환을 이해하고 있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날 갖다 써”라고 했다고 한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23일부터 서울(11월2일까지 합정동 롯데카드아트센터에서 8회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11월8일), 대전(11월16일), 전주(11월22일), 부산(12월6일)을 도는 전국투어에 들어갔다. 1544-1555.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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